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먹으면서 채널을 돌리다가 홍준표 교섭단체 연설에 잠깐 시선이 머문다. 돌려야지 돌려야지 하면서도 쉽게 다른 채널로 못돌렸던 이유는, 징그러운 것을 볼 때 이상하게도 계속 더 보고 싶은 그런 마음과도 같았다.
그는 ‘금산분리의 완화’를 주장하면서 현재 외국 금융자본에 의해 침식된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선 국내 산업자본의 진출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이거 정말 조까는 소리 아닌가. 그의 주장이 가능하려면 국내 산업자본은 외국 금융자본에 비해 현저하게 청렴해야 한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 두 놈 다 놓고 비교해 보면 둘 중 어느 것이 다른 것에 비해 현저하게 청렴하다고 비교할 수는 없는거 아닌가. 옆 집 고양이나 우리 집 고양이나 생선 가게를 맡겨 놓아선 안되는 것이다.
98년 IMF가 어떻게 왔는지 10년만에 잊어버린, 아니 그 10년 동안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고 있던 놈들이란게 뻔한데 그 아가리에 생선을 그대로 던져준다는건, 아효, 생각만 해도 코메디다.
게다가 메가스터디 최진기 선생의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경제 강의만 들어도 뻔히 알 수 있는 현재 국내 경제 상황에서의 기득권 중심의 감세 정책 (종부세 완화 혹은 폐지) 이 얼마나 비실효적인지를 그들은 알고서도 모른척 하는 것 같다.
나는 티븨나 사진에서 홍준표를 볼때마다 정말 같잖은 생각이 든다. 겉으로는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느라 잔뜩 무거운 표정이지만, 피부와 두개골의 두께 너머에서 기득 상황을 어떻게 해서든 공고히 하기 위해 뉴런과 시냅스가 열나게 화학물질을 교환하는게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아, 시중에서 이런 놈들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아주 간료하고 아름다운 단어가 하나 있다. “이런 조까튼 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