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동생은 실직을 하고 재취업을 준비중이다. 한마디로 백수란 이야기. 나름 토익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지, 토익시험을 두서너달 준비하고 1월과 2월에 걸쳐 두번의 시험을 보았다. (학원도 안다니고 해커즈 토익책을 사서 인터넷 강의로만 공부했다는… 미친놈. -_-;;)
아무튼 그런 연유에, 최근 대부분의 집안 일은 동생 차지다. 청소도 하고 설겆이도 하고 가끔 밥도 해놓고 빨래도 곧잘 한다. 우리집에서 나만 빼놓고 비교적 청결에 대한 올바른 관념을 갖고 있는데, 유독 동생은 그 마무리가 맵씨있다.
오늘 출근하면서 동생이 안방 청소를 하고 있길래 반 농담조로 ‘야, 형 방도 그렇게 청소해봐.’ 했다. 내 방은… 내가 생각해도 더럽다. 정리가 안되어 있다거나, 지저분하다거나 한 수준을 넘어선지 오래다. 오죽했으면 어머니가 ‘너 이런 방에 살면서 건강에 큰 이상 없이 잘 자라준게 고맙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실까.
나는 농담이었는데, 기어이 동생은 내 방을 청소했나보다. 오후에 동생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형, 내 일생 일대의 역작이야. 살면서 이렇게 힘들게 청소한 적은 처음이었어.’
ㅋㅋㅋㅋ
그 뒤로 퇴근하신 아버지랑 어머니가 줄줄이 전화해서 ‘감격했다.’는 둥 ‘이건 전문 청소 용역 업체보다 월등히 나은 수준’이라는 둥 ‘너 동생한테 꼭 수고비 줘야 한다’는 둥 하고 말씀하신다.
내 방 들어가서 적응 못하면 어쩌지?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