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뱅킹과 보안

워낙 게으른 탓에 뭐든 움직이지 않고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처음에 조금 성가시더라도 일단 그러한 시스템을 꾸며놓는게 내 성미에 맞다. 종종 인터넷에서 물건을 살 때 신용카드가 없어서 무통장입금으로 결제를 해놓고 은행까지 가서 계좌이체를 하는 것이 너무나 귀찮아, 인터넷 뱅킹을 신청한지도 벌써 수년 전 일이다. 이제는 인터넷 뱅킹으로 계좌이체를 하는 것조차 귀찮아서 체크카드를 신청해 사용하고 있다.
은행도 늘어가는 창구 관리비용과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 인터넷 뱅킹이나 ATM을 이용한 은행거래에는 인센티브를 주는 반면에, 간단한 입출금 거래를 가지고 창구에까지 오면 엄청난 수수료를 물리는 등의 패널티를 주고 있다. 그러한 패널티 자체가 은행으로써 감수해야 하는 당연한 서비스 비용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비용을 무조건적으로 고객에게만 전가하는건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일이지만, 창구에 가본지도 한참 오래전의 일이고 무엇보다 인터넷 뱅킹이나 ATM으로 거래시 수수료가 없거나 거의 없다는 사실은 커다란 매력이다.
만약 집에 컴퓨터가 없다면, 은행에 설치되어 있는 인터넷 뱅킹 전용의 공용컴퓨터를 이용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창구에서 번호표를 뽑고 한참이나 기다릴 필요도 없고, 중언하는 바 수수료도 아낄 수 있다.

얼마전 사용자의 키보드 입력을 중간에 가로채서 인증서를 재발급받아 타인의 계좌에서 인터넷 뱅킹을 통해 거액을 불법 인출한 사건이 있었다. 어차피 ID, PASSWORD 인증방식을 근간으로한 (크게 보면 공인인증서도 ID, PASSWORD 인증을 좀 더 복잡하게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현존하는 인증시스템 내에서는 계속적으로 이러한 범죄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아예 획기적으로 생체정보를 통한 인증이나, 별도의 하드웨어적인 Key를 발급하는 등의 시스템적인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그 무엇도 안전할 수 없다. 그러나 생체정보나 하드웨어 키로의 전환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그때문에 발생하게 될 비용은 과연 누가 부담할 것인가? 은행이? 아니면 고객이?
그렇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사용자 쪽에서 최대한 이런저런 것들을 조심하는 것 밖에, 자신의 계좌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런데 원래 하고자 했던 얘기는 이게 아니었다. 나는 좀 화가, 아니 짜증이 났다. 불법 계좌 인출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내가 거래하던 은행사들은 비교적 보안에 대해, 일종의 너그러움을 갖고 있었다. 그 너그러움이란, 소위 해킹 방지 프로그램 이라는 것을 깔지 않아도 성가시게 그걸 다시 깔겠냐는 메시지를 띄우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보안에 민감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딱히 백신을 쓰지 않더라도 (나는 램에 상주해서 시시때때로 내가 사용하는 모든 메모리나 네트워크 트래픽, 심지어는 메일까지 감시하는 백신을 완전 싫어한다.) 지금까지 바이러스때문에 고생해본 적이 없다. 이건 내가 몇가지 원칙을 지키기 때문이다. (게다가 방화벽 기능이 제공되는 인터넷 공유기를 쓰기 시작했을때부턴 웜에 대해서도 신경쓸 필요가 없었다.)
어쨌든 공인인증서를 위한 기본 프로그램과, 끽해야 네트웍 트래픽을 감시하는 것처럼 보이는 보안 프로그램을 더 깔겠냐고 묻는게 전부였다.

