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가 너무 흔들려서 토할 것 같았다. 돈주고 본게 아깝다.
너무 허무하게 끝난다.
‘심지어’ 재미없다.
… 고 말 할 사람들은, 아예 미리부터 보지 말기를 권한다. 특히 토할 것 같다고 한 사람들이 많던데, 건강상의 문제로도 정말 보지 말기를 권한다.
나는 놀랐다. 이건 영화가 아니라 사실이다. 그런데 사실이 아니다. 왜냐하면 칠천원인가 내고 ‘본’ 사실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건 사실이거나 사실이 아니다.
이 영화는 재미없다. 이 영화는 불친절하다. 이 영화는 고객서비스는 하나도 할 줄 모른다. 심지어 이 영화는 공간 지각에 장애를 일으켜 구토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래도 단연코 볼만한 영화다. 영화가 재난 한 가운데로 관객을 ‘모셔가기’ 때문이다. 어떻게 말해야 할까. 이건 제 삼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동정적인 팔레스타인이 아니라, 실제로 팔레스타인에서 테러의 위협과 굶주림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실상이다. 내가 그 입장이 되어 본다는 것이 아니라, ‘되라’고 한다.
개봉 몇달 전부터 부족한 티저 프리뷰만으로 ‘괴수의 정체’에만 관심을 집중시켰던 에이브람스는 스크린 앞에 앉은 관객들의 뒤통수를 친다. 사실 괴수의 모습은 몇 컷 나오지 않는다. 왜냐하면 괴수가 어떻게 생겼냐, 얼마나 쎄냐, 얼마나 잘 부수냐, 얼마나 잘 죽이냐 이런건 이 영화 안에서 전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네가 지금 그 현장에 ‘있다’는 것이다. 스크린 너머에서 팝콘이나 주워 먹으며 ‘관람’하는게 아니라.
이건 어떻게 보면 정말 슬픈 얘기다. 한번도 비극의 실체에 닿아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계의 위협으로부터 고통받는 개인들. 마치 중동지역을 배경으로 한 잘 된 기획기사의 제목같아 보인다. 우리는 기사를 읽고, 공감을 하고, 좀 더 나아간 사람들은 기부를 한다. 그런데 그게 대체 뭐냔 말이다. 여전히 지구 반대편에선 사람들이 생명의 위협을 받고 피흘리며 죽어간다. 절대로 ‘그들’을 ‘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인공의 애인이 총탄에 맞아 죽는 것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는, 그게 우리(관객)의 한계다.
난 마지막 장면에서 정말이지 내 자신이 파편더미에 ‘매몰’되는 줄 알고 기겁을 했다.
써놓고 읽어보니, 이 글도 너무 피상적이다. 그냥 영화관 가서 봐라. 보고 ‘느끼’지도 말고 ‘체험’하지도 말고, 그냥 열심히 도망다니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