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Kirrie Music Award

한달 동안 쓸까 말까 고민했다. 그래도 쓰기로 마음 먹고, 적어도 올 해를 넘기진 않았으니 다행이지 않은가.

어느 순간부터 사는게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전거로 급경사를 내려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한편으로는 넘어질까 아찔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귓가를 가르는 바람이 나를 한없이 고양시키기도 한다. 나는 힘이 들면 항상 멀리 본다. 아, 저 아래 끝도 없이 너른 평야가 있구나. 저 평야에 닿으면 달뜬 흥분과 성취감과 휴식으로 정말 아늑하겠구나 하고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건 확실히 효과가 있다. 내가 내일도 살아 있다면, 나는 아직도 앞을 보고 있는 것이다.

예전 어워드들

Kirrie Music Aw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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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Down By The River – Roy Buchanan
아무리 가사를 뒤집어 보고 세탁기에 넣어 돌려도 보고 거울에 반대로 비춰 보기도 하고 땅바닥에 질질 끌고 다녀보아도, 분명히 ‘자신을 저 무지개 너머로 데려다 줄’ 그녀를 ‘쏴 죽여야 한다’고 번역되는데 대체 그 심상이 이해되질 않는다. 이럴땐 여길 가봐야 한다. http://www.songmeanings.net/songs/view/80413/ 어차피 가사는 같으니 Neil Young의 원곡에 대한 양키들의 이바구를 디벼본다면, 가장 많은 추측이 ‘헤로인’에 관한 노래라는 것. River는 헤로인에 대한 은유로 쓰인다고도 하니, 이를테면 약을 한 뒤에 환각 속에서 자신의 ‘그녀’를 쏘았다는 개막장 스토리라는 말씀. 그런데 솔직히 이건 좀 아닌듯 하고, ‘말’이라던가 ‘차’에 관한 단순한 이야기라는 주장도 있다. 개인적으로 화자가 기르던 ‘말’을 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그린 노래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 라고 혼자 결론을 내리려던 차에, Rfeynman이 이런 이야길 하는걸 보다.

I just finished reading “Shakey” his authorized biography and in that
he says it’s not about anyone getting shot it’s about the ending of a
relationship.

말하자면 ‘Shakey’라는 Neil Young의 자서전을 지금 막 읽었는데, 그 책에 이르기를 ‘누굴 쏘았다’가 진짜 쏜게 아니라 ‘관계의 단절’을 의미한다는 것.

뭐면 어떠랴. 사실 로이 형님의 진가는 가사가 아니라 그 어두운 기타 선율에 있으니.

2. Red Right Hand – Nick Cave & The Bad Seeds
우리 학교 근처에 교회가 하나 있는데, 지금도 치나 모르겠지만 가끔 종을 쳤거든. 그걸 두고 선배가 그랬지. 너 지금 막 무슨 소리 듣지 않았니. 네, 종 치는 소린데요. 그게 바로 니 인생 종치는 소리야.

그래. 닉 형님의 Red Right Hand가 불길한 종소리와 함께 시작하는 것은 전혀 신기한 일이 아니지. 왜냐하면 우리는 지금도 끊임없이 우물의 바닥을 향해 추락하는 중이거든. 아주 깊은 중력의 우물, 바닥을 치나보다 싶으면 더 깊은 곳으로 향하는 구멍이 발견되는 그런 우물. 추락하는건 날개가 있다는 개소리를 들은 적이 있어. 날개가 있으면 좀 더 멋지게 추락할 수 있을까. 멋지게 추락하는게 의미가 있을까. 추락하는 것 자체가 지옥이야. 끝없이 추락한다는 것…

3. If You Could See Me Now – Lenny Breau
유튜브에 검색해보면, 뭐 다른 것도 많지만, 원곡은 빌 에반스가 지었다. (는 것 같다.) 레니 브루가 누군지는, 검색하기 귀찮아서,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 원곡을 나름대로 분위기 있게 잘 커버한 것 같다. 빌 에반스의 원곡도 좋다. (말 나온김에 원곡 If You Could See Me Now from Bill Evans Trio 링크)

잘 자요, 내 사랑. 지금 막 잠들기 전에 우리 같이 서로를 보고 싶다는 열망에 시달렸으면 좋겠어요. 따뜻한 이불 속이 그대를 부르니 그래도 잠은 자야겠지요. 잠들기 전에 열심히 바라는 것은 꿈에 나온데요. 어제 빨래를 해서 햇볕에 바싹 말린, 청결한 냄새가 나는 이불을 덮고 시계 초침 돌아가는 소리도 없는 아늑한 방 안에서 같이 꿈을 꾸었으면 좋겠어요. 잘 자요, 내 사랑.

