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부자증세! 닥치고 기본소득! 용산철거민살인진압규탄

무지개 여신

카테고리:원맨쇼/영화 날짜:2009/07/04 00:02 작성자:kirrie
사실 다른 글을 적고 있다가 플레이어에서 무지개 여신 테마곡이 나와서 급선회.

진실한 멜로영화는, 두 캐릭터가 서로에게 진심이지만 그 진심이란게 결국은 가능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영화가 아닐까. 가끔 일본애들은 진짜 이런 영화들을 만든다. 러브 레터가 그렇고, 사월의 이야긴가는 보다가 히로인이 맘에 안들어서 때려 치웠지만, 무지개 여신은, 아무튼 내가 생각하는 멜로영화의 계보를 이어가는 그런 영화다.

그러고 보니 정말 통속적인걸 통속적이게 잘 묘사하는 무라카미 하루키도 일본 사람이지, 아마. (그러나 그를 '진짜 일본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그의 단편 가운데 하나인 '토니 타키타니'를 원작으로 한 영화도 나오는 캐릭터들이 뭐 하나 제대로 안되는 그런 영화였다.

아무튼 문제는 우에노 주린데, 어찌된게 이 여자는 이다지도 싱그럽단 말인가. 싱그럽다 못해 징그럽게 푸르다. 옆에 그런 사람 하나 있으면 항상 웃게 될 것 같다. 그건 그렇고, 도식화해서 무지개 여신의 연예감정도를 그려보자면 이렇다.

1. 주리사마가 남자 주인공놈을 좋아함.
2. 이놈은 주리사마를 그냥 친구로만 생각함.
3. 둘 다 대학 졸업하고 주리사마는 영화 동아리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방송국에 취직함.
4. 이놈은 계속 딴 여자에만 기웃거림.
5. 주리사마 맘 상했음. 그러다 PD가 미국가라고 해서 고민하다가 미국 가버림.
6. 그 사이 이놈은 주리사마 잊어버리고 여러 여자랑 사귐.
7. 세월은 흘러흘러 주리사마가 귀국하는데, 비행기 사고가 나서 사망.
8. 주리사마 동생이 이놈한테 연락해서 장례식에 감.
9. 주리사마 방에서 기념품을 챙기다(?) 주리사마가 자기를 좋아했다는걸 깨달음.
10. 하늘 보다가 끝남.
(아, 물론 영화의 편집은 이렇게 시간순이 아님.)

결론은?

우리는 누군가를 계속 사랑한다고 믿지만 결국 아무도 사랑하지 못하고 아무와도 연결되지 못한다는 것. 이걸 위안으로 삼아야 하나?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09/07/04 00:02 2009/07/04 00:02

트랙백 주소 : http://kirrie.pe.kr/trackback/434

  1. seongsu
    2009/07/25 18:52 PERMALINK M/D REPLY

    나는 이런 이야기가 너무 안타까워.
    가슴 아프기만 하다가 결국 서로 연결되지 못하는 이런 이야기들.
    어쩌면 내가 마음이 나약하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싫어하는지도 몰라.
    아무튼, 그래.
    인연은 꼭 이어지고 행복해지면 좋겠어.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말이야.

    오래간만에 무척 와 닿는 좋은 영화를 본 것 같아.
    포스팅 아리가또!!

Leave a Comment

영진공에서 기예르모의 헬보이 2에 관한 글을 읽다가 문득 생각나서 오랫만에 다시 델토로필름의 '광기의 산맥에서' 프로젝트 페이지에 가봤다.

새로운 내용이 좀 추가되어 있어서 옮겨 봄.
What GDT Had To Say
From an interview posted on SciFi.com:

With regard to At the Mountains of Madness, I'd love to see you tackle H.P. Lovecraft in a way that hasn't been done.