그러나 사건이 일어나고 다음부턴 인터넷 뱅킹을 하러 사이트에 접속하는게 굉장히 성가시게 되었다. 일단 공인인증서를 위한 프로그램을 깔고, 키보드 해킹 방지 프로그램을 깔며, 네트워크 트래픽을 감시하는 프로그램을 또 깔고, 거기다가 하드를 검색해서 알려진 해킹툴이 있는지 없는지까지 확인하는 프로그램을 깐다. 도합 4개나 내 시스템이 깔아야 하는 것이다. 깔기 싫다고 ‘아니오’를 선택하면, 페이지가 바뀔때마다, 혹은 현재 페이지 내에서도 자꾸만 깔겠냐고 묻는다.
나는 왜 이것이 선택적으로 깔게 되어 있지 않은지 이해 할 수가 없다. 나는 은행이 추천하는 보안 프로그램들이 그다지 효율적으로 돌아간다고 믿지도 않으며, 심지어 이 플러그인 류의 프로그램들은 인터넷 뱅킹을 종료해도 여전히 종료되지 않고 시스템 트레이에 남는다. 이건 또 하나의 공해다.

물론 요즘의 크래킹 유행은 점차적으로 서버 중심에서 클라이언트 중심으로 옮겨가는 것 같다. 즉, 엄청난 방화벽과 관리인원에 의해 섬세하게 감시되는 서버 자체를 크래킹하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보안에 취약한 클라이언트의 말단을 크래킹해서 서버로 침투하는 것이다. 은행이 이것에 매우 민감하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그까짓 보안 프로그램 몇 개 깔았다고 해서 사용자를 크래킹의 위험으로부터 완전히 보호하고 있다고 믿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만약, 이러한 공개된 보안 툴들을 원천적으로 무력화 시키는 크래킹 툴이 먼저 사용자의 시스템에 설치되어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아직까지 그런 툴이 있다는 이야긴 들어보지 못했지만) 또 사용자는 이러한 툴들에 너무나도 의존한 나머지, 공용 컴퓨터에서도 인터넷 뱅킹을 시도할지 모른다. 이러한 보안 툴들이 자신을 지키는 한 안전하다고 믿으면서 말이다.

보안에 가장 큰 구멍은 바로 인간이다. 계속적인 사용자 교육에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 보안 툴을 설치하는데 드는 비용보다 결과적으로는 더욱 큰 가격대 성능비를 낼 것이다.

이도저도 싫다면, 그냥 계속 창구거래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통장만 잃어버리지 않는다면, 이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Alien Hand Syndrome(외계손 증후군)

요즘들어 키보드를 바꾼 탓인지, 자꾸만 가장 기본적인 문장에서 오타를 낸다.

외계손 증후군이란 뇌량(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부분)에 문제가 생긴 이들에게서 드물게 발생하는 증상인데, 주로 사용하는 손의 반대편 손을 제대로 통제 할 수 없는 현상을 수반한다.
환자는 물론 ‘외계손’화 된 손의 존재를 자각할 수 있고 감각도 느끼지만, 통제가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경우 ‘외계손’은 아무런 의미 없는 움직임을 보인다. 그러나 정말 드물게, 이 ‘외계손’이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purposeful) 움직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를 테면, 옷을 입을때 정상인 손이 단추를 채우려고 하면, 외계손은 반대로 단추를 풀기 위해 정상손을 방해한다. 옷을 찢기도 한다. 어떤 실험에서는 최면으로 인위적인 ‘외계손’의 암시를 준 사람에게 슈퍼마켓에서 몇가지 물건을 사오도록 시켰는데, 그를 숨어서 관찰한 결과 ‘외계손’의 암시를 받은 손이 자신도 모르게 ‘아무 물건이나 훔쳐서 주머니에 넣는’ 광경이 목격되기도 했다. 물론 그 자신은 그러한 행위를 자각하지 못했다.

외계손 증후군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부분은 바로 이 ‘퇴행적인 행위’다. 분명 손은 정상적인 뇌가 자각하지 못하는 행위를 하게 되는데, 이것이 뭔가 의미를 갖는 행위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그것은 반사회적이며, 난폭한 행위로 나타난다. (때리기, 꼬집기, 훔치기, 부수기 등등)
아직 이 분야에 대해 깊은 연구가 선행된 바 없기 때문에, 또한 전공도 아닌 분야기 때문에 뭐라 짚어 말할 수는 없지만 내 생각에 아마도 이것은 존재가 예상되기는 하지만 누구도 존재함을 증명하지 못한 ‘무의식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M_ ‘외계손 증후군’에 관한 몇가지 스크랩 more.. | ‘외계손 증후군’에 관한 몇가지 스크랩 less.. |

http://www.madsci.org/posts/archives/dec97/878684062.Ns.q.html

Alien hand syndrom is a rare side effect of Corpus Callostomy surgery
that has been performed on Epilepsy sufferers.

