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S From a Loser In Somewhere

MMS From a Loser In Somewhere

Y, 나 좋은데 취직했어.
지금은 서초구 서래마을
팔레스 호텔 옆 빌라 2층에서 살아.
반지하, 매일 닦아도 닦아도 쌓이는 먼지와는 이제 안녕.
자동차는 포드 머스탱인데,
신형 컨버터블이야.

36개월 할부는 창피해서
그냥 일시불로 샀어.
얼마 하지도 않아, 한 오천?
일시불로 사니까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덤으로 주더라.
토요일 밤이면 자유로에서 드라이브를 해.

Y, 네 생각이 나.
신촌을 지날 때마다
어둑한 바에서 담배연기에 콜록이던 널 떠올리지.
이제는 ‘레너드 스키너드Lynyrd Skynyrd’의
심플맨Simple Man은 듣지 않아.
차라리 잘 된 것 같아.
내 아이폰엔 유럽풍의 품격있는 재즈만 가득해.

J형이 도미했을 때
난 거의 미쳐버리는 줄 알았어.
이야기 할 사람들이 필요해,
주소록에 저장된 연락처로 문자를 보냈지.
그런데 답장이 없거나 답장이 와도
퉁명스러운 대답 뿐이더군.
그래서 나도 그냥 살기로 했어.
이제 그냥 이렇게 사는게 편해.

Y, 그 날 엄청나게 취해서 실수를 한 이후 처음으로 행복한 것 같아.
우리가, 결국 아무 것도 아닌 것을 찾으려 먼 곳을 헤매느라 낭비한 시간들을
지금 갖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헌책방을 하나 열고 싶어.
책은 절대 안팔고
그날 기분 따라 매일매일 아무 책의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어 내려가는거야.

그런데 Y, 내 처지를 솔직하게 말해줄까?
나, 회사에서 짤렸어.
그러니까 서래마을도 포드 머스탱도 거짓말이야.
그리고 있지,
사실은 이번달 카드값이랑 대출 이자 낼 돈이 당장 필요하거든.
Y, 난 다음달이나 되어야 새로 시작한 편의점 아르바이트 월급 80만원을 받을 수 있을꺼야.

1종 보통 흡연면허

도로주행 연습하다가 문득 든 생각.

—>

흡연면허

1.

“항상 담배 먼저 뽑으라니까요, 아이 참 답답하시네.”

강사의 불만 섞인 목소리에 주헌은 움츠려드는 자신을 느꼈다. 벌써 몇번째 라이터를 먼저 뽑는건지, 무의식적으로 주머니에 먼저 손이 가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자 다시 해봅시다. 몇번째 설명하는거지만 라이터를 먼저 손에 들게되면 담배를 뽑을때 우물쭈물하다가 라이터를 떨어뜨리는 수가 많아요. 그럼 바로 실격입니다. 이게 작년부터 법이 바뀌어서 라이터 떨어뜨리면 바로 실격이에요, 감점이 아니라. 항상 담배를 먼저 뽑아물고 그 다음에 라이터에요. 아시겠죠? 천천히 해봅시다.”

이번엔 운이 좋았다. 주헌은 담배를 뽑아 입에 물고 라이터를 찾아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매끄러운 불티나의 느낌이 손 끝에 전해지자 안도감이 느껴졌다. 그러나 안도감이 도를 넘었던 걸까. 이번엔 입에 문 담배를 떨어뜨렸다.

“허어, 내 강사생활 십년만에 입에 문 담배를 떨어뜨리는 분은 또 처음이요. 무슨 문제 있는거 아닙니까? 병원에 좀 가보셔야겠네.”

비아냥 대는 강사의 목소리 뒤로 수업이 끝나는 차임벨이 울렸다.

“주헌씨 다음 시간도 있죠? 쉬는 시간에 놀지 말고 연습 좀 하세요. 좀 쉬다가 십분 뒤에 봅시다.”

주헌은 작게 대답을 하고 그만 자리에 주저 앉았다. 가슴이 쿵쾅거리는 소리가 귀까지 들리는 것 같았다. 담배를 뽑는 기초단계부터 막히기 시작한 자신에 대한 분노보다는 일단 이 지옥 같은 수업으로부터 잠시 멀어졌다는 고마움이 더 크게 느껴졌다.