Del Toro: Me too. Me too. ... Part of the arrangement with Universal--in being essentially there for now until 2017--part of the arrangement was they would finance research and development for Mountains of Madness. And we are doing it. There are many technical tools in creating the monsters that don't exist, and we need to develop them. The creatures, Lovecraft's creatures, the tools that exist for CG and the materials that exist for makeup effects, you need to push them to get there and we're going to push them.
기예르모 델 토로와 SciFi.com의 인터뷰에서'광기의 산맥에서'를 떠올려 보자니, 당신이 정말 색다른 시도를 통해 러브크래프트를 재현하는걸 보고 싶다고 느꼈습니다.

델 토로 : 네, 정말 그래요. 저도 그렇습니다... 현재로부터 2017년까지에 해당하는 유니버셜사와의 협정사항이 있습니다. 내용인 즉슨, 유니버셜사가 광기의 산맥에서에 관한 제작비나 개발 사항들을 처리한다는 거지요. 실제로 그건 진행중입니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괴물들을 만드는 기술적인 방법들도 수없이 많고요, 그걸 통해서 괴물들을 만들어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괴물 말이죠, 러브크래프트가 창조해낸 생명체들. CG로 할 수도 있고 특수분장으로 할 수도 있겠죠. 그러니 당신들도 (SciFi.com) 그들 (유니버셜사) 에게 압력을 좀 넣어보세요, 함께 압력을 좀 넣어봅시다.
TORN interview, 22-Oct-2008:

And allow me to add one thing – because of all those projects, there is one that is to me – in a way I it may not be as complex and as monumental at first sight as The Hobbit, but is ‘At The Mountains of Madness’. And that movie I have kept alive for many, many years and I want to keep it alive to do as soon as I can. Right now I am fortunate that most of my projects rest at the same place, and that is Universal, including Saturn and the End of Days. So I want to send a message out that, that that movie is alive and well and that there’s a lot of research and development that has to be done to create the creatures in that movie, and the City. Some artists and key technicians have been working on for now years, and will continue to work through the production and post production of The Hobbit. Scrutinized by me, but they have their own set of logarithms and chemical materials to solve before we can create those creatures properly. So that movie is not dead – it’s not instated, it continues to evolvewith Te Hobbit. And it is my belief that a lot of the stuff we’re going to develop in terms of digital and make-up tools for The Hobbit will be used for that.
TORN 인터뷰, 2008년 10월 22일.

...그리고 하나만 더 말하게 해주세요. (왜냐하면 사실 그 모든 프로젝트들이 제게는 하나의 단일한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영화 '호빗'은 처음 대할 때에 매우 복잡하고 기념비적인 작품은 아닌 것처럼 여겨질 지는 몰라도 확실히 '광기의 산맥에서'는 그렇게 될 것입니다. '광기의 산맥에서'는 제가 매우 많은 시간 동안 어떻게든 시작해보려고 노력했던 작품이고, 정말 가능한 한 만들어 보고 싶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바로 지금 매우 다행스러운 사실은 제 영화 프로젝트들이 한 곳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니버셜사죠. 그래서 (팬들에게) 이런 메세지를 전하고 싶어요. '광기의 산맥에서'는 잘 진행중이고, 영화에서 사용될 생명체들을 창조하기 위한 작업들도 엄청 많습니다. 그리고 이 작업들은 '호빗'의 제작 후에 계속 진행될꺼구요. 그런데 제가 좀 자세히 알아 본 바에 따르면, 아마 그때쯤 되면 (유니버셜사가? 혹은 다른 개발진들에 의해서?) 우리가 만들어야 할 생명체들을 만들기 위해 풀어야 할 것들이 이미 해결 되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광기의 산맥에서'는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 (죽지않아!!!) 뭐 확실하게 영화가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말이죠, 그건 영화 '호빗'과 연계에서 계속 진행할 것입니다. 그리고 '호빗'에서 사용된 많은 기술들이 '광기의 산맥에서'에서 재사용될꺼란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결론
  • '광기의 산맥에서'는 죽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 확실하게 제작에 착수한 것은 아니다.)
  • 예전에 언급한 워너 브라더즈사와의 '광기의 산맥에서'에 관한 협력은 캔슬 된 것 같다.
  • 새롭게 유니버셜사와 이 문제에 대해 타진하고 있는데 그들은 이 영화에 대해 호의적으로 보인다.
  • 현재 영화 '호빗'을 만드는데 (혹은 이미 만들어서 개봉했던가) 사용된 기술의 축적이 '광기의 산맥에서'에서 재사용될 것이다. 그러니까 이를테면, 호빗은 광기의 산맥에서를 위한 프로토타입의 성격이 있다.
개인적인 생각
  • 새로운 소식이라고 기뻐했건만 열어보니 사실은 별게 없다.
  • 그냥 '믿어 달라, 우리는 진행중이다. (working on it)' 정도?
관련 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08/11/14 17:07 2008/11/14 17:07