Can you tell me more about it?

외계손 증후군은 간질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뇌량(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부위) 수술의 부작용으로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이것에 대해 더 알려줄 수 있나요?

http://www.madsci.org/posts/archives/dec97/878684062.Ns.r.html

ALIEN HAND OR ALIEN LIMB SYNDROME This is a situation in which the limb seems to be functionally unconnected to the body, but is not paralyzed. The patient has no voluntary controll over the limb.It has been described after callosotomy, and also in corticicobasal degeneration. It is similar to disturbances related to the parietal lobe, where patients seem to lose the knowledge of certain parts of their bodies.

[외계손 혹은 외계팔 증후군] 이것은, 마비된 것도 아니면서 팔이 몸과는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증상입니다. 환자는 자신의 팔을 정상적으로 컨트롤 할 수가 없습니다. 뇌량 수술 후나 corticicobasal(?) 퇴행증상 가운데 발견됩니다. 두정엽(parietal lobe)과 관련된 장애로 보여지며, (그곳에 이상이 생기면) 환자는 ‘자신의 몸’이라고 인식하는 부분에 대한 ‘앎’을 상실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어디까지가 제 몸인지 뇌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의미.)
‘Alien Hand’ Syndrome
Turns Limbs Monstrous
By E.J. Mundell
http://dailynews.yahoo.com/h/nm/20000221/hl/dsb_51.html
2-21-00
외계손 증후군이
팔을 괴물로 만든다.
E.J. Mundell

NEW YORK (Reuters Health) — Like victims in a horror film, patients with a rare syndrome known as ‘alien hand’ feel disassociated from one of their own hands, insisting that the hand is ‘possessed’ by a force outside their control.

뉴욕 (Reuters Health발) — 공포영화의 희생자처럼, 외계손 증후군이라고 알려진 희귀한 증세를 앓는 환자들은 그들의 팔이 따로 분리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된다. 마치 다른 외계의 강력한 힘에 의해 팔이 ‘지배’된 것 같다는 것이다.

The condition typically arises in the aftermath of brain surgery, stroke, or infection. Patients can feel sensation in the hand, but believe that it is not part of their body, and that they have no control over its movements. In some cases, ”alien hands can perform complex acts such as trying to tear clothes or undoing buttons,” explain neurologist Dr. R. Inzelberg and colleagues at Hillel Yaffe Medical Center in Hadera, Israel.

이 증세는 전형적으로 뇌수술이나, 뇌에 충격을 받거나, 뇌의 감염 등으로부터 발병한다. 환자들은 매우 민감하게 손의 ‘존재’를 느끼지만, 확실하게 그 손이 자신의 일부분이 아님을 자각하며, 손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한다. 어떤 경우에는 “외계손(외계손 증후군을 앓고 있는 환자의, 통제를 벗어난 손)이 매우 복잡한 행동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를테면 옷을 찢는다거나, 단추를 푸는 것이다.” 라고 이스라엘의 Hadera에 있는 Hillel Yaffe 의학 센터의 Inzelberg 박사 연구팀은 말한다.

Writing in the February issue of the Journal of Neurology, Neurosurgery, and Psychiatry, the Israeli team describes a case of ‘alien hand’ associated with a possible case of Creutzfeldt-Jakob disease (CJD), a degenerative brain disorder caused by infectious particles called prions.

2월에 뇌신경학과 신경외과 그리고 정신의학 등에 관련된 잡지에 (그들이) 기고한 바에 따르면, ‘외계손 증후군’은 Creutzfeldt-Jakob병(CJD)이라고 불리는 몇몇 경우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CJD란 프리온이라고 불리는 전염인자가 유발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The patient in question, a 70-year-old Argentinean man, underwent a swift neurological decline — including hallucinations, memory dysfunction, behavior change and alien hand — possibly caused by CJD. “At times,” the researchers report, “(his) left arm would spontaneously rise in front of the patient during speaking…. He was unaware of these movements until they were brought to his attention.”

