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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은 죽음으로 흐른다. 물을 마셨다. 어둡게 출렁거리는 검은 바다, 처얼썩. 문득 작년 시월 부산 무슨무슨 콘도 앞 방파제가 떠오른다. 검은 바다가 무한히 널려있었다. 어디가 뭍이고 어디가 바다일까. 경계가 꺼멓다. 문득 사람들은 생각났다는 듯이 바다로 걸어가다가, 어느 사이에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 죽었고, 아마 게시판에서 아이디 몇 번을 보았을까, 잘 기억나지 않는다. 젊은이들이 죽는다. 퍼런 살깣과 검은 허파를 지닌 채 두꺼운 생활의 모양을 머리에 이고, 정신을 차리면 죽어있다. 자꾸만 살아 있음을 까먹는 시대.

찾아보니 어딘가에 ‘비극이 어디로부터 오는가’를 알았다고 적은 적이 있더라. 뻥이었어. 나는 아무 것도 알지 못해.

아, 제발 죽지 마라. 다들 죽지 마, 내가 먼저 죽기 전까지. 잘 모르는 사람의 죽음도 이리 나를 뒤흔드는데, 당신들의 죽음이 과연 날 어디까지 몰고갈지 감히 알 수 없어. 미안하지만, 죽게되면 내가 먼저 죽을래. 정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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