트랙백 주소 : http://kirrie.pe.kr/trackback/390

Leave a Comment

엑스파일, 나는 믿고 싶다.

카테고리:원맨쇼/영화 날짜:2008/08/21 01:12 작성자:kirrie
길은 몇 미터도 되지 않는 곳에서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사납게 휘몰아치는 눈보라 사이로 눈 쌓인 둔덕들이 자그마한 음영을 만들어 내다가 이내 흰 빛 속으로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걸었다.

저 멀리서 희미하게 차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니 흰색 포드 승용차가 보인다. 나는 멍하니 서서 그 차가 내 앞을 지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차는 나를 지나쳐 조금 더 달리다가 멈춰서더니, 다시 후진해 내게로 다가왔다.

"어디까지 갑니까?"
"그냥... 다음 마을에서 내려주시면 고맙겠어요."

...
..

"멀더, 정말 그 신부의 말을 믿는거에요?"
"왜 믿지 못하죠, 스컬리? 그는 우리의 속임수를 단번에 알아차렸어요."

멀더는 그 말을 마치더니 뒤를 돌아보며 내게 물었다.

"당신은 '영매'를 믿습니까? 그러니까... 초자연 현상 같은 것들을?"
"글쎄요... 적어도 내게 해를 끼치지 않는 현상들은 믿는 걸로 해두지요."
"허, 참. 그런걸 어떻게 판단합니까? 왜 솔직하지 못하죠?"
"단지 난 그런 것들에 쉽게 빠져들지 못하는 것 뿐이에요. 그런 당신은 절대적으로 믿고 있나요?"
"멀더, 그만해요. 미안해요. 이 남자는 어딘가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다른 것들은 전혀 보지 못하거든요."
"괜찮습니다. 그런데, 이 근처에 무슨 일이라도 있는건가요? 갑자기 영매라니..."

멀더와 스컬리는 서로를 난처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아니, 별 일은 아닙니다. 어떤 남자가 환영을 본다고 해서 말이죠."
"계시 같은거 말이죠?"
"네."

눈보라는 더 심해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침묵했고 엔진 소리만 요란했다.

"아주 오래 전에, 그러니까 내가 어렸을 적에 그런 드라마를 본 적이 있어요. 초자연 현상을 조사하는 수사관에 관한 이야기였죠. 외계인도 나오고 괴물도 나오고 유령도, 혹은 그 이상의 설명 불가한 사건도 나오는 그런 이야기였어요. 그런걸 보는걸 즐겨했어요. 하지만 나이가 들고 나니, 내가 그걸 수년간 계속 볼 수 있었던 것은 그런 흥밋꺼리 때문이 아니라 주인공인 두 수사관이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 해 가면서 '믿음' 그 자체를 믿는 모습에 감동했기 때문이란 사실을 깨닫게 되었죠. 사실 뭘 믿느냐는 중요한게 아닌 것 같아요. 우린 모두 서로의 믿음을 갖고 있고 또 그런 믿음들에 경의를 표해야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믿는다는 행위 그 자체인거죠. 나는 정말 끊임없이 희구하고 경탄하고 싸워서 지켜내며 소중하게 여길 만 한 어떤 것들을 갖고 있을까... 그렇게 자신에 대해서 계속 질문하기를 그만두지 않을 수 있을까... 온 세계가 나의 믿음에 대해 적대적일 때에도 나는 믿는 행위를 멈추지 않을 수 있을까... 멀더 그리고 스컬리, 그래서 말이죠."

