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도록 풀리지 않는 문제를 두고 씨름을 했다.
머리에 쥐가 날 즈음에 담배가 떨어졌다.
점퍼를 걸치고 후줄근한 모습으로 슈퍼에 담배를 사러 나갔다.
뜻하지 않게 눈을 만났다.
내리는 눈을 보는 것도 참 오랫만이다.
언제나 연탄재에 눈이 쌓이는 걸 보면,
인생 다 태우느라 머리가 하얗게 샌 어느 노인이 떠오르곤 했다.
그렇게 생각하자마자,
내 머리에도 눈이 쌓이기 시작한다.
담배가 떨어질 때마다 사오는게 귀찮아서,
아예 한 보루를 산다.
그렇게 사자마자
내가 미쳤구나 싶기도 하다.
눈 갑자기 많이 오데…
그 눈이 내가 본 올 해 첫 눈이었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