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내가 자고 싶었던 여자가 있었어, 바꿔 말하자면 나와 자고 싶었던 여자가 있었던거지.
그녀는 내게 방을 보여주면서 근사하지 않냐고 물었어, 내가 뭐라고 대답할지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
그녀는 머물고 가라고 말하고선 아무데나 앉으라고 했지.
여기저기를 둘러보아도 앉을 만 한 의자가 없더라구.
어쩔 수 없어 양탄자에 앉아서 느긋하게 와인을 마시며 기다렸지.
그렇게 두시까지 이야기를 하다보니까 그녀가 이렇게 말하는거야.
“자러 갈 시간이에요.”
그녀는 아침이나 되어야 할 기분이 나겠다고 하면서 웃기 시작했어.
나는 별로 그럴 기분이 아니라고 하고 욕조 안으로 자러 들어갔지.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난 혼자였어.
새는 날아가버린거야.
그래서 모닥불을 피웠지.
근사하지 않아?
그녀는 이미 모든걸 알고 있었어.
* Norwegian Wood는 원곡에서는 Knowing she would였으나 너무 직설적이라는 제작사의 지적에 따라 존 레논이 Norwegian Wood로 바꾸었음.
비틀즈가 한국 출신이었다면 보르네오 가구를 본따서라고 제목을 지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곤 해요^^
이런 장면이 영화나 음악에서 자주 나오잖아요. 그런데 며칠 더 묵어야 하는 걸까요? 열쇠는 어떻게 하라고 그냥 가는지… 잘 모르겠어요. 낮에 회사로 갖다주고 새처럼 떠나면 되는 걸까요?
모닥불을 피운다 해서 i lit a fire인데, 전 저 문장을 자꾸만 ‘집에 불을 질렀어.’로 읽고 싶어져요.
저 집은 한적한 숲 속에 있는 오두막인데, 사람들도 잘 지나치지 않는 아주 외진 곳이죠. 아침에 일어나 그녀가 떠나 버린 것을 깨닫고는 문 앞에 서서 질릴 것 같은 초록색 숲을 바라보는거에요. 그러자마자 한동안 잊고 있었던 격렬한 감정들이 갑자기 한꺼번에 되살아나서 자기 자신을 주체 할 수 없어져요. 그리고 갑자기 눈빛이 황녹색으로 변하면서 창고에서 휘발류통을 꺼내와서 집 근처에 뿌린 다음 지포 라이터로 불을 붙입니다.
와, 완전 싸이코 스릴러물. -_-;; 요즘에 호러 소설과 영화,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거 같아요.
내가 봤던 책 이야기.
어떤 여자가 짝사랑 하던 남자가 소방관이었는데, 그 여자-예쁘지 않고 뚱뚱한-는 그남자가 자기를 사랑해주길 바랬지요. 당연히.
그래서 자기 집에 불을 지르고 소방소에 집에 불이났다고 신고를 해요.
자기 집에 불을 지른 10분 뒤에 소방관의 여자친구-완전 예쁘고 날씬한 일명 엄친딸-네 집에도 불을 질러요. 여자친구를 그 집 침대에 꽁꽁 묶어놓고.
소방대원들이 전부 그 여자의 집으로 출동한 상태라 결국 소방관의 여자친구는 타죽고, 그 여자는 소방관이 자기를 선택했다면서 즐거워하는 그런 훈훈한 이야기.
-안비슷한가? 비슷한 것도 같기도하고. 🙂
소방서로 돌아 온 소방관은 자신이 출동한 바로 10분 뒤에 또 다른 화재 신고가 들어왔었으며 안타깝게도 출동 가능 인원이 없었으므로 화재를 진압할 수 없었고 게다가 화재가 난 곳이 자신의 여자친구집이었다는 사실을 전해듣고는…
… 이게 다 명박이 때문이라는 푸념과 함께 자신을 짝사랑하는 여자를 받아들이게 되고 결국 결혼에 골인한다.
한편 짝사랑하던 소방관을 남편으로 맞은 여자는 갑작스러운 이야기 전개에 당황한 나머지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소방관에 대한 열정이 식어감을 느꼈고 급기야는 1개월 여의 결혼생활 끝에 소방관에게 이혼을 요구한다.
결국 누구도 행복할 수 없었다.
아무도 사랑하지 못했다.
-이러면 비슷해지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