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긴, 긴 하루가 또 끝나려고 하고
청년은 퍼렇게 동트려 하는 창밖을 바라보며 잠들려고 노력한다
동트기 바로 직전이 가장 어둡다는 이야기는 좀 개소리라고 생각하고
언제나 그렇듯이,
자명한 것들은 너무 흔하게 알고 있는 것이어서 깨닫기가 쉽지 않다
고 어두운 손바닥에 쓴다
청년은 시시때때로 꿈을 꾼다
꿈 속에서의 청년은 애정넘치는 인간이다
꿈 속에서 그는 아주 가끔만 절망한다
스탠드에 팔꿈치를 얹고 콜라를 마신다
그는 궁금해졌다
과연 나만큼 어두운 꿈을 꾸는 사람이 있을까
그에겐 일생이 꿈일 것이다
백만년쯤 전에 지나온 꿈이다
그리고 피식 웃는다
—>
안녕 잔인한 세상아
난 이제 널 떠나려 하네
네가 뭐라고 해도
내 맘은
바뀌지 않아
—>
영원히 살면서
세상의 종말을 보고 싶다
그 이후에 이야기 해 줄 사람이 없더라도
니미… 정신을 잃어야 정의로운 인간이여. 이 정신병적 손가락질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