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좀 마음이 가벼워진 것 같아?” 내가 물었다.
“아니.”
전혀 놀랍지 않았다. 마음을 연다고 비애가 사라진다는 말을 나는 전혀 믿지 않는다. 단지 슬픔과 비애의 일부만이 타인에게 퍼져나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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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동생을 강간했던 것이다. 그것이 그의 가장 큰 비밀이고 끔찍한 죄악이었다. 나는 귀가 더렵혀진 기분이 들었다. 그것은 꾀죄죄하고도 보잘것없는 이야기였고, 이제 나는 그것을 평생 가슴속에 간직해야 한다.
– 로버트 실버버그, ‘두개골의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