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침대에 겨울용 커버를 어마마마께서 바꿔 놓으셔서 어제부터 아주 후끈후끈합니다. 아주우우 어두운 방에서 자려고 불을 끄면 망상보다 피곤이 먼저 다가와 인사합니다. 그때만큼은 미안하게도 레바논의 추운 겨울을 맞는 (중동의 겨울은 아주 혹독하다고 하더군요. http://peacestory.net) 아이들이나 일 초에 몇 명씩 굶주림으로 죽어간다는 아프리카의 아이들이나 하루에 열여섯시간이나 일해서 겨우 죽 두어그릇을 먹을 수 있었던, 운좋게 부잣집 미국인의 호의에 이끌려 미국으로 건너가 어느 마켓에 수도 없이 쌓여 있는 개밥깡통을 보고 “이 나라에선 개들도 일을 하나요?”라고 순진하게 묻는 아이들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개밥깡통. 그 아이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저 양질의 먹을 것을 단지 개에게 주기 위해 쌓아 놓는다는걸 받아 들일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그걸 ‘시장경제’니 ‘자유무역’이니 하는 말로 얼버무리고 말지요. 그런데 어쩌겠습니까. 나는 이미 반쯤은 뜨뜻한 겨울용 침대커버에 몸을 뉘이고 잠들어가는 중인데요…

죄책감이죠. 나는 왜 오늘도 배부를까. 나는 왜 부담없이 카드를 긁어 술을 마실 수 있나. 나는 왜 한 겨울에 이리도 따뜻할까… 이리도 따뜻할까, 하니 왠지 예전에 어딘가에 써 놓은 따뜻한 남쪽의 열대바다 운운.. 하는 이야기가 떠오르는군요. 그러니까 죄책감이라는 겁니다. 인간은 죄책감 없이는 살아선 안돼요. 양심의 수원지는 죄책감입니다. 날마다 창살에 검은 가시가 자라났다.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다. 내 마음은 여전히 이리도 검구나. 내 마음의 우물은 해마다 깊어가는구나. 알량한 기부금 몇 푼으로 내게 위안 삼으려 해서 정말 미안해…

미안해요. 대추리 링크 오늘에야 다시 걸었습니다. 그런데 개뿔 말만 평화가 오면 내리겠느니 어쩌니 했는데, 그동안 대추리고 대추음료고 간에 나 사는거 바빠서 아무 신경도 못썼습니다. 아… 나 이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챙피해서 죽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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