그는 잠시 공허하게 천장을 바라봤다. 왜 흡연면허같은걸 따야 하는걸까. 나이 서른이 넘어서까지 그는 흡연면허 없이도 충분히 행복했다. 니코틴이 필요하면 흡연자들 옆에서 간접흡연만으로도 충분했다. 아직까지도 흡연면허가 없냐고 놀리는 직장 동료들에도 어지간히 면역이 된 그였다. 그런데 연애가 문제였다.

2.

올해 초 그는 거래처에 인사차 들렀다가 신입 여사원 하나를 알게 되었다. 신입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생글생글 웃으며 어설픈 농담에도 환하게 웃어주는 그녀가 주헌은 마음에 들었고, 몇달 전부터는 이야기가 잘 풀려 몇 번인가 가벼운 데이트를 하기도 했던 것이다.

그녀와 함께하는 시간은 정말 즐거웠다. 이처럼 마음이 맞는 상대를 만날 확률도 굉장히 드물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취향에 있어서 윤대녕과 박상우 정도의 차이는 있었다. (그녀는 윤대녕의 굉장한 팬이었다. 주헌은 오래전에 윤대녕을 포기했지만, 그다지 내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런 차이는 무시해도 좋을만했고 둘 다 이와이 슈운지를 좋아한다는 점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커플이라고 해도 무방할만큼 마음이 맞았다.

둘이 연인이 되기로 약속하고 일곱번째 데이트를 할 때의 일이다. 계절은 늦가을로 바뀌어 거리엔 낙엽이 가득했다. 주헌이 회원으로 있는 영화 커뮤니티에서 소규모 영화배급사와 함께 이와이 슈운지 특별전을 기획했는데 그의 작품을 연달아 밤새도록 상영하는 것이었다. 주중에 열리는 상영회라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좋은 작품을 함께한다는 기대감으로 그녀의 의향을 물어 함께 월차를 내기로했다.

극장은 작았지만 아늑했고 시간은 꿈처럼 흘렀다. 두 편의 영화가 끝나고 30분간 쉬는 시간에 둘은 로비로 나갔다.

“오빠, 그런데 조금 출출하지 않아요? 나 뭐 좀 먹었으면 좋겠는데.”

“샌드위치라도 사올께. 커피도 마실꺼지?”

“응. 사서 흡연실로 와요. 오래 참았더니 담배도 피우고 싶어졌어.”

“알았어. 가 있어, 금방 사갈께.”

그녀가 흡연실 쪽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며 주헌은 매점으로 향했다. 작은 불안의 조각이 마음 속에서 달그락거렸지만 무시하고 먹을 것을 사서 흡연실 앞에 섰다. 그 조각은 이내 실체를 갖고 표면에 나타났다.

‘흡연 2종 보통 이상 출입가능.’

주헌은 난감했다. 흡연면허가 있는 사람만이 흡연실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인식이 비흡연자에 대해 차별적이라고 하여 최근에는 비흡연자도 들어갈 수 있는 흡연실이 확산되는 추세였다. 물론 만 십오세가 넘으면 누구나 취득할 수 있는 면허라서 거의 모든 사람이 통과의례처럼 흡연면허를 따기도 하지만 주헌이 그 나이였을때에는 누구도 지금 이 면허를 따지 않으면 이십년 뒤에 너는 큰 난관에 봉착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충고해주지 않았던 것이다. 또한 그 자신이 흡연자가 아니라고 해서 자연스럽게 상영관의 흡연실 상황 따위를 체크해보지 않은 것도 문제였다. 무엇보다 주헌은 그녀에게 흡연면허도 없이 담배도 피우지 못하는 남자로 보이기 싫었다. 그때 우연히 문이 열리고 그녀가 얼굴을 내밀었다.

“오빠, 뭐해요 들어오지 않고?”

“아, 응. 흡연실 찾다가 이제야 왔어.”

“어서 들어와. 여기 동호회에서 오빠 아는 분이라는데 엄청 재밌어요.”