나는 잠시 호흡을 멈췄다.

"나는 당신들에게 너무 감사해요. 당신들은 지난 십년 간 수많은 멸시와 모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믿고 있군요. 멀더, 당신의 생각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지지하고 있어요. 당신과 함께 믿기를 바래요. 스컬리, 나는 아직 자기의 꼬리를 무는 뱀을 기억해요. 피해자가 멀더를 의지하고 멀더가 당신을 의지한다면, 과연 당신은 누굴 의지하고 있나요? 그 모든 무거운 짐을 지고서도 단 한 번 흔들리지 않았던 당신의 믿음 또한 나는 존경해요."

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윽고 길의 끝에서 마을이 나타났다.

...
..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우린 여기서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괜찮습니다. 덕분에 따뜻하게 올 수 있었어요."

우리는 서로를 멋적게 쳐다보았다.

"멀더, 할 말이 있어요. 핸드폰 잘 챙겨요. 무슨 일이 있으면 곧바로 스컬리에게 연락해야 해요. 그리고 스컬리. 포기하지 말아요. 나는 당신의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해요."

나는 손을 흔들며 그들과 멀어져 갔다. 뱃 속에서부터 뜨거운 기운이 올라와서 길을 걷기가 수월해졌다. 고개를 들어 앞을 보았다. 눈보라가 조금씩 그치고 있었다.

--->

믿는 자들의 기록
스프는 있습니다. (김진혁PD)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08/08/21 01:12 2008/08/21 01:12

트랙백 주소 : http://kirrie.pe.kr/trackback/366

  1. 비밀방문자
    2008/10/10 09:32 PERMALINK M/D REPLY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kirrie
      2008/10/10 12:21 PERMALINK M/D

      멀더의 창고 같은 사무실 벽에 항상 붙어 있던 I Want To Believe 포스터. 매니악한 사람들한테만 숨겨진 이스터 에그지만, 에피소드가 늘어 날 때마다 멀더의 사무실 속 소품들도 조금씩 바뀐다는거 알고 있는지.

      어제는 잠들려다가 갑자기 사는게 너무 겁나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불신자들의 시대에, 나는 뭘 믿고 살아야 하나.

Leave a Comment

토니 타키타니

카테고리:원맨쇼/영화 날짜:2008/01/31 18:17 작성자:kirrie
교보문고에 가면 가끔 DVD 파는 곳에 들린다. 이걸 어떻게 구하나 싶은 DVD 타이틀들이 3,900원이라는 초저가에 많이 풀리기 때문이다. 오즈 야스지로 시리즈도 여기서 3,900원에 구했고 ('꽁치의 맛'을 샀고 또 뭐 하나 사서 사티형 선물로 주고, '동경이야기'도 있었으면 참 좋았을텐데 그건 없었다.), 에릭 클립튼 하이드 파크 공연 실황도 구했고, 거스 반 산트의 것도 몇 개 구했다.

이게 재고가 항시 있는게 아니라 준비되는대로 갖다 놓는 모양이어서, 어제 있었던게 오늘 없을 수도 있다. 엊그제는 왕가위 시리즈 (아비정전, 중경삼림, 화양연화. 동사서독이 있었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이것도 없었다. 동사서독은 국내 개봉판이 원래의 러닝 타임이 아니라 팍 줄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다시 구해봤으면 하고 있다.) 와 '말타의 매'라는 고전 헐리웃 영화 (가끔 이런 영화 보면 참 재밌다.), 그리고 이 문제의 '토니 타키타니'를 샀다. 타이틀 다섯개를 샀는데, 값은 고작 2만 얼마. 최신 출시작 타이틀 한개 값이다.

