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 자란 나라에 반드시 충성해야 할 이유는 없다.
나를 낳은 부모를 반드시 사랑해야 할 이유는 없다.
수직적 상하관계에 속한다고 해서 반드시 권위에 복종해야 할 이유는 없다.
아름다운 것이 좋다고 해서 반드시 거기에 따라야 할 이유는 없다.
다수의 사람들이 약육강식을 사회적 정의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반드시 그 저열함을 인정해야 할 이유는 없다.
네가 좋아하는 것을 반드시 나도 좋아해야 할 이유는 없다.
만인의 공통 목표가 돈이라고 할 때 내가 거기에 반드시 동승해야 할 이유는 없다.
자유의 가장 무서운 적은 자유를 억압하는 외부세계가 아니라,
구속에 길들여진 나의 내부다.
그래서 ‘나의 적은 내부에 있다’는 회의에서는 절대 자유로워 질 수 없다.
그리고 이 회의 조차에서도
언젠가 모든 내적 모순이 서로 충돌하여 사라지고 아무 것도 남게 되지 않을 때,
그러니까 내가 세상과 일자로 마주하게 될 때에야 자유로워 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내가 자유롭기를 희망한다.
‘나는 내가 자유롭기를 희망’한다는 것에서도 자유롭기를 희망한다.
나는 내가 획득할 자유를 이겨내기를 희망한다.
얇은 옷을 입고 폭풍우 속으로 나설 때, 길은 험하고 숲은 깊었다.
나는 언젠가 불안이야 말로 활화산 같은 삶의 원동력이라고 적었다.
나는 괜찮을 것이다.
나는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옳은 길이지만….
시류를 거슬러 가는 건 아무래도 힘들죠?
‘나는 부자가 되기 싫어.’ (이게 가능한 문장인지 아닌지는 일단 접어두고서라도) 라고 이야기 했을 때, 많은 주변 사람들은 ‘네가 아직 세상을 몰라서 하는 말이야.’ 라고 비웃음 섞인 충고를 하더군요.
그들이 정말 절 걱정해서 그런 충고를 한다고는 믿지 않아요. 아마도, 자신이 철저히 믿고 있는 ‘부자가 되는 것이야 말로 만인의 지상목표’를 제가 부정하기 때문에 불안을 느끼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인생의 목표가 ‘부자’가 아닌 사람들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것이라고, ㅎㅎ,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요.
엑스파일 혹시 보셨나요? 거기엔 아무도 믿지 않는 외계인의 존재와, 외계인의 존재 사실을 은폐하려는 정부에 대항하는 ‘멀더’라는 FBI 요원이 나오지요. 사람들은 멀더를 두고 스푸키 멀더(Spooky Mulder)라고 놀립니다. ‘정부는 절대 우리를 속이지 않는다, 외계인 같은 것은 없다.’ 라는 자신들의 절대적인 믿음이 깨지게 되었을 때, 그때 찾아 올 거대한 불안을 견뎌낼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그렇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