주헌은 잠시 주위를 둘러보고 지키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한 뒤에 흡연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 안은 수십 기압의 유독성 기체로 가득한 금성같았다. 그는 그 안에서 사람들이 히히덕거리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상황을 즉시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 곳은 지옥이었고 악마들이 그의 처분에 대해 상의하고 있었다.

“오빠, 여기 앉아요. 뭐 사왔어요? 나 참치 샌드위치는 싫은데. 아, 햄치즈다!”

입을 열면 기침을 할 것 같아서 주헌은 말쑥한 표정을 유지하려 애쓰며 샌드위치와 커피를 넘겼다. 그녀는 한참 내가 몇 번 오프모임에서 얼굴을 익힌 사내와 대화를 나누는데 열을 올리고 있었다. 주헌은 매운내를 가시게 하려고 연신 커피를 마셨다.

“… 그렇게 해서 주헌씨가 동호회 내에서 잠깐 유명해지기도 했었다니까요. 이 사람 참 웃긴 양반이에요.”

사내는 그렇게 말을 맺으며 주헌을 바라봤다.

“그런데 이렇게 아리따운 아가씨를 옆에 두고 이 양반은 왜 이리도 멀뚱하담? 담배 안 피워요?”

“아, 저… 마침 담배가 떨어져서요.”

주헌은 제발 그 다음은 말이 이어지지 않기를 바랬다.

“무슨 담배 피우는데? 그냥 이거 피우세요.”

그가 내민 것은 뻘건 포장지가 위압적인 말보로였다. 주헌이 듣기로 그것은 가장 독한 담배 가운데 하나였다. 가끔 간접흡연을 할 때에도 말보로를 피우는 사람 옆에서는 그 독함 때문에 어지러움증이 일 정도였다. 그는 정말 이 상황을 고사하고 싶었다.

“그럼 고맙게 피울께요.”

그러나 생각과 달리 손은 반쯤 삐져나온 말보로로 향했다. 아주 조금만 빨면 괜찮을꺼야,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꺼야, 그는 자신에게 암시하며 담배를 입에 물었다. 사내가 불을 붙였다.

아주 약간이었다. 빨아들인 연기의 양으로 치자면 2에서 3cc도 되지 않았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주헌은 구토에 가까운 기침을 내뱉았다.

“어, 어, 오빠 괜찮아요? 왜 그래 갑자기?”

“이 친구 사레들렸나… 괜찮아?”

순간 주헌은 흡연실 안의 모든 시선이 자신에게 향하는 것을 느꼈다. 격렬한 기침과 부끄러움과 흡연면허가 없는 자신에 대한 혐오가 뒤섞여 울음이 날 것 같았다. 한참을 그렇게 기침하다,

“미안해… 사실 나 면허 없어.”

그 말만 남기고는 도망치듯이 흡연실을 빠져나왔던 것이다.

3.

그 뒤 며칠간 주헌은 그녀의 연락에 답신하지 않았다.

‘오빠 괜찮아요? 오빠가 갑자기 그렇게 가버려서 많이 당황스러웠어요. 연락주세요.’

‘오빠 면허 없는게 무슨 창피한 일이라고 그래요? 면허야 따면 되는거지요.’

‘나는 오빠가 면허 없어도 아무렇지도 않아요. 제발 괜찮으니까 연락 좀 주세요.’

‘내 주위에도 자발적 비흡연자들이 많아요. 요즘에는 그런거 다 인정하는 시대니까요. 오빠는 전혀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취향인걸요.’

‘오빠, 정말 이러기에요? 자꾸 이렇게 답장 안하면 나 화낼꺼에요?’

‘오빠, 제발…’

‘오빠…’

그 며칠간이 주헌에게는 군대 2년을 며칠로 압축한 것보다 훨씬 더 견디기 힘들었다. 어두운 방 안에서 그는 자신의 머리를 쥐어 뜯으며 왜 이십년 전 친구들이 면허 따러 학원에 등록할때 그들을 비웃었는지 후회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그때로 돌아가 자신을 설득하고 싶었다. 제발 남들 다 하는거 똑같이 좀 하라고. 네놈 인생은 항상 그 삐죽거리는 태도 때문에 아무것도 안된다고.

