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t take my eyes off you

여기는 일산. 마지막 담배를 피우고 있다는 것은 매우 치명적이다. 언젠가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된다면 그 곳은 더 이상 지하가 아니길 바란다고, 지나가는 투로 말했다. 그런데 지상도 매우 어둡다.

참, 아침에 대충 슈퍼에서 사 온 인스턴트 북어해장국 한 블럭을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내 생각하면서 먹도록. 그리고 물은 꼭 사 두도록 해라. 급하게 주전자에 수돗물을 끓여두었다. 게토레이도 한참이나 남았다. 그런데 방이 어둡다. 괜찮다. 나는 어두운 것에 익숙하다.

The Blower’s Daughter

And so it is
Just like you said it would be
Life goes easy on me
Most of the time
And so it is
The shorter story
No love, no glory
No hero in her sky

I can’t take my eyes off you
I can’t take my eyes off you
I can’t take my eyes off you
I can’t take my eyes off you
I can’t take my eyes off you
I can’t take my eyes…

And so it is
Just like you said it should be
We’ll both forget the breeze
Most of the time
And so it is
The colder water
The blower’s daughter
The pupil in denial

I can’t take my eyes off of you
I can’t take my eyes off you
I can’t take my eyes off of you
I can’t take my eyes off you
I can’t take my eyes off you
I can’t take my eyes…

Did I say that I loathe you?
Did I say that I want to
Leave it all behind?

I can’t take my mind off of you
I can’t take my mind off you
I can’t take my mind off of you
I can’t take my mind off you
I can’t take my mind off you
I can’t take my mind…
My mind…my mind…
‘Til I find somebody new


뒤져보니 다미엔 라이스가 있어서 한참 듣다가.
나는 이제 집에 간다.

춘천

동기 하나가 중국에 간다고 했다. 뭐 복잡한 어쩌구 저쩌구가 있고 결과적으로는 공부하러 가는 것이다. 그래서 토요일, 우리는 술을 먹었다. 종로에서 닭한마리를 먹었고 일식풍의 술집에서 오뎅과 꼬치를 먹고 마지막으로 여자 알바가 기똥차게 이쁘다는 무슨 중국집에 가서 소주를 한 병 시켜놓고 누룽지 해물탕인가 해물 누룽지탕인가를 먹었다. 확실히 여자 알바는 이뻤지만 서로가 너무 많이 취해 있었기 때문에 생각만큼 흥에 겹지는 않았다.

두번째 갔던 일식 술집에서 “춘천가는 기차”가 흘러나와서 누군가 (아마도 내가) 춘천에 가자고 했던 것 같다. 가자, 가자 씨발, 왜 못가냐 가자. 그랬다. 그래서 그 다음날 우리는 춘천에 갔다.


소양댐. 저수량 29억톤. 동양 최대 규모라고 한다.

카산드라 윌슨이 지금껏 남자인 줄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중국 간다는 동기는 배싸라는 별명을 얻은 춘천 여행. 쓸 것이 많이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별 이야기가 없네.

더 많은 사진은 갤러리에 올려 놓았음.
—->
문제의 그 곡 from 사당동Dj네 집

태터툴즈 업그레이드

사용하고 있는 블로그 툴인 태터툴즈가 그 동안의 소숫점 버젼에서 벗어나 드디어 1.0으로 정식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저는 어떤 편인가 하면 특별하게 문제가 없는 이상 버젼업은 잘 하지 않는 편입니다. 이것과 관련해서 kldp에 업데이트/업그레이드와 관련된 경향들을 올린 적이 있는데 지금 찾으려니 못찾겠네요. 아무튼.

1.0이니 뭐가 달라도 다르겠거니 싶은 맘에 업그레이드를 단행했습니다. 사실 방문하시는 분들에게는 전혀 기존과 달라진 점이 없는 것처럼 보이겠지요. 사용하는 입장에서도 구조적인 것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라고 생각) 퍼블리싱 툴이 제 아무리 난다긴다해도 글 작성 => 공개 => 관리로 이뤄지는 어떤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기는 힘들겠지요. 무엇이 조금 더 편하거나, 나에게 (혹은 나의 목적에) 더욱 알맞다 정도가 정답일 것 같습니다. 아무튼.

