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씨인사이드

우리나라에서 요식체인의 성패는 여대 앞 상권에서 얼마나 선전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는 뉴스를 본적이 있다. 이는 식도락을 즐기는 여성이 많고 그 사회적 영향력도 크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사회(가부장제)에서 여성에게 식욕은 금기에 가까운 욕망이다. 여성은 식욕을 갈구하면 비난받고, 참아낼수록 칭송받는다.

예를 들어 식욕에 관대할 수 밖에 없는 식도락 만화 가운데 여성이 주인공인 작품이 몇이나 있을까? 대부분 절대미각을 갖고 있는 남자 주인공의 곁에서 맞장구나 쳐주는 역할이 아니었는지?  비록 여성이 주인공이라 하더라도 이때의 식도락은 케익, 초콜렛, 디저트 음식 등 ‘여성화’된 음식일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사랑없이의 주인공 Y나가 F미. 그녀는 사회적으로 여성에게 금기된 식욕에 충실할 뿐더러 솔직하다. 그녀는 간, 곱창 등 내장 요리에 환장하고, 자신이 선택한 요리, 혹은 음식점의 맞장구를 남성들에게 요구한다.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하지는 않아도 찾아 볼 수 있는 유형의 케릭터다. 그러나 우리는 미디어에서 이런 여성을 만나기 어려웠다.


DCINSIDE 만화갤러리 게시판 중 ‘대성학원’님이 쓴 글 가운데

가끔 볼만한 만화 추천 받으러 만화갤러리에 간다. 한페이지 두페이지 넘기다가 ‘사랑이 없어도 먹고 살 수 있습니다.’ 라는 만화에 대해서 소개하는 글이었는데, 일단 만화 자체보다 우리 사회 에서 여성의 식욕이 터부시 되어 왔다는 것, 각종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맛’에 대한 완고함 – 그리하여 그것이 곧 여성의 파편화로 이어진다는 것.. 이런걸 읽어내는 사람이 아무렇지도 않게 게시판에 이런 글을 적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서 소름이 돋을만큼 깜짝 놀랐다. 역시 디씨인사이드가 그렇게 욕을 먹으면서도 버티는 이유가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