얼마나 울었는지 아침에는 삼십분쯤 눈두덩이에 냉찜질을 해야 붓기를 빼고 출근할 수 있을 정도였다.

며칠의 방황 끝에 주헌은 면허를 따기로 결심하고 그녀에게 메세지를 남겼다.

‘미안해, 그동안 연락 못해서. 네가 잘못한 것은 전혀 없어. 이건 모두 다 내 문제야. 지금 이대로는 네 앞에 나설수가 없어. 나 면허 따기로 결심했어. 면허 딴 다음에 연락할께.’

곧 그녀에게서 답장이 왔다.

‘그래요. 꼭 연락해줘요.’

주헌은 그 답장이 조금 메말라있다고 느꼈다.

4.

“아이고 이제 잘 하시네. 담배는요, 뭐 다른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자기가 그걸 즐긴다고 생각해야됩니다. 잔뜩 긴장해서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아주 간단한 것도 잘 안되고 그러거든요.”

“말씀 감사합니다. 시기가 지나서 하려니까 잘 안되네요, 긴장도되고.”

“그런 말씀 마세요. 요즘엔 오십 육십 먹고도 다 따러 오세요. 이제 느끼는거죠, 흡연면허 없으면 정말 불편하다는걸. 주헌씨는 그나마 빨리 생각 바꾸신거에요. 아무튼, 잘 하셨고요, 내일은 도너츠 코스 들어갑니다. 이게 뭐 어렵다고들 하지만 몇가지 요령만 알면 쉬워요.”

“네 감사합니다. 내일 뵐께요.”

“그래요 내일 봅시다.”

5.

주헌은 결국 흡연면허를 취득했다. 1종 보통이었다. 1종 보통이면 타르 함량에 상관없이 시중에 출시되는 거의 모든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자격이 있는 면허였다. 심지어 짧은 구간에 한해서는 도보 흡연도 가능했다.

관할 경찰청에서 면허를 받고 나오자마자 주헌은 주머니에서 뻘건 말보로와 지포라이터를 꺼냈다. 지포라이터는 한정판으로 꽤 비싼 값을 치르고 산 것이었다. 그는 열심히 연습한 결과로 지포라이터를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돌리며 곡예에 가까운 솜씨로 담배에 불을 붙였다. 주위에서 경탄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는 한껏 부풀어 올랐다.

‘오늘 면허를 땄어. 면허를 가지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이렇게 기분 좋은 것인지는 정말 몰랐어. 너를 만나고 싶어. 그동안 많이 보고싶었어.’

주헌은 그녀에게 메세지를 보냈다. 이내 답장이 왔다.

‘오빠, 정말 축하해요! 나도 그동안 보고싶은걸 꾹 참았어요. 면허 따느라고 고생 많았어요. 오늘은 정말 기쁜 날이니까 제가 오빠에게 좋은 곳에서 저녁과 함께 맛있는 와인을 사고 싶어요! 잘 아는데가 있거든요. ^^’

기뻤다. 기뻐야 했다. 기다렸던 메세지였다. 그러나 주헌은 기쁨을 느낄 수 없었다. 와인이라고? 그는 음주면허가 없었던 것이다. 주헌은 반쯤 빨던 담배를 비벼 끄고는 애꿎은 지포라이터의 표면만 계속해서 문질렀다.

Fin.

만날까요, 인터넷 실명제 컨퍼런스에서?

수령님께서 다급하게 댓글알바까지 하시는터라…
일단 저는 금, 토 일정으로 워크샾을 떠나는지라 토요일 컨퍼런스에 참석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주인장도 떠난 이 블로그 여전히 (혹시라도!) 찾아주시는 분들이 계실까 싶어 홍보 웹툰 및 일정 올리나이다..
——>

본 웹툰은
무한 펌질 환영입니다.

이번 달 15일(토) 오후 2시 연세대에서
‘인터넷 주인찾기’라는 모임으로 오랜 인연을 맺어 온 블로거들과 ‘인터넷 실명제 컨퍼런스’ 를 열게 되었습니다.
실명제는 매우 크리티컬한 이슈입니다.
 
