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얘기

엊그제였나, 간만에 악몽을 꾸었다. 꿈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서 중간에 한 번 깼다가 다시 잠들었을 때 또 다른 한 편의 꿈을 꾸게 된다.

#1

내가 FBI 요원인가 뭔가가 되어서 연쇄살인범을 쫓는 상황이다. 범인의 흔적을 찾아 야지의 버려진 도축장에 도달했는데, 도축장이라기 보다 마치 버려진 극장 같기도 했다. 스테이지 위에는 뼈만 남은 소들이 여럿 줄에 매달려 있었다. 군데군데 구멍이 난 천정으로부터 빛이 들어오는데, 환하게 빛나는 기둥같았다. 그 사이로 먼지가 흩날린다.
범인의 흔적을 놓친 것인가 좌절하고 있을 때, 갑자기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머리에 거대한 뿔이 달린 우두인(牛頭人)이었다. 범인은 바로 그였다. 나는 총을 들어 그에게 겨누며 멈추라고 말했는데, 그는 말 없이 계속 내게로 다가왔다. 한 걸음 앞에 당도한 그에게 총을 발사하려고 했지만 역시나 총은 발사되지 않고, 나는 그 뿔에 가슴을 꿰뚫렸다.

#2

자전거를 타고 좁은 벼랑 사이를 위태위태 달리다가 곧 허물어 질 것 같은 아파트 옥상에 닿게 되었다. 밑을 내려다 보니 까마득하게 높은 아파트였다. 나는 자전거를 분해해 일단 밑으로 던져 놓고 내려가는 계단을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파트가 휘청이기 시작한다. 마음이 급해졌다. 내려가는 계단은 굳은 철문으로 닫혀 있었는데, 힘들게 철문을 열고 나니 온갖 잡동사니로 계단은 꽉 막혀 있었다. 하늘은 뿌옇게 흐렸고, 그제서야 나는 고소공포증이 있었다는걸 기억해냈다.

꿈 얘기”에 대한 3개의 생각

    • 적어도 저는 자주 그래요. 집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곳인데, 자동차에 기름이 떨어졌다던가 키가 없다던가 바퀴가 갑자기 사라진다던가 해서 결국은 집에 되돌아오지 못하죠. (웃긴건 전 면허도 없어요.) 먹으면 안되는데 무엇인가가 날 지배해서 억지로 백열전구를 씹어 삼키게 되는 일도 있었고 (날카로운 유리파편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섬뜩한 느낌은 정말..), 앨런 포우의 ‘아서 고든 핌의 모험’에 나오는, 남극의 불길한 흰색 안개가 짙게 깔린 썩어가는 얕은 산호초 해변을 맨발로 걷다가 발이 온통 찢기는 꿈도 꾸었고..
      자주 꾸는 꿈은 #1 처럼 위험한 상황에서 총을 쏘려는데 총이 나가지 않는다는거… 그럼 꿈 속에서 전 이렇게 혼잣말을 하지요. “아 씨발 또 이따구야.” 제발 한번이라도 좋으니 시원하게 괴물을 향해 총을 쏴봤으면…

  1. 나도 오늘은 간만에 꿈이나 꾸었으면 좋겠다….
    어설프게 나마 너의 사주를 봐줄까 하기도.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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