(이 병을 앓고 있는) 일흔살의 아르헨티나 노인의 경우 CJD로 유발된 급성 신경 쇠퇴증(swift neurological decline : 대충 해석한거)을 겪고 있는데, 이것과 함께 ‘환상’, ‘기억장애’, ‘외계손 행동’ 등의 증상을 수반하고 있다. (그 노인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에 따르면, “(그의) 왼팔이 환자가 이야기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들려지고… 연구자들이 주의를 주기 전까지 환자는 그러한 움직임을 눈치채지 못했다.” 고 한다.

Isolated reports have linked alien hand with CJD in the past. In one case, “the alien limb performed complex actions such as unbuttoning (the patient’s) blouse and removing a hair pin.” In another, a woman found herself “powerless” to prevent her hand from repeatedly touching her eyes and mouth.

과거에도 CJD와 외계손 증후군과 관련된 증상들이 보고된 적이 있다. 어떤 경우에 “외계손이 (환자의) 웃옷 버튼을 풀거나, 머리핀을 빼는 등의 복잡한 행동을 하기도 했다.”. 다른 여성의 경우, 그녀는 자꾸만 자신의 눈이나 입을 만지려고 하는 (외계)손을 떨칠 수가 없었다. (외계손의 힘이 너무나 쎄서)

According to the study authors, various types of brain injury appear to trigger distinct subtypes of alien hand. For example, in right-handed persons, injury to the corpus callosum — a bundle of nerves connecting the two halves of the brain — can give rise to “purposeful” movements of the left hand, while injury to the brain’s frontal lobe can trigger ”grasping” and other purposeful movements in the dominant (right) hand. In other cases, “aimless movements of either hand” occur in patients affected by injury to the brain’s cerebral cortex. And the authors note that more complex alien hand movements — such as unbuttoning or tearing of clothes — are usually associated with brain tumors, aneurysm or stroke.

연구팀에 따르면, 매우 다양한 형태의 뇌손상이 (서로 구분되는) 다양한 외계손 증상을 일으킨다고 한다. 예를 들면, 오른손잡이인 사람의 경우, 뇌량에 발생하는 손상이 왼손에 “의도적인” 움직임을 하도록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전두엽에 발생하는 손상이 “탐욕스러움(탐식)”과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오른손에 다른 의도적인 움직임의 신호를 보내는 것과 대조된다. 대뇌피질에 발생한 손상이 “양손에 의미없는 움직임”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리고 연구팀은 외계손의 복잡한 움직임이 (단추풀기, 옷찢기 등) 보통 뇌종양이나 동맥류나, 뇌진탕 등과 관련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In every case, patients retain sensation of feeling in the affected hand or arm, but lose any sense of control over the renegade limb. “They may struggle to stop the movements,” Inzelberg told Reuters Health, “restrain the limb, punish it, talk to it, personify or refer to it as a third person. The may even say that an evil spirit exists in the hand. In a sense the hand is the ‘Other.”’

모든 경우에, 환자들은 외계손(팔)에 감각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에 대한 통제권은 상실한 상태다. “환자들은 이상 움직임을 멈추려고 매우 애를 씁니다.” Inzelberg박사는 말한다. “팔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억누르기도 하고, 벌을 주거나, 달래거나 하는 등, 마치 손이 제3의 인격체인 것처럼 행동합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자기 손에 악마가 깃들었다고 이야기하기도 하지요. 결론적으로 그들이 ‘외계손’에 대해 갖고 있는 기본적인 인식은 ‘외인(外人)’ 입니다.”

The study authors note that one common factor between the diseases associated with the phenomenon is that all these disorders involve several parts of the brain at once, suggesting that simultaneous damage to the parts of the brain that control movement may be responsible. In essence, Inzelberg explained, there is a “disconnection between parts of the brain which are involved in motor (voluntary muscle) control.”