4. Arubaluba – Camel
오, 예. 좌- 좌- 좡- 띠리 띠릿 띠 띠 띠 띠 띠 띠 디- 띠리 띠릿 띠 띠 띠 띠 띠 디 디 디 디-
나 요즘 카멜에 미쳤삼. 카멜 만세!

5. Goodbye Cruel World – Pink Floyd

안녕, 잔인한 세상이여.
난 오늘 그대를 떠나네.
안녕, 안녕, 안녕…

안녕, 인간들이여.
당신들이 무슨 말을 해도
내 마음은 바뀌지 않아.
안녕…

별 하나에, 피지도 않은 봄 꽃
지네.

6. Storms – Perry Blake
아무리 생각해도 어디서 이 노래를 알게 되었는지 기억나지 않아. 나 하드디스크 속, ‘미정’ 폴더에 그냥 그렇게 처음부터 박혀 있었던 것 같아. 항상 이 노래는 이런 풍경을 떠올리게 해. 사건의 틈새, 폭풍은 아직 당도하지 않았고 약속도 한참 남았고 전화도 없고 누가 부르는 사람도 길을 묻는 사람도 없어. 나는 그냥 정류장에 서 있어. 아무도 나를 열어보지 않아.

7. Throught the Roof And Underground – Gogol Bordello
영화 Wristcutter 삽입곡. 자살자만 가는 지옥에서 벌어지는 사랑이야긴데, 영화 참 좋다. 노래도 참 좋아.

이 마을 여기저기에 널 잡기 위한 덫이 놓여 있으면,
넌, 그래 뭐, 갈 곳은 땅 밑 뿐이라는걸 알게 되겠지.
이 방 여기저기에 널 잡기 위한 덫이 놓여 있으면,
넌, 그래 뭐, 갈 곳은 지붕 뿐이라는걸 알게 되겠지.
우우, 어쩌구 저쩌구… 가자, 가자! 아싸!

8. Here `Tis – The Yardbirds
래퍼들이 ‘세이 호오~’ 하면 관객들이 ‘호오’ 하면서 입김 불어주는거, 그거 원조가 아닐까 생각하는 정말 흥겨운 노래. 아, 광화문 한복판에서 미친척하고 누가 이 노래 딩가딩가 부르면 팔차선 전방위로 다 스크럼짜서 막고 나도 따라 부르겠고만.

9. Kashmir – Jeff Buckley from ‘Live At Olympia’
초 골까는 곡. 정규 앨범은 아닌듯 하고 아마도 라이브 공연의 곡을 누군가 녹음한 것이 나도는 것 같다. 역시 내가 (거의) 롹 역사상 최고의 보컬이라고 생각하는 제프 형아.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Kashmir 하면 레드 좌플린 형님들의 곡이죠. 이걸로 우리 제프 형아가 사정없이 웃겨버립니다.

‘(관객들이랑 이바구 막 깜)… 지금 레드 좌플린 연주하는 거에요…. 좌가좡- 좌가좡-… 이거, 레드 좌플린 연주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33 RPM (빠르기) 이잖아요. 이걸 45로 연주해볼께요. 죽여줍니다….’

온라인에서 찾을 수가 없어서 들려드리지 못함이 심히 아쉽삼. 요 옆에 제 이메일로 요청하시면 따로 보내드립니다.

10. Whipping Post – Allman Brothers Band
어디선가 찾은 리뷰에서는 당시에 레너드 스키너드와 쌍벽을 이루던 밴드였다는… 이상하게 라이브로 연주된 것만 먼저 Feel이 오는 건지, 이것도 역시 라이브 버전의 것이 정말 숨막힐 정도로 죽인다. (위키피디아에서도 라이브 버전에서야 이 곡의 풀 파워를 보여준다고 고백하고 있다.) 이런건 한밤중에 주위사람 신경 안쓰고 볼륨 최대로 해놓고 담배 뻑뻑 피우고 벌벌 떨면서 들어야 제맛.

