네가 제공하는 것, 내게 필요한 것

민방위 훈련의 훈련 일정을 묻기 위해 동사무소에 전화를 건다. 처음에 전화를 받은 직원은 담당이 아닌듯,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고 담당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돌려주었다.

“이번 민방위 훈련 일정 때문에 전화드렸는데요. 제가 이번주에 훈련 참가를 못할 것 같아서 그러는데 다음 일정은 어떻게 되죠?”

“이번에 못받으면 다음에 받으면 되요.”

나이 지긋한 목소리의 남성이 불친절하게 대답한다.

“그러니까 전화드렸잖아요. 다음 일정이 어떻게 됩니까?”

“일정이… 5월 15일 16일에 있고… 17일이랑 18일에…”

“이번주에 사정이 있어서 훈련을 못받는다구요. 다음주는 어떻게 됩니까?”

“다음 일정은, 그러니까 31일, 27일… 에, 또…”

“아무튼 다음주에도 훈련이 있는거죠?”

“네.”

“다음주 무슨 요일…”

“(딸깍)”

“…”

나는 친절함을 원하진 않는다. 사랑도 원하지 않는다. 적어도 내가 하는 말을 제대로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답해주기를 바란다. 17일에 훈련 일정을 묻는 사람에게 15일날 훈련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할 필요가 없는 것이고, 원하는게 다음주 훈련 일정이면 다음주에 훈련이 있는지 없는지, 있다면 무슨 요일에 몇시에 있는지만 알려주면 된다. 31일, 27일은 또 뭐야. 대체 저 fully-꼰대풀한 답변은 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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