해외 언론에서 미네르바 사태에 대해 대단히
우려스러운 시각
으로 바라보기도 했죠.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 대해 그다지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자 몇몇 블로거들이 뭉쳤습니다. 일체의 후원 없는 비상업적 컨퍼런스이지만, 내용은 그 어느 컨퍼런스보다도 알차다는
도 약속드립니다.
아싸리 기념으로 정모 한 판 때리고자 합니다.
나름 구독자도 2500 가까이 되는데, 그간 온라인에서만 툴툴댄 것도 아쉽고 보고 싶은 분들도 많았습니다. 말 나온
김에 술 한 잔 하시죠. 참여 조건 전혀 없고 그냥 이승환이라는 놈이 어떤 인간 말종인지 구경하고 싶은 분들은 누구나 참석
가능합니다. 무한 댓글 및 연락처 부탁
립니다. 안 줘도 제가 사회 보니까
관찰 정도는 가능할 겁니다.
참가신청은 트윗밋에서 할 수 있으며 신청
안 하고 그냥 오셔도 됩니다. 그래도 이왕이
면 참가 신청하는 쪽
을 권합니다.
ps. ‘인터넷 주인찾기’ 공식 홈페이지는 http://ournet.kr 입니다. 웹은 권력자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닌 우리
모두의 공간이라는 뜻을 담은 도메인
입니다. 비단 실명제뿐 아니라 사이버 모욕죄, 표현의 자유, 프라이버시 등 많은
문제가 웹에 존재합니다. 이제 점점 자유로운 우리의 공간에서, 정치권력이 지배하는 공간으로 변질되고 있는 웹을 지켜나가기 위해 ‘인터넷 주인찾기’는 1회성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인터넷과 관련된 문제제기를 꾸준히 할 생각
입니다.
결론 : 경품도 놀라울만큼 빠방하니 무조건 오십시오!!!

기본소득 블로그 선언


기본
소득 블로그 선언

이 도시에 남은 것은 성장주의 체제와 그를 보호하기 위한 과시적 통치
뿐이다. 이 나라의 모든 도시는 외환위기와 금융자본주의의 과도기를 지나며 저마다 상표가 붙여졌고, 모든 공기업은 공공성이 아닌
매출액으로 평가받고 있다. 모든 개인의 주거권, 사회권, 참정권은 물론이고 목숨 그 자체마저도 손익률에 기준해 평가되는 지금,
모든 도시민 역시 성장연합의 상업적 소유품일 뿐이다.

신자유주의 수탈 체제는 모든 사회공공성을 파괴하고 개인의
삶마저 갉아먹는 지경에 이르렀다. 수탈당하는 것은 현재와 과거 뿐만이 아니다. 고작 1년 동안, 100만명에 달하는 사람이
금융채무자라는 굴레를 덮어썼다. 우리의 미래는 점점 더 빠르게 수탈당하고 있다. 아비규환의 땅 위에서 정권은 이 나라가 선진국의
국격을 이룩했다며 축배를 들고, 우리가 쌓아올린 것은 언제나 우리의 것이 아니다. 가당치 않게도 민주공화국이란 상표로 포장된 이
나라에서, 우리는 정치경제의 주체로 인정받지 못한다. 모두는 오로지 자산이고, 자원이며, 상품일 뿐이다.

생계를
잇지 못해 죽어가는 사람들이 쌓여가는데도 지배자들은 우리에게 더 양보할 것을 요구한다. 파업하지 말고, 투쟁하지 말고,
노동조합조차 만들지 말고, 눈을 낮추고, 일하라고 외친다. 그러나 우리에겐 일할 자리도 없다.

그들은 이제 우리에게
어떠한 공공재도, 어떠한 자연적 유산도 허락하지 않는다. 교통과 역사를 자본에게 넘겨주고, 강과 산을 개발산업에게 제물로
바치고, 급기야 사람마저도 생산하려 든다. 자녀를 생산하지 않은 게으른 부모에겐 복지를 제한하고, 지하철 역사에는 자녀를 많이
생산하지 않은 자를 죄인으로 묘사하는 광고를 붙이고 있다. 우리에겐 사회권도, 주권도, 생존권도, 그 어떠한 인격도 없다.
경제적으로 배제된 모든 이들은 인간사회로부터도 배제되었다.