이 현상과 관련된 질병의 원인들은 하나의 공통된 사실을 갖고 있는데, 그것은 이 모든 장애(disorder)가 동시에 뇌의 여러부분과 얽혀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움직임을 통제하는 뇌의 부분들의 서로 연관되어 손상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질적으로, “움직임(불수의근)을 제어하는 뇌의 여러 부분이 단절되어있음(disconnection)”을 의미한다고 Inzelberg박사는 설명한다.

Unfortunately, there is currently no treatment for alien hand. According to the Israeli researcher, all patients can do to control the problem is to keep the hand “occupied” by having it hold an object.

불행하게도 현재로써는 이 ‘외계손’에 대한 치료방법이 없다. 이스라엘 연구팀에 의하면, 환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문제가 되는 손에 무언가를 들려줌으로써, 손이 계속적으로 ‘점유(occupied)’된 상태로 두는 것 밖에 없다고 한다.

Based on their findings, the investigators advise that Creutzfeldt-Jacob disease be added to the list of neurological disorders that prompt ‘alien hand.’ Inzelberg says future studies are planned “to understand better the mechanisms involved in this rare condition.”

그들의 발견에 근거하여, CJD가 신경학적 장애 분류에 ‘외계손’이라는 이름으로 추가되었다. Inzelberg박사는 앞으로 “이러한 희귀한 증상을 계속적으로 연구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SOURCE: Journal of Neurology, Neurosurgery and Psychiatry 2000;68:103-104.

_M#]

아주 무거운 상상

원래 이 글은 전혀 다른 제목으로, 다른 내용을 가지고 있었다. 쓰다가 만 글인데, 다시 수정해서 올리려다가 왠지 기분이 묘해서 다 지워버리고 다시 쓰고 있다.
제목은 ‘아주 즐거운 상상’이었다. 야한 얘기는 안나온다. 요새 곧잘 혼잣말을 한다. 대개는 ‘아 씨발 이거 왜 이래’, ‘대체 뭐가 문제야’, ‘졸라!’ 등등이다. 그러다 정말 대개는 ‘역시’, ‘난 졸라 천재야’, ‘뭐 이런게 다 있어’ 등등으로 끝난다. 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충돌, 수습. 뭐 그런거. 그런데 아주 예전엔 친구들하고 있을때나 욕을 섞어가며 얘길 했지, 퍼블릭 도메인에선 의식적으로 욕이 안나오도록 조심했다. 아, 그렇다고 해서 내가 무슨 후천성욕안하면입안에철조망돋힘증후군 같은거에 걸렸다고 생각하시면 안된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거나, 그렇게 생각이 된다거나, 역시 넌 그랬구나 하고 생각하거나 말거나 나하곤 상관없지만, 어쨌든 그렇다는 얘기다. 아, 그러니까 요즘엔 안그런다는 얘기가 되는 것 같다. 요즘엔, 심지어 무의식적으로 부모님 앞에서 나도 모르게 욕이 튀어 나온다. 물론 부모님을 향해서 하는건 아니고, 그냥 감탄사 대신에 욕이 나오는 정도다. 입 밖으로 욕이 튀어 나가면, 나도 깜짝 놀라고 (내색은 안하시지만) 부모님도 놀라는 것 같다. 내가 요즘 지극히 인간적인 수준을 벗어나 신인류로 변태하는 중이라서, 가급적이면 집안 누구도 나를 건드리려고 하지 않는다. 건드리면 설금설금 돋던 날개가 떨어질지도 모르니 말이다. 부모님 앞에서 욕을 한다고 개만도 못한 놈이라거나 후레쉬자식이라던가 졸라 미친새끼라던가 하고 생각해도, 뭐 나하곤 상관없는 일이지만, 뭐 그렇다는 얘기다. 그리고 왜 무거운 상상이냐, 혹은 희망일까, 에 대해서 얘기하겠다. 작년인가에 어딘가에서 시규어 로스, 라는 아이슬란드 4인조 롹그룹을 알게 되었다. 한때, 잠깐 헤어나지 못할 정도로, 아주 야금야금 녹아버렸다. 물론 그 뒤로 에릭 크립튼 다시 듣기 프로젝트라던가, 자나깨나 재즈사랑 깨진파일 다시보자 운동 등으로 간신히 정상생활로 복귀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깜빡깜빡 생김새도 잊어버릴 것 같은 첫사랑, 그 희미한 기억처럼 묵묵하게 하드 속에 쟁여뒀던 그들이, 한창 뜨거운 여름이 발악해볼까 준비운동하는 지난 칠월 중순경 느닷없이 버스를 기다리려고 정류장에서 하염없이 한겨레에 눈을 팔고 있던 내 귓가를 울려버렸다. 사실 운건 내 마음이었다. 마음이 울자 귀가 따라 운 것 뿐이다. 그러니까 머리카락군이 귀야 왜 울어, 같이 울까? 하고 위로해주는 바람에 그 광경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내 눈도, 그만 울어버렸다. 뜨거운 여름에. 버스 정류장에서. 미쳐 버스가 당도하기도 전에. 아스팔트가 미쳐,
녹아버리기도 전에,
말이다.

