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요즘엔 쥴리 런던이 날 위로해준다. 괜찮다.’
원영이에게 이렇게 문자를 보내고 까맣게 타들어가는 하얀 태양 아래 그늘을 찾아 숨어들었다. 예비군 훈련장에서, 나는 오랜만에 나를 되찾는다. 그동안 나는 꾸준히 내 안에 현실을 꾸역꾸역 구겨 넣는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가진 모든 것들을 내던졌던 모양이다. 걸어 온 자리마다 흉하게 잔존물들이 널려 있었다. 그리고 다시, 우리 모두는 지루하게 혼자 걸어가야 하는 운명들이란거, 누군가 발로 걷어 찬 것처럼 생각이 났다. 무척 더운 날이었는데, 가슴은 이상하게 얼음 둥둥 떠다니는 것처럼 서늘했고…
일부러 사람들이 먼저 떠난 버스정류장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먼지가 적란운처럼 일어나는 시골길, 낡은 버스에 몸을 싣고 덜컹이며 돌아오는 길, 숲이 푸르다. 버스는 내가 말하지 않아도 착실히 경로를 되밟아 서울로 향한다. 그리고 문득 쥴리 런던이 처연한 목소리로 이렇게 노래부른다.
blue was just the color of the sea till my lover left me…
나는 집으로 돌아가기가 두려워졌다.
형이 그 내던진 것들 중에 우리 과와 관련된 것들도 포함되어 있겠지? 그럼 나도 좀 아플 것 같다…
이번 방학에 00, 01들이 어울려 놀다가 모처럼 건설적인 일을 하나 벌렸어. 우리 과 통합 클럽을 오늘 오픈했다. 자세한 건 나중에… 싸이월드에서 숭실대 철학과 검색하면 나와… 가입하삼. 잠시라도 우리 과를 거쳐간 사람은 모두 환영.
opus의 life is life(live is life였던가..)를 들어봐.
그리고 회원가입은 했다.
더운 여름 무사히 지나가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