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그러니까 걔가 누구냐.. 내 큰외삼촌의 아들이니까 그냥 동생이지. 그래, 그 녀석이 입대한지가 정말 엊그제 같은데 얼마전에 제대했단다. 집도 근처여서 오랫만에 외가쪽 식구들과 조인트 어쩌구 저쩌구를 했고 유황오린가 황토구인가 뭔가 하는걸 먹으러갔다. 왠지 어른들하고 술 마시면 거부하기 힘든 것도 있고 해서 오랫만에 폭주. 한 두병 반은 먹은 것 같다. 뒷부분은 잘 기억 안나서 생략. 덕분에 오늘 내내 토하고 누워서 낑낑대고 난리도 아니었다.
맞아, 좀 기억이 엉켜있다. 사실은 꿈이었는데, 현실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내가 어젯밤에 집에 오면서 게토레이를 사왔다고 한다. 엄마가 아침에 약 사올까 하는걸 됐다고 하고 있던 중에 게토레이가 엄청 먹고 싶었다. 몸을 움직일 힘은 전혀 없었고 징징대다가 어렵게 엄마한테 나 게토레이가 엄청 먹고 싶은데 움직일 힘이 없다. 좀 사줘. 했더니 이 미친것아, 너 어제 게토레이 사왔잖아. 하는거다. 냉장고에 가보니까 거짓말처럼 게토레이가 있었다. 신기하기도 하지.
간만에 엄청 토했다. 토하면서 온통 붉은 물 밖에 안나오더군. 혹시 위장출혈이 아닐까 걱정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어제 마지막으로 수박을 엄청 먹었던거다. 그렇군. 이건 수박의 잔해로군 했다.
오후엔 일어나서 한빛안경랜드에서 생일축하한다고 우편으로 보내준 로또복권을 맞춰봤는데, 하나도 맞은게 없어서 좀 허탈했다. 하루종일 누워 있었더니 머리도 아프고… 이래저래 의미없이 보낸 주말.
저녁엔 조배준 녀석한테 수신자부담 전화가 걸려왔었고 일주일 후에 휴가를 나온다는 얘기를 했다. 우째, 잘 사냐, 했더니 담달이면 병장이야, 하고 우하하 웃는게 잘 사는듯 보인다.
뭐 좀 오해가 있었고 그건 아마도 꿈이었는가 싶었다.
저녁으로 갑자기 자장면이 먹고 싶어서 자장면을 시켰다. 놀랍게도 오분도 안되어서 배달원이 왔다. 이렇게 빨리 배달되는건 처음이다.
피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