사실 제가 사용하던 태터툴즈의 버젼이 조금 오래된 것이라 업그레이드에 따른 데이터의 변환이 쉽지 않았습니다. lunamoth님께서 방법을 일러주시긴 했는데, 사실 그렇게 하는 것이 정석임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잘 되지가 않더군요. 귀찮아서 에러메시지 다 무시하고 강제로 업그레이드를 했는데, 그냥 잘되었습니다. 잇힝! 아무튼.

참. 현재 제 블로그는 http://kirrie.pe.krhttp://kirrie.pe.kr라는 두 도메인이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즉 위의 두가지 가운데 아무것으로나 들어와도 동일한 화면이 보입니다. 그러나 전자의 도메인은 앞으로 사용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아마 내년 초쯤에 전자의 .info도메인의 사용기한은 끝날 것이구요,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앞으로는 후자의 것을 사용할 것입니다. 아무튼.

그렇습니다.

미친 생각

올 겨울은 추웠지만 사실은 그다지 춥지 않았다. 분명 예년보다 대륙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훨씬 더 날카롭다. 하지만 어머니는 마치 생애 마지막 겨울인 것처럼 미친듯이 보일러를 틀었고 결과적으로 방안에서 생활하는 일이 많은 내게, 그것은 매우 따뜻한 겨울이었다. 또 어떻게 보면 나조차도 발 하나 들여놓기 힘들 정도로 엉망진창, 그런 마음이 되었고 을씨년스럽고 어두우며 보라빛의 세계였다. 그리고 빼앗긴 생에도 봄은 오는가.

올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폐병쟁이의 각혈처럼 드문드문 부서진 채로 올 것이다. 개나리가 무슨 색이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내 혈관 속에는 피보다 우울이 더 많이 흐르고 있으므로.

마지막으로, 그러나. 행복하기로 했다. 행복해야만 할 것이다. 기묘한 분열을 느낀다. 우울한 행복이거나 행복한 우울이거나. 흥분과 혐오와 저주, 자살금지 지금살자…

아무튼 나는 어떤 미친 생각을 하고 있다. 내가 지금 불행하다는 것인데, 이 불행에는 어떤 당위가 포함된 것 같다. 아니 이 말은 내가 불행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세상이 어떤 조화 아래 움직인다면, 모든 행복하려는 사람들과 동일한 농도로 어떤 불행하려는 사람들이 존재해야 한다. 거룩한 자기희생… 이런 얘기도 아니다. 어이없는 시도들이 있다. 매우 보잘 것 없고 한편으로는 정신분열적인 판단들… 감히 내가 그 불행을 떠맡아도 될 것인가. 나는 유연해 질 것이다. 한편으로는 매우 단단해져야 한다.

처음으로 호밀밭의 파수꾼 같이.. 그러나 내게는 피비가 없다. 아마 꼭 피비가 있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상상해보면 당신들 모두가 내게 피비였으면 좋겠다. 화난 코끼리. 눅눅해진 팬티. 어쩌면 땅콩. 어쩌면 담배꽁초.

맞는 얘긴지 모르겠다. 언젠가 구로사와 아키라와 타르코프스키가 만난 적이 있었다. 구로사와는 타르코프스키의 ‘솔라리스’에서 행성 표면의 몽환적인 모습을 어떻게 그려냈냐고 물었다. (당시는 CG같은건 꿈도 못꿀 그럴 때였다.) 타르코프스키가 별 것 아니라는 듯이 ‘그거요… 그냥 천을 들고 흔들었을 뿐인데.’ 라고 대답하자 구로사와는 무릎을 치며 감탄했다고 한다.

알렉산더에게 있어서 멸망해가려는 세계를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마리아와 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호밀밭의 파수꾼.

마지막으로 나의 불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