원래 라이브 버전의 죽이는 버전은 20분을 훌쩍 넘기는터라 자비로우신 유투브의 날개 아래서는 라이브 버전을 발견할 수 없었으나, 검색 도중에 미치고 팔딱 뛸 것 같은 Whipping Post를 발견했기에 삽입합니다. 이 귀여운 아가씨의 폭발적인 기타 연주와 사랑스러운 보컬은, 당연히 원곡의 느낌과는 전혀 다르지만, 그래도 야 이런게 정말 롹이 대중문화로 뿌리 내린 양키의 저력이구나 하는 감회에 빠지게 하네요.

어쨌든 이것도 이메일로 요청하시면, 라이브 버전의 곡을 보내드리겠습니다.

2006 Kirrie Music Award

2006 Kirrie Music Award를 준비하려고 비공개로 글을 쓰기 시작했던 때가, 정확히 한달 전인 11월 28일이었다. 그때 (아마도) 일이 정말 하기 싫은데 야근이 있어서 혼자 사무실에 늦게까지 남아 있었을 때라고 기억하고 있다.
작년만큼 많은 음악을 듣지도, 찾지도 않았던 것 같다. 목록을 작성하면서 어떤 음악에 대해 쓸 말이 없었다기 보다는, 목록 자체를 작성하는 것부터가 매우 곤란한 지경이었다. 결국 10개를 다 채우지 못하고 8개에서 그치고 말았으니, 사실은 한 두어곡 정도가 사실 올 해 간절히 들었던 곡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컴퓨터의 플레이 리스트에 적당히 클리핑 해둔 곡일 뿐이다.

아무튼 그렇게 어물쩡거리며 있던걸 오늘 각오를 하고 그럭저럭 마무리를 지었다. 왜 닫아버렸는지 기억도 안나는, 네이버 블로그에서 작성했던 Award까지 합하면, 이것도 올 해로 3년째를 맞는 나름대로 의미깊은 연례행사가 되었다.
내년에도 Award를 준비하게 될까? 별다른 일이 없다면 그럴 것이다. 그리고 아마 내년엔 올 해보다 더 준비하기 힘든 Award가 될 것 같지만.

올 해, 나는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 목성으로 향하는 디스커버리호가 된 기분이었다. 태양계 내에서 나보다 빠른 물체는 존재하지 않았지만, 아무리해도 그 가속력을 몸으로 느낄 수가 없었다.
경이로운 사건도 있었다. 어느 날 아침 나는 우물 안에서 찬연히 날아 올라 태양에 날개를 사르는 불나방이 되기도 했었고 돈을 (얼마간) 벌었고 평온이라면 평온하기도 했던 나날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점점 더 깊은 진흙탕으로 빠져드는 기분이었다.

이게 비극이라면 세상 온갖 것이 모두 비극이며,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나 자신을 어느 정도 씨니컬하게 무장하므로써 좀 더 긴 시간을 멜랑콜리하게 보낼 수 있다는 것 외에 아무 것도 아닐 것이다. 적어도, 아버지의 겨울 코트를 사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찾은 백화점에서 완구 코너를 지나다 삼단변신로봇을 보고 사달라고 떼쓰는 아이는 되기 싫다. 이미 일어난 일은 일어난 일이다. 일어나지 않은 일은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

진리는 간단하고 간단한 진리는 깨닫기가 매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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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처럼 번호는 순위가 아님을.

1. Goldberg Variations
새끼 오리가 처음 본 대상을 어미로 인식하듯이, 듣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이 변주곡은 아마도 언제까지나 내게 안젤라 휴잇으로 기억될 것이다. 클래식 음악의 스승(?)인 사티형님 – 그는 내게 대부분의 것들에 대한 스승이다 – 은 바흐의 대가인 글렌 굴드를 두고 아프리카인가 어디가 주산지인 드립 커피에 비유했고 그 비유를 이해하기 위해 글렌 굴드의 변주곡 또한 수없이 들어보았지만, 아무리 해도 처음 안젤라 휴잇의 변주곡을 들었을 때의 따뜻함과 자애로움을 잊을 수가 없었다.
요즘 나는 괴롭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이 곡을 재생한다. 아침을 맞은 깊은 숲 속의 맑은 샘물이 햇빛에 반사되어 눈부시게 빛나고, 그 샘물을 마시는 자마다 해묵은 상처가 치유되는 기적이 일어난다.
(거의 신앙고백 수준이네..)

