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만년 전 도큐멘트를 보고 아직도 힘들게 APM을 컴파일 해서 사용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난 정보란 오래되고 가치가 떨어지거나 현재 상황에 비추어 잘못된 내용을 담고 있다면 자연적으로 도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국에선 이게 반대다. 새로운 정보들에 대한 Needs는 계속 늘어나는데, 그것에 비해서 정보 생산량이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전히 십만년 전 정보를 계속 여기저기로 퍼뜨린다. 검색엔진은 해당 검색키워드에 매치되는 페이지가 많은 오래된 정보를 여전히 검색상위 순위로 밀어 올릴 수 밖에 없다.
꽤 오래전에, (리눅스 타임으로 오래전이란 말) 나는 릴리즈 명이 hoary인 우분투 배포판에 설치된 리듬박스라는 음악 플레이어에서 mp3 파일을 실행하는 법을 정리해서 모 커뮤니티에 올린 적이 있다. mp3 파일은 라이센스 때문에 리눅스에서 그저 플레이어를 설치했다고 해서 그냥 플레이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약간의 편법(?)을 동원해야 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몇년 전 그 문서가 여전히 여기저기로 퍼날라지고 있다. (각종 검색엔진에서 “우분투, 그놈, 리듬박스, 효리, mp3”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면 내가 쓴 글이 여기저기에 날라져 있는걸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이제는 예전의 복잡한 방법 대신에 최신 버전의 우분투에선 ubuntu-restricted-extra 패키지만 인스톨하면 된다. 그런대도 사람들은 예전 내 문서를 보고 삽질을 반복하고 있다. (일일이 퍼 날라진 글까지 내가 수정할 수는 없어서 최근에 원본글만 수정을 했다. http://kldp.org/node/49400)
아무튼 APM(Apache + PHP + MySQL)에 대한 이야기다.
대체 각종 배포판들에 패키지 관리 개념이 도입된지가 언제인가? 그런데도 사람들은 수백만년 전의 APM 컴파일 문서들을 보고 삽질을 계속한다. 데비안이나 우분투를 사용한다면 시냅틱(GUI)이나 apt-get을 이용하고, 레드햇이라면 yum을, 젠투라면 emerge, 수세라면 yast를 쓰길 진심으로 바란다. 이런 대중적인 배포판 외에 다른 것을 사용중이라면, 뭔진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패키지 관리자가 분명 있을 것이다. 리눅스 프로그램 설치의 가장 고질적인 단점인 의존관계를 명쾌하게 해결해 주는 것은 패키지 관리 밖에는 없다.
가끔 (아니 사실은 상당히 빈번하게) 질답게시판에 한참을 스크롤해야 하는 컴파일 메시지들을 붙여 놓고 딱 한줄로 ‘이런 에러가 났는데 어떻게 하죠?’라고 질문하는 사람들이 있다. 장담하건데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답변을 얻을 확률은 없다. 왜 그런 에러가 났는지는 정말 아무도 모를 일이다. 라이브러리에 걸린 심볼릭 링크 하나가 잘못되어서 그럴 수도 있고, 컴파일러 버전이 낮아서 일 수도 있고, 환경변수가 잘못 지정 되어 있을 수도 있고, 심지어는 다운로드 한 소스가 컴파일 오류를 가지고 있는 잘못된 리비전 일 수도 있다.
정말로 최신의 APM이 필요하다면 컴파일 밖에는 방법이 없다. 패키지 리스트에 올라오는 버전은 항상 최신 버전보다 낮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마지막 라인의 오류 메시지를 잘 봐라. 전부 다는 아니지만, 대개의 경우 마지막 라인의 오류 메세지는 문제 해결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 할 것이다. (gcc 버전이 4.0 이상이어야 한다던가…)
그러나 이제 막 웹을 공부해 볼 요량으로 APM을 설치하는 사람들에게 최신버전의 APM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의미 없는 설치과정에 심력을 쏟기보다는, 패키지 설치 후에 남는 시간으로 남은 설겆이나 하는게 훨씬 유용할 것이다. 이 경우 어머니에게 귀여움을 듬뿍 받을 수 있다.
맞는 말씀입니다. 리눅스, 정말 많이 변했더군요. 그런데 누군가 최신 도큐먼트를 관리하고 정리하는 집단이 필요할 거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부터도 막히면 구글링하는데 거기서 삽질 많이 하거든요. 해당 배포판의 최신 도큐먼트가 어디있는지 모르는 사용자로서는 별 도리 없는 일이니까요.
http://kldp.org
리눅스 도큐먼트 한글화 프로젝트 사이트입니다. 이미 아시겠지만… 대부분의 도큐먼트들이나 최신 이슈들이 다뤄지고 있기 때문에, 말씀하신 ‘관리 집단’에 가장 부합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 곳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활동하는 분들은 영리 목적이 아니라 순수히 오픈소스에 참여하려는 동기로 활동하기 때문에 적극적이고 활발한 활동을 기대하기가 힘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