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분투를 그냥 설치하게 되면 자동적으로 그놈 데스크탑 매니저 환경으로 부팅된다. 그놈은 오래되었고 많은 발전을 거듭한 데스크탑 매니저이므로 일반적인 사용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 (좀 더 가벼운 데스크탑 매니저를 원한다면 Fluxbox나 Xfce를, 무겁더라도 멋진(?) 걸 원한다면 KDE가 적당할 것이다.)
아무튼 그놈에는 기본적인 오디오 플레이어로 리듬박스를 사용할 수가 있다. 아마록이나 기타 등등의 강력한(?) 플레이어보다는 지원하는 기능이 적어도, 나는 아이팟도 없고 무거운건 딱 질색이라 리듬박스 정도가 적당했다. 그런데 문제는 ID(2|3) tag였다. ID tag란 (내가 아는 한) 음원 파일에 곡 정보를 삽입하는 일종의 표준 방식이다. 예를 들어, I_don’t_know_what_this_file_is.mp3 라는 mp3 파일이 있다고 할 때 이런 파일명만 가지고는 해당 곡이 어떤 곡인지, 누가 부른 노래인지, 그 곡이 포함된 앨범명은 어떤지, 장르는 뭔지 등등의 정보를 알아낼 수는 없다. 때문에 파일 안에 그러한 메타 데이터를 포함시키는 것이다. 윈도우즈를 쓸 때는 ID tag에 대해서 별로 신경쓰지도 않았고, 한글 인코딩에도 문제가 없었다. (대부분의 mp3 파일들이 윈도우즈를 통해 교환된다는 사실로 두고 볼 때, 영어야 상관 없어고 한글은 죄다 CP949 등의 방식으로 인코딩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UTF-8로 한글을 (혹은 다른 언어의 글자들을) 인코딩하는 우분투 리눅스를 쓰기 시작하자, 리듬박스가 UTF-8로 인코딩 되지 않은 한글 ID tag들을 무지막지하게 깨진 글자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전엔 별 신경쓰지 않았는데, 특히 리눅스용 오디오 플레이어들은 음원 파일들을 ID tag를 기준으로 정리한다. (물론 윈도우즈용 플레이어들도 그런 방식을 지원했는데, 당시에는 그 기능들을 쓰지 않았다.) 때문에 영어 파일들은 상관 없었지만 한글 파일들을 찾거나 앨범 단위로 정리할 때 문제가 발생했다. 그래서 ID tag를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리듬박스의 파일정보 창을 통해 태그들을 수정하는건 미친짓이다. (나는 1만곡 가까이 파일들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당한 ID tag 수정 프로그램이 없을까 하고 찾아보다가 EasyTAG를 발견하게 되었다.
리듬박스는 그놈 환경이라면 기본적으로 깔려 있으므로 EasyTAG만 깔면 된다. 어렵지 않다.
‘프로그램 -> 추가/제거’ 에 들어가서 검색창에 ‘EasyTAG’를 치면 프로그램이 뜬다. 설치에 체크를 해주고 적용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설치된다.
나는 기본적으로 디렉토리 단위로 앨범을 관리하고 있어서 ID tag들을 수정하는데 편리했다.
ID tag 일괄 수정 방법
1. ID tag를 수정하길 원하는 앨범 디렉토리에 들어가 파일들을 전체 선택한다.
2.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하면 CDDB Search Files… 라는 메뉴가 있는데 클릭한다. 해당 곡 정보들을 기준으로 CDDB라는 온라인 앨범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해 매치되는 앨범 정보를 통째로 가져온다. (단, 어떤 앨범 정보들은 없거나 (대부분 한국 앨범들은 없다.), 결과가 부정확한 경우가 있으니 적용 전에 앨범 데이터를 확인해본다.) 적용하길 원하는 데이터를 선택하면 오른쪽 창에 곡 정보가 뜨고 밑에 Apply를 클릭해서 실제 파일에 적용한다.
3. 파일에 적용된 ID tag들을 확인한다. EasyTAG의 태그 정보 Form들 옆에 보면 조그만 동그라미가 있는데, 이걸 클릭하면 해당 Form에 기록된 정보가 선택된 파일에 일괄 적용된다. Artist나 Year, Genre등은 앨범 내 곡들이 모두 같으므로 만약 CDDB에서 가져온 정보가 맘에 들지 않는다면 이걸로 수정해도 된다.
4. 수정이 다 되었으면 파일 선택 창에서 Ctrl + S를 눌러 ID tag 정보를 기록한다. 또한 ID tag 정보를 바탕으로 파일명을 변환할 수 있는 여러가지 형식들을 지원하므로 이 기능을 이용하면 모든 파일을 예쁘게 일괄적으로 rename할 수 있다.
ID tag를 시간 날때마다 조금씩 수정하고 있다. 은근히 중독성 있는 일과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