2. The Bulid Up – Kings Of Convenience
잘 지냈어? 얼굴 좋아보이네. 요즘 행복한가봐? 나? 내 얼굴은 어때 보이는데? 하하하, 요즘 담배가 좀 줄었거든. 워낙 바빠서 말야. 질 좋은 음식을 먹고 담배도 줄이고 저녁엔 가끔 운동도 해. 놀랍지? 그리고 이번달부터는 적금도 들어. 적금! 내가 적금 붓는걸 상상할 수 있어? 나도 놀랄지경이라니까. 그래, 요즘도 피아노 치고 있어? 피아노 대신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야, 좀 의외긴 해도 뭔가 폼 난다. 세상은 역시 잘 살고 볼일이야. 골프! 멋져멋져! 그러고 보니 네 손에 있는 그 반지, 그거 좀 비싸보인다? 세상에나, 약혼반지라구? 어쩜…

안녕하세요?, 하고 좁은 스테이지에 남녀가 올라가 인사를 한다. 기괴한 조명때문에 그들의 얼굴엔 잔뜩 그림자가 앉았다. 남자는 머뭇거리다 스탠딩 체어에 앉아 기타를 몇 번 튕기더니 이내 부드럽게 스트로크를 시작한다. The build up lasted for…

3. Love Song For A Vampire – Annie Lennox
무슨 뱀파이어 영화의 엔딩곡이었다고 한다. 내가 이 곡에 대해서 말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그것뿐이다.

그건 그렇고, 전혀 어울리지 않게 나는 이 곡을 들을때마다 해묵은 몽상을 끄집어낸다. 얼마나 오래 다져 온 몽상인지 이야기의 세세한 부분까지 완전하게 그려낼 수 있다. 어떤 ‘풍’이라고 한다면, 박상우의 ‘사걀의 마을에 내리는 눈’ 풍이다. 술을 마시고 길을 나섰다가 폭설에 갖힌 친구들에 관한 이야기. 와이퍼가 계속해서 작동해도 앞유리에는 금새 눈송이가 쌓이고 멍한 헤드라이트만 숲길을 뚫고 길이었음직 싶은 고랑을 따라 전진한다. 우리는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멀리서 교회 종소리가 꿈처럼 들려왔다.

4. Piece By Ten – Kanno Yoko
칸노 요코는 이상하다. 정말 이상하다. 그녀는 천재인데, 천재가 아니다. 그녀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이웃집 아이들을 위해서 물병이나 토마토 같은 것을 공중에 둥둥 띄우며 분위기를 시끌벅적하게 만들어가는 초능력자같다는 생각을 한다. 작곡이며 보컬 (‘가브리엘라 로빈’은 그녀의 ‘가수’일 때의 예명이다.), 연주에 이르기까지 부족함 없는 솜씨로 순수예술의 늪에 빠지지 않고 꾸준히 대중음악에 관심을 가지고 매진하는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밝고 기쁘고 즐거워 보인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찾아 볼 수 있는 그녀의 사진은 모두가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다.

5. Lover, You Should’ve Have Come Over – Jeff Buckley
어라? 제프 버클리네. 맞습니다. 내가 백날 대한민국에서 뺑이쳐도 그는 영원히 (만으로) 서른살, 늙지 않는 노래를 부르겠지요. (이것저것 귀찮아서 탱자탱자 놀고 있을지도 모르고)

제프 버클리에 링크를 걸기 위해 위키피디아를 뒤지다가 석연치 않았던 그의 죽음에 대해 이런 코멘트가 남겨져 있는 것을 발견하다.

Jeff Buckley’s death was not “mysterious”, related to drugs, alcohol, or suicide. We have a police report, a medical examiner’s report, and an eye witness to prove that it was an accidental drowning, and that Mr. Buckley was in a good frame of mind prior to the accident

그는 단지 불운했던 것 뿐일까?

6. Paint It Black – Rolling Stones
따다다다 다다 다다다다다 다다다 따라라라.. 하면서 시작되던 앤더슨 중사의 육중한 존재감. 헬기는 포연 자욱한 베트남 정글 위를 날아간다. 앤더슨 중사가 바랬던 것은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도, 공산주의자들로부터 베트남을 지켜내는 것도, 광기에 빠져 정글의 신이 되는 것도 아닌 단지 자신의 중대원들과 함께 무사히 전쟁을 끝내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었을까.
근데 웃긴건, 명작의 반열에 드는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하는 반전영화들은 하나같이 전쟁의 폭력적 광기만 이야기한단 말야. 그리고 대부분 그런 영화는 미국인이 만들지. 솔직히 까놓고 ‘그때 우리가 정말 미안했어.’ 라고 하면 안되는건가?