그래, '토니 타키타니'. 이건 동명의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을 영화로 옮긴 것이다. 한때 미친듯이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었는데, 영화 보면서 서서히 예전 읽었던 내용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말해서 이 영화는 감독의 주제넘은 로맨티즘이 빚어낸 참극이다. 신선한 부분도 있긴 하다. 원작을 관통하는 하루키 특유의 거리감을 (혹은 공허함을) 평면적인 각도의 카메라 앵글로 표현하려했던 부분이라던가, 관찰자의 음성이 배우들의 독백으로 처리된다던가 하는 것이 그렇다. 하지만 배우들의 감정의 누출은 최대한 절제하면서도 배경으로 흐르는 음악은 상당히 센티멘털하다. 번번히 이 센티멘털한 음악이 먹먹한 이야기에 대한 몰입을 방해한다. 또 원작에서 아버지가 간암으로 죽은 뒤에 물려 받은 재즈 레코드를 중고로 팔아 넘기면서 끝났던 이야기가, 끝났어야 했을 이야기가 감독의 어거지로 연장된다. 이를테면, 옛 기억들을 지워버리기 위해 과거의 흔적들을 태운다는 장면이, 그냥 그렇게만 맺었어도 좋았을텐데 굳이 거기서 2년 전에 아내가 막 죽은 뒤에 아내의 빈자리를 이겨내기 위해 채용할 뻔 했던 여인의 이력서를 발견하고 그걸 따로 보관한다. 그리고 '그녀가 아내의 옷방에서 울먹였던 모습이 떠올랐다.' 운운 어쩌구.

영화 내내 빈 자리들을 보여준건 대체 무엇 때문이었을까. 상실감, 공허감은 반드시 치유되어야 할 대상인가. 꼭 사랑이 이루어져야 하는가. 이렇게 끝낼 작정이었으면서도 어째서 카메라는 매번 피사체와 거리를 두었는가. 이건 이를테면 한 입으로 두 말한 격이 되는거다.

암튼 감독을 제외하고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 좋았다. 특히 미야자와 리에는 예뻤다. 아, 이건 연기하고 상관 없는건가? 아니 그래도 예뻤다. 73년 생이라는데, 어째 이제 갓 스무살 밖에 안된 것처럼 솜털 뽀얀 얼굴이었다. 게다가 이 미야자와 리에는 자기 역할을 제대로 알고 있었다.

뭐, 그렇다는 거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08/01/31 18:17 2008/01/31 18:17

트랙백 주소 : http://kirrie.pe.kr/trackback/319

  1. satii
    2008/02/03 23:40 PERMALINK M/D REPLY

    '또 뭐 하나'는 7인의 사무라이.

    • kirrie
      2008/02/04 00:40 PERMALINK M/D

      정말 그거였어요? 왠지 그건 아니었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거였구나...
      레슨 빡시죠. 밖이 춥다던데, 나는 그다지 괜찮아요.

      요즘 계속 말타의 매를 보고 있어요. 그런데 발가락 꼼지락 거리면서 보고 있노라면 너무 졸려워서, 이제야 한 20분 분량 정도 봤나...

      앗, 참!
      클로버필드 개봉하면 같이 보자고 해놓고 혼자 봤구나.. 나.. -_-;;
      우리 미스트 보러 갈까요? 미스트는 아직 안봤는데..

Leave a Comment

클로버필드, 비극의 실체에 닿은 관객들

카테고리:원맨쇼/영화 날짜:2008/01/24 20:33 작성자:kirrie
카메라가 너무 흔들려서 토할 것 같았다. 돈주고 본게 아깝다.
너무 허무하게 끝난다.
'심지어' 재미없다.

... 고 말 할 사람들은, 아예 미리부터 보지 말기를 권한다. 특히 토할 것 같다고 한 사람들이 많던데, 건강상의 문제로도 정말 보지 말기를 권한다.

나는 놀랐다. 이건 영화가 아니라 사실이다. 그런데 사실이 아니다. 왜냐하면 칠천원인가 내고 '본' 사실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건 사실이거나 사실이 아니다.