봉쇄된 권리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모든 의무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배제된 인격에게는 등가교환의 시장적 권리마저도 주어지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에게 ‘법과 원칙’이라는 칼날을 들이대지만,
있는 자는 법으로부터도 자유롭다. 지난해 정권에 의해 단행된 이건희의 단독특별사면은 만인이 법 앞에 불평등하다는 새삼스럽지도 않은
사실을 역사에 각인했다. 만민의 자유를 탈취한 자들은 스스로에게 자유주의라는 기만적 명분을 휘장 삼아 두른다. 그 휘장 아래에서
빈민의 자유는 거래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사상의 자유는 법적으로도 통제당한다. 그들은 심지어 자유를 위해 국가보안법을 지키자고
주장한다. 그들이 지키고자 하는 자유는 지배할 자유이며, 착취할 자유이고, 수탈할 자유다. 피지배자의 자유가 원천적으로 통제당하는
그들만의 사회에서, 물질적으로 독립되지 않은 그 어떤 누구도 법의 주인이, 국가의 주인이, 사회의 주인이, 자신의 주인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법의 주인, 국가의 주인, 사회의 주인, 자신의 주인이어야 한다. 우리 모두가 같은 공화국의
국민이기에.

공화적 자유는 타인의 지배와 간섭 위에서는 보편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 사회의 오랜 역사가 이를 실증해
왔고, 오늘날 정권이 노골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용산 남일당에 몽둥이와 방패를 들고 난입한 경찰과 용역들은 지배자들 본인이었던가?
아니다. 쌍용자동차의 노동자들과 맞서 싸운 구사대는 자본가들 본인이었던가? 아니다. 침략전쟁에 나선 파병군인들은 관료들이었던가?
아니다. 모두가 빈민, 부자유한 자, 그리고 노동자였다. 상처를 주는 역할도, 상처를 받는 역할도 부자유한 자들의 몫이다.
부자유한 우리는 점점 더 악하고, 신경질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것은 우리의 본질적 모습이 아니다. 사회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모습일 뿐이다. 물질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자들에게 지배와 간섭은 일상이다.

수탈당한 자유와 권리는 구걸로 돌려받을 수
없다. 그렇다고 흥정으로 돌려받을 수도 없다. 애시당초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모두 수탈당한 우리가 흥정할 자산이 어디에
남아있는가? 수탈당한 모든 것을 돌려받을 방법은 역수탈 뿐이다. 이윤으로 전환된 모든 개인의 삶, 기여 없이 증식하는 자본가치, 이
모든 것은 보편적 개인이 돌려받아야 한다. 모든 불로소득과 투기소득은 강제적 환수를 통해 모든 국민에게 기본소득으로 지급되어야
한다. 사회는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삶에 필요한 제반요건을 보장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부자유는 오직 ‘탈취의 부자유’
뿐이다. 오직 우리가 같은 공화국의 국민이라는 이유만으로.

헌법1조는 이 나라를 ‘민주공화국’이라 규정하고 있다.
민주공화국은 모든 국민이 주권을 가지는 나라이며, 모든 국민이 주권을 행사할 실질적 자유를 가지는 나라이다. 국민주권은 국민
모두의 복지라는 사회경제적인 기본 조건이 충족된 경우에만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 보편적이고 충분한 복지는 민주공화국의 기초적
토대이며, 국가는 이를 보장할 모든 의무와 책임을 가진다. 노동이나 자산, 가족관계나 그 어떤 것도 민주공화국의 복지를 위한
거래대상이 될 수 없다. 민주공화국의 복지는 보편적이며, 조건이 없어야 한다. 민주공화국의 모든 국민은 그들이 실질적인 주권자가
되기 위하여 물질적 독립을 보장받아야 한다. 기본소득은 모두의 억류된 자유와 권리에 대한 요구이며, 민주주의 그 자체에 대한
요구이다. 억류된 자유를 해방하라. 모두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라.

