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과 하루(Eternity and a Day)

설문 같은데 보면 ‘가장 좋아하는’, ‘가장 감동받은’ 하는 문두의 질문들이 있다. 이런건 매우 곤혹스럽다. 아니면 내가 ‘가장’ 이란 말에 두드러기를 일으켜서 그런지는 몰라도.

하지만 딱 하나 예외가 있다면,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테오 앙겔로풀로스의 영화다.

제발 부탁인데, 이 글을 본다면 아래 두 곡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들어보길 바란다. 몸에 힘을 빼고, 눈을 감고. 담배나 커피 정도는 함께 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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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은 음악을 뛰어 넘고 이야기는 영상을 뛰어 넘으며 인생이 그 이야기조차 뛰어넘는 영화. 아득한 환상과 가슴 저림과 인간에 대한 애정과 눈물, 슬픔 그러나 눈부신 안개… 이런 것들이 서로 화해하는 영화.
그의 영화는 어떤 것이나 그렇다. 작년 사티형과 소운누님의 도움으로 찾았던 부산영화제가 아니었으면, 그 이후 내 삶은 지금보다 백팔만배정도는 더 불안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기쁘고 나는 눈물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