어딘가에서 시규어 로스의 리뷰를 읽은 것 같다. 그들은 완전한 異세계의 롹커들이다. 톨킨이 지구를 잠시 떠나서 집필활동에 전념할 때에, 그는 완전히 비현실적인 현실세계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심지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종족의 언어까지 만들어낸다. 인터넷에선 이 언어로 쓰고 읽는 연습을 위한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시규어 로스는 그들의 음악을 위해 그들만의 언어를 만들었고 그 언어로 노래를 부른다. 기묘한 이 언어는, 희안하게도 전세계, 민족, 국경, 언어, 경제력, 피부색, 성별, 나이, 장애, 신분, 계급, 식습관, 성적취향, 욕의 구사능력을 떠나서 공평하게 같은 메세지로 이해된다. 그 메세지를 여기에서 소개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한 일이거니와, 소개하려면 나도 그 언어를 배워야겠는데, 아무래도 그 언어는 말만 있고 문자기호는 없는, 칠백만년전에 인간이 아직 졸라 미개할 때 인간의 형제를 자처하여 지상에 강림했다는 라엘리안들이 사용했던 언어인 것 같다. 그들은 그 언어를 ‘희망어’라고 부른다, 라는 대목이 갑자기 버스 정류장에서 떠올랐다. 희망어. 희망어. 이 무수한 족쇄들아. 나를 단단히 감아다오.
희망어로 부르는 롹은, 그러나 깊푸른 심연의 색이다. 철저하게 정리되고 검증하고 반드시 희망이어야 할 것, 들로만 이뤄진 인공의 냄새가 난다. 아니, 어쩌면 그건 희망어가 아니라 일상어인지도 모른다. 공기만큼 가볍고 투명한 언어가 일만미터 심해에서 억만겁을 살아내야 하는 괴어처럼 경쾌하면서도 무겁게 흔들리다니.
희망이 무거워, 너무 무거워. 내겐 가벼움이 너무 무거워. 무거움은 너무 가볍지. 너흰 이걸 이해 할 수 있니? 왜 아침 산에 놀러 온 구름이 소스라치게 하늘로 돌아가는지, 상상 할 수 있니? 어떻게 사십오억년동안 파도가 해안으로만 밀려왔는지, 감당할 수 있니? 아주 작은건, 아주 작은 걸로 끝나지. 넓게 봐. 인간을 전체로 봐. 나는 이제 이 말이 들려. 어느 누군가, 가 아닌 인간이 내는 소리가 들려. 인간을 전체로 봐. 어느 누군가가 아냐. 전체야.

다시 아주 기분이 좋아졌다. 심지어 입꼬리가 재밌게 흔들렸다. 웃음이 나오려는 징조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을 때, 하나님이 말했다. 내 안에 있는 것들아, 서로 사랑하라.

천구백구십오년.

천구백구십팔년.

이천삼년.

이천오십사년.

삼만 칠천칠십년.

이십오역육천만년.

태양이 지금의 두배로 부풀어 오름.

칠십억년, 쯤.

태양의 지름이 지구와의 거리에 반.
지구에서 보는 태양은, 천구의 반을 가린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시작한다.

백오십억년.

뻥! 쾅! 우르릉!
거짓말. 거긴 소리가 안나요. 아무 소리도 안나요. 그냥 빛이 번쩍, 하다가 서서히 사그라들어요.