2010년 4월 16일

김슷캇 김우재 언럭키즈 신희철 Sid 발칙한 nxtw 이승환 kirrie
aleph_k 박총 imc84 Carrot 여백 malesti leopord audtn 프리스티 tzxi 시퍼렁어 화절령 사유 상치군 ou_topia frozenfire 환자 민주노동당이상규 아마르고 태경 마로 f.y. 저련 말코비치 Graco 토끼뿔 베쓰볼키드 클라시커 꽃돌 인디^^ 몽구리 최승현 박세증 철민 조영권 향희 영배 나마스 moya 파애 laystall 병찬
공현

어느 룸펜의 서울나기

~나기, 에는 일정 기간을 보낸다는 의미가 있다. 좀 더 사부작거려 보자면, 이것은 영원히 정착한다는 것이 아니라 때가 되면 다른 곳으로 옮겨 간다거나, 현재 거하는 곳에 정착하려는 의도가 없음을 의미한다. 내가 처음 어느 룸펜의 서울나기가 썩 괜찮은 타이틀이라고 여겼을 때, 나는 어딘가에 정착하지 못할 것임을 이미 예감하고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흔히 사람이 사는 것을 길에 비유한다. 다들 먼 길을 떠났다가 언젠간 다시 안온한 가정으로, 자신의 집으로, 제 소유의 어떤 것으로 되돌아 올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길의 의미는, 단지 우리가 거기에 영원히 머물지 않는다는 것, 그리하여 안정된 거처의 소중함을 역설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이다.

나는 믿지 않는다. 길에 한 번 나선 자는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 나는 길의 역설을 수용한다. 어딘가에 닿기 위한 과정으로써의 길에 영원히 머물 것이다. 우리는 계속 떠나고, 계속 돌아 올 수 밖에 없다. 우리는 멈추지 못한다.

다시, 어느 룸펜의 서울나기. 내 서울나기가 끝나는 날, 나는 또 다른 나기를 고대할 것이다. 그리고 그 끝에서 또, 그리고 그 끝에서 또.

근황

최근에는 트위터를 주로 합니다. 마음이 굶주리지 않으면 생활이 절실하지 않은 법인가봐요. 백사십자만 써도 되는 트위터는, 그래서 커피 자판기에서 커피 뽑아 마시듯이 너무 쉽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생각됩니다. 블로그에 접속해서 ‘안방’을 누르고 이메일과 비밀번호를 입력한 다음 글쓰기를 클릭하지요. 그 다음부터 머리 속은 화이트아웃이 되요. 쓸 것과 쓰고 싶다는 욕망이 일치하는 일은 기적과도 같습니다. 스트레인지 어트랙터. 유한한 삶 속에서 완전히 같은 사건은 단 한번도 일어나지 않아요. 그러나 멀리서 보면 각각의 사건이 겹쳐서 하나의 트랙 안으로 포함되는 것처럼 보이지요. 트랙 위와 트랙 밖. 하나님은 절대 나를 용서하지 않을꺼에요. 적어도 내가 하나님이라면 나란 인간은 인정하지 않을껍니다. 다시 가난해지고 싶어요. 바싹 마르고 싶어요. 절실해지고 싶어요. 어떤 사람에겐 절망이 내게는 희망이라 미안해요, 하지만. 나도 어쩔 수가 없어요.

