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고 억지로 잠을 청하지만 절대로 잠을 이룰 수 없는, 그런 꿈을 꾼다. 대체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부터가 꿈인지 제대로 분간 할 수가 없다. 그렇게 며칠째, 사실상 불면의 상태에 있다.
낮에는 동생이 운전하는 차에 타고 강변을 달리는 꿈을 꿨다. 강에서 수영을 하거나, 둔치에서 일광욕을 즐기거나 하는 사람들은 온통 쭉쭉빵빵의 아가씨들이었고 (욕구불만인걸까) 몇몇은 차가 다니는 차도에까지 나와서 한가롭게 누워서 햇빛을 즐기고 있었다. 동생은 아가씨들에 시선을 뺏겨 앞에 여자들이 누워 있는지도 모르고 달렸다. 나는 그만 사람을 칠 것 같아서 동생에게 멈추라고 소리질렀지만, 덜컹, 덜컹 하면서 동생은 몇 명의 여자를 깔고 지나갔다. 여자들은 아팠을까. 하지만 그건 꿈이었다. 누구도 털끝하나 다치지 않았다. 오직 내게만 거대한 죄책감같은게 남았다.
나를 백퍼센트 이해해주는 편안한 여자를 만나기는, 내가 어떤 여자를 백퍼센트 이해하고 편안하게 해줄 수 있는 것 만큼이나 불가능한 일이다. 나는 그런 것을 상상할 수가 없다. 나는 정말 내 옆에서 아침에 함께 일어나는 다른 이를 생각할 수가 없다. 조용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소수의 사람들 사이에서만 나는 편안함을 느낀다. 뿌연 얼음물 같은 마을…
오늘은 자도 자도 졸렵다. 벌써부터 졸려워서 이제 조금 있다가 누워 잠을 잘 것이다. 내일은 또 거짓과 유치한 자기긍정 같은 걸로 살아내야 할 것이다. 누군가 조금만 나를 칭찬해도 우쭐해지는건, 저녁에 퇴근하면서 생각해보면 죽고싶을만큼 부끄럽다.
이런 나에게도 기적같은 날이 올까..
봤는지 모르겠는데, 난 그거 형 칭찬 한 거 아니야.
형이 잠 안 오는 밤, 단지, 문득, 너무나도 강렬하게, 보고 싶은데, 그 말을 길게 풀어 쓴 거지…
여자가 기적이 될 수 있다면 내 주제에도 지나가는 쭉쭉빵빵 아가씨 하나 붙잡고 미친 척하고 작업을 걸겠다만…
주변 사람들이 잘, 설령 잘은 아니더라도 그럭저럭 재미나게 사는 모습을 보고 싶어. 그런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나의 치기어린 욕망도 이젠 어딘가를 우회하려 하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던데? ㅎㅎ
주헌아 잘될꺼야~ㅋ
감사! 또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