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말한다!

의문의 스포츠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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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카메라로 찍어서 화질이 좀… 어쨌든.
의문의 스포츠카다. 그것도 메르세데스 벤츠. 두어 달 전부터 내가 사는 동네 골목에 종종 주차되어 있던 것을 목격, 어제야 사진을 찍었다.
영 어색하다. 최고급 프랑스 레스토랑 가서 된장찌개를 시켜 먹는 기분이랄까. 이 동네는 벤츠는 커녕 각그랜져도 없는 곳이다. 자주 주차되는 것으로 보아 친구 집에 놀러 (아니 이런 차를 모는 사람의 친구가 우리 동네 살 리가 없어!) 오는 것 같지도 않다.

이 차를 볼때마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일본 청년이 떠오른다. 그는 페라리를 너무 좋아해서 그걸 갖는게 소원이었다. 그러나 페라리는 커녕 지하철도 못타고 다닐 정도의 가난한 신세. 그래서 결국 그는 자위대에 입대하게 된다. 30년 할부였나.. 로 페라리를 구입하고, 자위대에 복무하면서 다달이 받는 월급의 거의 전부를 할부금으로 넣고 라면으로 끼니를 이으면서도 그는 행복했다나 뭐라나.

설마 진짜 그런 새끼가 우리 동네에 사는거 아닐까? 산다면 인정!

—>

우에노 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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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ㄷㄷ. 드디어 오고야 말았어. 교보문고에서는 2만 5천원에 바로 배송이 되는데, 그놈의 포인트 때문에 3만원의 해외 주문으로, 그것도 14일이나 걸려서 예쓰24에서 주문하고야 말았어. 그래도 난 행복해. 주리를 이렇게 가까이서 고화질로 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해. 이건 내 평생 가보로 간직할꺼야. >_<)/

어떤 사진

짐 골드버그(Jim Goldberg)란 사진 작가가 있다. 사실 누군지는 잘 모르고, 그 사람의 사진 한 장만 기억한다.

그는 종종 프린트 된 사진의 여백에, 사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촬영된 사람에게 사진에 대한 설명을 넣어 달라고 부탁한다.

여기 어떤 노인이 있다. 그는 자신을 찍은 사진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한다.

Some old people are absolutely useless.
But I am hanging on very well.
I am going to be 99.
It is all a struggle.
When I go to sleep, I am never sure if I will ever wake up.
I am slipping between darkness and lightness.
I look pretty good except I am bald-headed.

대부분 나이가 들면 쓸모가 없어진다.
하지만 나는 어떻게든 잘 해내고 있다.
나는 곧 아흔아홉살이 된다.
그쯤 되면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거의 전쟁이 된다.
잘때마다 과연 내일 아침 내가 일어 날 수 있을까 불안하기도 하다.
종종 잘 보이지가 않아서 미끄러져 넘어지기 일쑤다.
머리가 좀 벗겨진 것을 빼고는, 그래도 꽤 괜찮아 보인다.

나는 그냥 그 사진이 좋다.
인터넷에서 그 사진만 따로 찾을 수가 없어서 글만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