7. Tir Na Mban – Kenji Kawai (From ‘Avalon’ OST)
Tir Na MBan은 아일랜드 신화(Irish Myth)에서 말하는 ‘여인들의 대지(The Land Of Women)’라는 의미라고 한다. 재밌는 사이트를 발견해서 Tir Na MBan과 관련된 몇개의 신화상의 용어를 번역해서 옮겨 봄.

Tir na Mban : Country where Bran and his fellow travellers were detained by women with magic powers, without them being aware of the passage of time.
Tir na MBan : ‘브란’과 그의 여행 동료들이 여성의 신비한 마법의 힘에 빠져, 시간의 흐름도 잊은 채로 머물렀던 장소

Bran : Son of Febal. His name means ” raven “. He made a magnificent journey. He met Mananann and lived in a fairy island where time didn’t exist. When he wanted to return to his countryland, he realised several hundred years had passed. Bran and his companions cannot return to their land for fear that they would immediately expire and turn to dust. They are forced to wander forever about the sea.
Bran : ‘페발’의 아들. 브란은 ‘갈까마귀’를 의미한다. 그는 매우 의미심장한 여행을 하게 된다. 그는 Mananann을 만나서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 요정들의 섬에서 살게 되는데, 그가 그의 나라로 다시 돌아가고자 했을 때, 그는 수백년이 지난 것을 깨닫게 된다. 브란과 그의 동료들은 순식간에 나이를 먹어 늙어 죽게 되지 않을까 두려워 결국 자신의 나라로 되돌아가지 못하고 영원히 요정들의 섬 주변을 헤매게 되었다.

Febal : Bran’s father
Febal : ‘브란’의 아빠. (젠장 더 설명은 없는거냐.)

‘시간의 흐름도 잊은 채로’ 라는 대목이 정말 ‘의미심장’하다. 그래서 남자는 항상 여자에게 빠지게 되는 것인가봐요. 아니면 말고.

8. Falling Away With You – Muse
시작은 이건데, 나는 한참 한규형님의 홈페이지에서 이 노래를 들은 적이 있다고 땡깡을 부렸었다. 코멘트 때문인지는 몰라도 정말 이 노래를 들으면 숙취에 정신이 가물가물할 때의 느낌이 든다. 누군가 따뜻하게 죽을 끓여주는 안온한 기분.

Lover, you should’ve come over – Jeff Buckley

Lover, You Should`ve Come Over
(Jeff Buckley)

Looking out the door i see the rain fall upon the funeral mourners
Parading in a wake of sad relations as their shoes fill up with water
And maybe i’m too young to keep good love from going wrong
But tonight you’re on my mind so you never know

When i’m broken down and hungry for your love with no way to feed it
Where are you tonight, child you know how much i need it
Too young to hold on and too old to just break free and run

Sometimes a man gets carried away, when he feels like he should be having his fun
And much too blind to see the damage he’s done
Sometimes a man must awake to find that really, he has no-one

So i’ll wait for you… and i’ll burn
Will I ever see your sweet return
Oh will I ever learn

Oh lover, you should’ve come over
‘Cause it’s not too late

Lonely is the room, the bed is made, the open window lets the rain in
Burning in the corner is the only one who dreams he had you with him
My body turns and yearns for a sleep that will never come

It’s never over, my kingdom for a kiss upon her shoulder
It’s never over, all my riches for her smiles when i slept so soft against her
It’s never over, all my blood for the sweetness of her laughter
It’s never over, she’s the tear that hangs inside my soul forever

Well maybe i’m just too young
To keep good love from going wrong

Oh… lover, you should’ve come over
‘Cause it’s not too late

Well I feel too young to hold on
And i’m much too old to break free and run
Too deaf, dumb, and blind to see the damage i’ve done
Sweet lover, you should’ve come over
Oh, love well i’m waiting for you

Lover, you should’ve come over
‘Cause it’s not too l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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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음악 하나 올려봅니다.

