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태어나 자란 나라에 반드시 충성해야 할 이유는 없다.
나를 낳은 부모를 반드시 사랑해야 할 이유는 없다.
수직적 상하관계에 속한다고 해서 반드시 권위에 복종해야 할 이유는 없다.
아름다운 것이 좋다고 해서 반드시 거기에 따라야 할 이유는 없다.
다수의 사람들이 약육강식을 사회적 정의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반드시 그 저열함을 인정해야 할 이유는 없다.
네가 좋아하는 것을 반드시 나도 좋아해야 할 이유는 없다.
만인의 공통 목표가 돈이라고 할 때 내가 거기에 반드시 동승해야 할 이유는 없다.

자유의 가장 무서운 적은 자유를 억압하는 외부세계가 아니라,
구속에 길들여진 나의 내부다.
그래서 ‘나의 적은 내부에 있다’는 회의에서는 절대 자유로워 질 수 없다.
그리고 이 회의 조차에서도
언젠가 모든 내적 모순이 서로 충돌하여 사라지고 아무 것도 남게 되지 않을 때,
그러니까 내가 세상과 일자로 마주하게 될 때에야 자유로워 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내가 자유롭기를 희망한다.
‘나는 내가 자유롭기를 희망’한다는 것에서도 자유롭기를 희망한다.
나는 내가 획득할 자유를 이겨내기를 희망한다.
얇은 옷을 입고 폭풍우 속으로 나설 때, 길은 험하고 숲은 깊었다.
나는 언젠가 불안이야 말로 활화산 같은 삶의 원동력이라고 적었다.
나는 괜찮을 것이다.
나는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우분투 그놈 환경에서 리듬박스와 EasyTAG의 조합

우분투를 그냥 설치하게 되면 자동적으로 그놈 데스크탑 매니저 환경으로 부팅된다. 그놈은 오래되었고 많은 발전을 거듭한 데스크탑 매니저이므로 일반적인 사용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 (좀 더 가벼운 데스크탑 매니저를 원한다면 Fluxbox나 Xfce를, 무겁더라도 멋진(?) 걸 원한다면 KDE가 적당할 것이다.)

아무튼 그놈에는 기본적인 오디오 플레이어로 리듬박스를 사용할 수가 있다. 아마록이나 기타 등등의 강력한(?) 플레이어보다는 지원하는 기능이 적어도, 나는 아이팟도 없고 무거운건 딱 질색이라 리듬박스 정도가 적당했다. 그런데 문제는 ID(2|3) tag였다. ID tag란 (내가 아는 한) 음원 파일에 곡 정보를 삽입하는 일종의 표준 방식이다. 예를 들어, I_don’t_know_what_this_file_is.mp3 라는 mp3 파일이 있다고 할 때 이런 파일명만 가지고는 해당 곡이 어떤 곡인지, 누가 부른 노래인지, 그 곡이 포함된 앨범명은 어떤지, 장르는 뭔지 등등의 정보를 알아낼 수는 없다. 때문에 파일 안에 그러한 메타 데이터를 포함시키는 것이다.  윈도우즈를 쓸 때는 ID tag에 대해서 별로 신경쓰지도 않았고, 한글 인코딩에도 문제가 없었다. (대부분의 mp3 파일들이 윈도우즈를 통해 교환된다는 사실로 두고 볼 때, 영어야 상관 없어고 한글은 죄다 CP949 등의 방식으로 인코딩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UTF-8로 한글을 (혹은 다른 언어의 글자들을) 인코딩하는 우분투 리눅스를 쓰기 시작하자, 리듬박스가 UTF-8로 인코딩 되지 않은 한글 ID tag들을 무지막지하게 깨진 글자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전엔 별 신경쓰지 않았는데, 특히 리눅스용 오디오 플레이어들은 음원 파일들을 ID tag를 기준으로 정리한다. (물론 윈도우즈용 플레이어들도 그런 방식을 지원했는데, 당시에는 그 기능들을 쓰지 않았다.) 때문에 영어 파일들은 상관 없었지만 한글 파일들을 찾거나 앨범 단위로 정리할 때 문제가 발생했다. 그래서 ID tag를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리듬박스의 파일정보 창을 통해 태그들을 수정하는건 미친짓이다. (나는 1만곡 가까이 파일들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당한 ID tag 수정 프로그램이 없을까 하고 찾아보다가 EasyTAG를 발견하게 되었다.

리듬박스는 그놈 환경이라면 기본적으로 깔려 있으므로 EasyTAG만 깔면 된다. 어렵지 않다.

‘프로그램 -> 추가/제거’ 에 들어가서 검색창에 ‘EasyTAG’를 치면 프로그램이 뜬다. 설치에 체크를 해주고 적용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설치된다.