이 영화는 재미없다. 이 영화는 불친절하다. 이 영화는 고객서비스는 하나도 할 줄 모른다. 심지어 이 영화는 공간 지각에 장애를 일으켜 구토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래도 단연코 볼만한 영화다. 영화가 재난 한 가운데로 관객을 '모셔가기' 때문이다. 어떻게 말해야 할까. 이건 제 삼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동정적인 팔레스타인이 아니라, 실제로 팔레스타인에서 테러의 위협과 굶주림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실상이다. 내가 그 입장이 되어 본다는 것이 아니라, '되라'고 한다.

개봉 몇달 전부터 부족한 티저 프리뷰만으로 '괴수의 정체'에만 관심을 집중시켰던 에이브람스는 스크린 앞에 앉은 관객들의 뒤통수를 친다. 사실 괴수의 모습은 몇 컷 나오지 않는다. 왜냐하면 괴수가 어떻게 생겼냐, 얼마나 쎄냐, 얼마나 잘 부수냐, 얼마나 잘 죽이냐 이런건 이 영화 안에서 전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네가 지금 그 현장에 '있다'는 것이다. 스크린 너머에서 팝콘이나 주워 먹으며 '관람'하는게 아니라.

이건 어떻게 보면 정말 슬픈 얘기다. 한번도 비극의 실체에 닿아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계의 위협으로부터 고통받는 개인들. 마치 중동지역을 배경으로 한 잘 된 기획기사의 제목같아 보인다. 우리는 기사를 읽고, 공감을 하고, 좀 더 나아간 사람들은 기부를 한다. 그런데 그게 대체 뭐냔 말이다. 여전히 지구 반대편에선 사람들이 생명의 위협을 받고 피흘리며 죽어간다. 절대로 '그들'을 '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인공의 애인이 총탄에 맞아 죽는 것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는, 그게 우리(관객)의 한계다.

난 마지막 장면에서 정말이지 내 자신이 파편더미에 '매몰'되는 줄 알고 기겁을 했다.






써놓고 읽어보니, 이 글도 너무 피상적이다. 그냥 영화관 가서 봐라. 보고 '느끼'지도 말고 '체험'하지도 말고, 그냥 열심히 도망다니시길 바란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08/01/24 20:33 2008/01/24 20:33

트랙백 주소 : http://kirrie.pe.kr/trackback/317

  1. Subject: 클로버필드 : 아주 훌룡한 떡밥

    Tracked from 나불로그+Nabulog 2008/01/24 21:11  삭제

    미션임파서블3와, 드라마 '로스트' 시리즈로 유명한 J.J.에이브람스가 제작한 의문의 영화 클로버필드를 조조로 감상하고 왔습니다.예전에 아주 특이한 컨셉의 예고편을 보고 계속 기대하던 작품이었습니다. 트랜스포머 기자 시사회 때 떡밥으로 살짝 나왔던 ... 이름이 클로버필드였다가, 01.18.08 이었다가 소문만 엄청 무성하고 '괴수'영화였다는 정보만 있었기에...개봉이 다가올 수록 기대도 되었지만, 영화전체가 '스테디캠', 즉 철저하게 1인칭이면서...

  2. Subject: [Team _ WAF] Cloverfield (2008) (클로버필드) *AC3*

    Tracked from 개구쟁이♡WAF 2008/07/10 23:18  삭제

    Cloverfield Untitled J.J. Abrams Project 매트 리브스 마이클 스탈 데이비드, 오데뜨 유스트만 배드 로봇 CJ 엔터테인먼트 미국 85분 SF, 공포, 드라마, 스릴러, 액션, 어드벤처 2008.01.24 http://www.1-24-08.co.kr/ 태그라인 그 놈의 공격이 시작됐다! 시놉시스 뉴욕을 덮친 사상 최대의 사건! 그 놈의 공격이 시작됐다! 일본으로 떠나는 롭을 위한 뉴욕시내의 송별 파티장. 친구 허드는 떠나..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