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거 하나 푼다.
이런건 원래 혼자만 야금야금 들어야 제맛인데..
닉 케이브는, 개인적인 평가로는, 이 곡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문제적인 아티스트 대열에 속할 수 있고 생각한다.
이 곡을 들으면서 나는 이상한 상상을 한다. 뭐였더라, 무슨 만화였는데. 연쇄살인범이 있고 십년간이나 그를 뒤쫓는 형사가 있었다. 어느 어두운 빈 공장에서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둘은 운명처럼 만나게 되고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긴장감 속에 결국 살인범은 형사의 총에 맞아 죽게 된다. 그리고 그 후, 형사는 자신이 쫓던 살인범의 범행 수법대로 살인을 저지르는 또 다른 연쇄살인범이 된다는 그런 이야기. 엑스파일에서 봤던가. 결국 어떤 악의적인 영혼이 죽기 바로 직전에 자기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사람의 육신 속으로 스며든다는 것이다.
음악에도 어떤 악마, 혹은 신이 있어서 광기에 찬 명곡을 만들고 또 다른 음악가로 옮겨가는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