지옥같은 세상에

나는 모든 종류의 살인에 반대하며, 그러므로 사형제도 또한 반대한다. 또한 인권은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춘 자에게 수여되는 훈장이 아니라, 모든 인간이 그 어미로부터 태어나는 순간 당연히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오늘 나는 처음으로 이러한 결심히 흔들리는 경험을 했다. 어린아이를 잔혹하게 성폭행한 남성에게 징역 12년이 구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머리 속에서 클라이브 바커의 단편에 등장하는 핏빛 가득한 고어적 영상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통에 일을 손에 잡을 수가 없었다. 인간이 상상력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모든 종류의 고문조차도 그에게는 너무 자비로운 형벌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하루 종일 여기저기로 퍼날라지는 성폭행 당시의 사건기록들을 보면서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다. 시사고발 프로그램의 일부에서 캡춰한 피해 어린이의 상흔을 클로즈업한 이미지들과 시간별로 자세하게 정리된 사건 당일의 리얼한 묘사들은 너무나도 그로테스크했다. 그러한 묘사들을 통해서 마치 내 자신이 그 옆에 무기력하게 서서 사건의 방조자가 된 것 같은, 엿같은 기분이 들었다. 물론 어른들은 (특히 성인 남성들은) 모두 사건의 방조자다, 많던 적던간에. 그리고 이렇게 재생산되는 참혹한 사건기록은 어딘지 모르게 대상을 (그 대상은 물건이 아니라 어린아이였다.) 탐욕스럽게 소비했던 가해자의 시선과 닮아 있는 것 같다. 제발 이제 그만 좀 퍼나르고, 누구를 가운데두고 이 일을 되새겨야 하는지 스스로들 조용히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피해 어린아이의 상처가 부디 곱게, 단단히 아물기를 빈다. 이런 일에 항상 가해자인 남자 어른 가운데 한 명으로서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있다고, 이 지옥같은 세상에 너를 두고 한 눈을 팔아 정말 죽을만큼 미안하다고.

개인적으로 그 씨발새끼한테 진심으로 집행유예를 내리고 싶다. 이마와 두 뺨에 큼지막하게 ‘강간범’이라고 문신을 새겨서, 그런 다음 명동 한 복판에서 12년 동안 사회봉사 명령을 내리고 싶다.

오랫만에

오랫만에 블로그를 찾는다. 내가 최근 블로그를 찾는 경우는 페이스북 링크를 클릭하기 위한 것을 빼고는 거의 없다. 트위터도 가끔 하는데, 예상외로 생각을 140자 내로 정리한다는 것이 쉽지가 않다.

지난 일요일에는 워냉과 워냉 회사 대리님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 낚시를 다녀왔다. 바다 갯바위 낚시였는데, 나는 반팔에 모자도 없이 가서 새까맣게 타버렸다. 덕분에 이번주 사무실 개발팀은 내내 나만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그리고 더 몇 주 전에는 사랑니를 뽑았다. 뽑는 도중이나 마취가 풀리고 난 직후라던가, 그로부터 이삼일까지도 전혀 아프지 않았다. 소독을 위해 그 후에 한번 더 치과를 방문했었고 의사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너무 당연한 일이라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는게 기분 나쁠 정도라는 표정으로 ‘당연히 안아프게 뽑아드려야죠. 그리고 사랑니가 곧게 잘 나서 수월했어요.’ 하더라는.
사랑니를 뽑고 솜뭉치로 지혈하며 사무실로 향하는 길에서 ‘나는 이제 사랑같은건 다신 못할꺼야.’ 하고 되뇌여봤는데, 사랑니를 뽑았다고 사랑을 못하게 되는건 아닐테고 그냥 있던게 사라져서 허전한 것일테다. ‘앓던 이 빠지듯’이란 속담, 누가 처음 생각해낸 것인지는 몰라도 참 잘 지었다.

—>

‘수염좀 깎아요, 그 잘생긴 얼굴 가지고 왜 그런데.’

하고 에밀리는 톰에게 질문한다. 톰은 웃으며

‘예술가의 마음에 대해서 아주 적절히 표현하고 있는 이 만화를 먼저 보세요.’

한다. 두컷짜리 짧은 만화인데, 주인이 자신의 개 ‘진져’에게 야단을 친다. ‘너 이놈 자식 쓰레기통 뒤지지 말라고 몇번이나 말했어! 어쩌구 저쩌구…’ 그리고 그 위에는 ‘당신이 말하는 것’ 이라고 쓰여 있다.
다음 컷에는 ‘당신의 개가 듣는 것’ 이라고 쓰여 있고 그 밑에 개는 ‘XD#@$DFG 진져 #$DFSFD!!…’ 라고.

역시 사람 (예술가나 사람이나) 은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 같다. 톰은 ‘당신의 모든 질문 가운데서 “그 잘생긴 얼굴” 밖에는 안보이는군요.’ 하고 웃는다.

뭐 그렇다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