엔딩 크레딧 종료.

The END.

갑자기 막이 열리며 감독 등장.

인간 여러분. 즐거우셨습니까? (네!) 이렇게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이것은 굉장히 무거운 주제였지만, 전체적으로는 매우 가벼운 톤으로 읽히도록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아무쪼록 가시는 길 무사히 되밟아 가시길 바랍니다.
출구는 왼쪽입니다.
간혹 오른쪽으로 가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거긴 화장실입니다.
다시 한 번, 이 오랜 시간동안 끝까지 죽지 않고 버텨준 인간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전해드립니다.

ok마트 아저씨 & 오늘

낮에 우리집 특별식, 냉국수를 해먹기 위해서 냉면육수를 사러 ok마트에 갔다. 날은 어느때보다도 투명했지만, 전체적으로 어딘가에서 거대한 난로를 켜 놓은 것처럼 뜨거웠다. 구름이 나무처럼 자라난다. 하늘은 파랬다.

주섬주섬 냉면육수와, 9V짜리 배터리를 계산대에 올려 놓고 담배도 사려고 하는데 주인 아저씨는 계속 누군가와 통화중이다. 나는 그의 통화가 기다릴때까지 잠시 기다린다.

“… 신한은행이라니까. 입금 안됐어? 몰라 있다 다시 해. 손님왔어, 지금.”

“디스 플러스도 한 갑 주세요.”

문득 그의 핸드폰이 낯익다는걸 발견했다. 자세히 보니, 그 희귀하다는 … 내 핸드폰과 동일한 모델이었다. (나는 내 핸드폰 모델명도 모른다.) 지금 사용중인 핸드폰을 사용한지가 거의 일년 반이 넘어가는데, 같은 모델을 사용하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핸드폰을 꺼내,

“어랏? 저하고 똑같은 핸드폰 쓰시는 분 처음 봤어요.”

“네? 아.. 으하하. 그렇네요, 저도 처음 봤어요.”

“이거 괜찮죠?”

“네, 싸고 그냥저냥 쓰기엔 딱 좋더라구요, 근데 배터리가 빨리 달아서 바꾸려고…”

“엇, 저도 최근에 들어서 이상하게 배터리가 빨리 닳던데?”

“그래요? 저도 괜찮다가 요금에 그러더라구요. 얼마나 쓰셨어요?”

“한 일년 반?”

“저도 그래요. 이 모델이 아마 그때쯤 나왔던 것 같아요. 일년 반 지나면 배터리가 다 그렇게 되나봐요.”

하고 대화를 나눴다. 생각해보니까 최근 몇 달 간, 잘 모르는 사람과 잡담을 나눈게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았다.

검은 비닐봉지에 냉면육수 4개와 배터리, 담배를 넣어서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오면서 까닭없이 서글퍼졌다. 자꾸 내가 물리적으로 닳아서 없어지는 것 같다. 어제는 오른쪽 새끼 발가락이, 오늘은 엉덩이가, 하는 식으로.
후줄근한 내 자신을 상상하는건 정말 자신이 없지만, 가끔 꿈에서,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내 모습이 보이곤 하는데, 나는 어느 무더운 여름날 노랗게 땀에 절은 반팔 와이셔츠에 검은 양복바지를 입고 연신 얼굴에서 땀을 훔쳐내며 짜증나는 것도 아니고 화가 나는 것도 아니면서도 전체적으로 구겨진 표정을 하고 누군가에게 짜증내는 것도 아니고 화를 내는 것도 아니면서 전체적으로 모난 투로 말을 건내는 것이다.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 는 심하게 축약된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서, ‘그것이 인생’ 이라는 말로 얼버무린다면, 그건 또 그것대로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그건 정말 아무런 의미가 없다.
또, 그렇다면 ‘삶은, 의미인가’. 그건 아무도 모른다. 나는 의미이기를 바란다. 어쩌면, 피아졸라의 센트럴 파크 공연 실황 앨범 가운데, ‘astor’s speech‘라는 트랙을 들으면 확실히, 삶이 의미라는데 동의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