너무 사랑하는 당신에게.

grace

2007. 11. 3
둘러보다가 유투브 링크가 죽어버려서 한참을 찾아다녔습니다. 아마도 유투브쪽의 제프 버클리는 온통 된서리를 맞은 모양이네요. 다른 곳의 제프 버클리 클립들도 다 죽거나, 사용중지 상태입니다. 다행히 한국의 클립들이 살아 있어서 대체했습니다.

나는 정말 죽은 놈들 한번씩 다 만나서, 말은 안통하겠지만 진탕 술 한 번 마셔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묻고 싶어요. 죽을때 안아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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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하는 외사촌동생이 있다. 녀석은 드럼을 친다. 나는 사실 녀석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아주 어렸을 때 우리는 한 동네에 살았고 녀석은 집에 레고블럭을 아주 많이 갖고 있었다. 나와 동생은 자주 녀석, 그러니까 외삼촌댁에 놀러가서 함께 레고블럭을 가지고 놀았다.
너무 여렸고 자주 울었다. 그게 어떠한 성격적 결함이라고 한다면, 인간 중에 결함이 아닌 이가 없을 것이고 그런 맥락에서 녀석은 그냥 좀 소심한 아이였다. 그리고 그 이후에 녀석이 학교를 어떻게 다녔고 중고등학교 시절에 무슨 지랄을 하고 다녔으며 왜 대학을 포기했는지, 왜 합기도를 배우러 다녔는지 왜 음악을 시작해야만 했는지 나는 모른다. 그냥 어느 날 갑자기 내 앞에 아주 길게 머리를 기르고 염색을 하고 나보다도 껑충 더 큰 키로 나타났을 뿐이다. “형, 잘 지냈지?”, “어, 그래. 짜식.”

이번에 녀석이 새로 컴퓨터를 맞춘다고 했고 내가 조립을 했다. “주헌아, 강욱이 음악하니까 다른건 몰라도 스피커는 좀 좋은걸로 해줘야 한다.” 외삼촌이 부탁을 하셔서 열심히 골랐다. 밤늦게 지하에 따로 있는 녀석의 방에 가서 컴퓨터를 대충 설치해주고 우리는 스피커 조립에 들어갔다. 수많은 선들을 간신히 제대로 꼽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야 음악 좀 깔아봐라.”, “형 이거 한번 들어봐.” 했다. 처음에 녀석은 며칠 뒤 공연이 있다며, 공연에서 할 음악을 하나 들려줬다. 익스트림의 무슨 곡이었고 우리는 그 곡을 들으며 막 웃었다. 왜 웃었는지는 모르겠다.

“형, 형 아마 이거 좋아할꺼야.” 하면서 녀석은 멜론 플레이어에 접속해서 제프 버클리를 고른다.

Grace – Jeff Buckley

매우 기묘한 곡이었다. 아득한 과거에 들었던 먼 미래의 꿈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제프 버클리는, 그래 그는 90년대 필드에 있었다. 커트 코베인이 약에 찌들어 자살했고 김광석이도 자살했고 닉 드레이크(사실 닉 드레이크는 70년대 중반에 자살했지만)도 자살했던 그때다. 그 이전도 그랬지만, 특히나 90년대에는 자살이 하나의 심벌처럼 여겨졌던 것 같다. 이상한 나날들(strange days)이었다. 뮤지션들은 인기에 질식했고 외부로 부터 오는 영감들에 더 이상 감동하지 않았다. 그들은 오히려 약에 의지해 자신의 내부로 침잠해 들어갔다. 그리고 (아마도) 거기서 만난 것은 무한한 검은 지옥 뿐이었을 것이다. 묘사되는 것처럼 뜨거운 불길도 없고 피부를 벗겨내고 소금을 뿌리는 거대한 뿔의 악마도 없는 지옥. 목적도 방향도 알 수 없는 무중력의 지옥.

“형, 근데 이런 음악하면 다 죽는다.”

나는 뜨끔했다.

“왜?”

“얘도 자살했걸랑.”

제프 버클리. 그는 97년 두번째 앨범을 녹음하다가 잠시 친구와 여행을 즐기던 도중, 미시시피강에 뛰어들어 수영을 했다. 그러나 곧 사라졌고, 일주일 뒤 인근 강변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

사촌동생은 현재 공장에서 일을 하며 틈틈히 밴드활동을 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프레스기에 손을 다쳤다. 다행스럽게도 아직은 스틱을 쥘 수 있다. 녀석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는 “Everyday Fallin’ In Love” 라는 현란한 이미지가 쉴새없이 돌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