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란 말 그대로 하루를 기록한다는 것이다. 어차피 이 카테고리에 쓰는 것은 하루 동안 일어났던 일이므로, 제목에까지 일기라고 붙이는 것은 중복이 된다. 그러나 그렇게 제목을 달지 않으면 견딜 수 없다. 오늘은 이런 날이다.
별 것 아닌 일로 저녁 나절을 보낸다. 학과 서버를 살펴보던 중에 해킹.. 까지는 아니고 그냥 깨작깨작대는 정도의 흔적을 발견했다. 정말 별 일이 아니므로, 그냥 그런 녀석의 IP를 다음부턴 접근하지 못하도록 BlackList에 올려 놓으면 끝나는 것이다. 그런데 BlackList 가운데 학교 내부 어딘가의 IP가 보여서 마음이 언짢다. 왜 이런 눈에 보이는 짓을 할까. 게다가 그 가운데 하나는 학교 컴퓨터 동아리였다. 그 곳 동아리 홈페이지까지 가서 뭐라고 한마디 해놓고 나서야 정신이 돌아왔다. 정말 별 일 아닌데 왜 이렇게 흥분했을까. 그리고 나서 시계를 보니 새벽 한시.
인터넷 뱅킹 보안카드를 잃어버려서 은행에 갔다. 다시 발급 받는데엔 10초도 안걸렸지만, 기다리는데 30분이 걸렸다. 돌아오는 길에 집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던 오래된 컴퓨터 부품들을 네팔로 보냈다. 지금 네팔은 계엄령 상태다. 올 초에 네팔 왕이 정부를 해산했단다. 내가 보내 준 컴퓨터 부품은 과연 아이들에게 잘 전달 될까. 모르겠다. 이래저래 고생하는건 약자 뿐이다.
그래도 어젠 비가 와서 창문을 열어 놓아도 날벌레가 들어오질 않았다. 어젠 이상하게 굉장히 더웠다. 비가 와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