나는 기본적으로 디렉토리 단위로 앨범을 관리하고 있어서 ID tag들을 수정하는데 편리했다.

ID tag 일괄 수정 방법
1. ID tag를 수정하길 원하는 앨범 디렉토리에 들어가 파일들을 전체 선택한다.

2.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하면 CDDB Search Files… 라는 메뉴가 있는데 클릭한다. 해당 곡 정보들을 기준으로 CDDB라는 온라인 앨범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해 매치되는 앨범 정보를 통째로 가져온다. (단, 어떤 앨범 정보들은 없거나 (대부분 한국 앨범들은 없다.), 결과가 부정확한 경우가 있으니 적용 전에 앨범 데이터를 확인해본다.) 적용하길 원하는 데이터를 선택하면 오른쪽 창에 곡 정보가 뜨고 밑에 Apply를 클릭해서 실제 파일에 적용한다.

3. 파일에 적용된 ID tag들을 확인한다. EasyTAG의 태그 정보 Form들 옆에 보면 조그만 동그라미가 있는데, 이걸 클릭하면 해당 Form에 기록된 정보가 선택된 파일에 일괄 적용된다. Artist나 Year, Genre등은 앨범 내 곡들이 모두 같으므로 만약 CDDB에서 가져온 정보가 맘에 들지 않는다면 이걸로 수정해도 된다.

4. 수정이 다 되었으면 파일 선택 창에서 Ctrl + S를 눌러 ID tag 정보를 기록한다. 또한 ID tag 정보를 바탕으로 파일명을 변환할 수 있는 여러가지 형식들을 지원하므로 이 기능을 이용하면 모든 파일을 예쁘게 일괄적으로 rename할 수 있다.


ID tag를 시간 날때마다 조금씩 수정하고 있다. 은근히 중독성 있는 일과다. -_-;;

제발 APM 컴파일 하지 마세요

십만년 전 도큐멘트를 보고 아직도 힘들게 APM을 컴파일 해서 사용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난 정보란 오래되고 가치가 떨어지거나 현재 상황에 비추어 잘못된 내용을 담고 있다면 자연적으로 도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국에선 이게 반대다. 새로운 정보들에 대한 Needs는 계속 늘어나는데, 그것에 비해서 정보 생산량이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전히 십만년 전 정보를 계속 여기저기로 퍼뜨린다. 검색엔진은 해당 검색키워드에 매치되는 페이지가 많은 오래된 정보를 여전히 검색상위 순위로 밀어 올릴 수 밖에 없다.

꽤 오래전에, (리눅스 타임으로 오래전이란 말) 나는 릴리즈 명이 hoary인 우분투 배포판에 설치된 리듬박스라는 음악 플레이어에서 mp3 파일을 실행하는 법을 정리해서 모 커뮤니티에 올린 적이 있다. mp3 파일은 라이센스 때문에 리눅스에서 그저 플레이어를 설치했다고 해서 그냥 플레이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약간의 편법(?)을 동원해야 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몇년 전 그 문서가 여전히 여기저기로 퍼날라지고 있다. (각종 검색엔진에서 “우분투, 그놈, 리듬박스, 효리, mp3”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면 내가 쓴 글이 여기저기에 날라져 있는걸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이제는 예전의 복잡한 방법 대신에 최신 버전의 우분투에선 ubuntu-restricted-extra 패키지만 인스톨하면 된다. 그런대도 사람들은 예전 내 문서를 보고 삽질을 반복하고 있다. (일일이 퍼 날라진 글까지 내가 수정할 수는 없어서 최근에 원본글만 수정을 했다. http://kldp.org/node/49400)

아무튼 APM(Apache + PHP + MySQL)에 대한 이야기다.

대체 각종 배포판들에 패키지 관리 개념이 도입된지가 언제인가? 그런데도 사람들은 수백만년 전의 APM 컴파일 문서들을 보고 삽질을 계속한다. 데비안이나 우분투를 사용한다면 시냅틱(GUI)이나 apt-get을 이용하고, 레드햇이라면 yum을, 젠투라면 emerge, 수세라면 yast를 쓰길 진심으로 바란다. 이런 대중적인 배포판 외에 다른 것을 사용중이라면, 뭔진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패키지 관리자가 분명 있을 것이다. 리눅스 프로그램 설치의 가장 고질적인 단점인 의존관계를 명쾌하게 해결해 주는 것은 패키지 관리 밖에는 없다.

가끔 (아니 사실은 상당히 빈번하게) 질답게시판에 한참을 스크롤해야 하는 컴파일 메시지들을 붙여 놓고 딱 한줄로 ‘이런 에러가 났는데 어떻게 하죠?’라고 질문하는 사람들이 있다. 장담하건데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답변을 얻을 확률은 없다. 왜 그런 에러가 났는지는 정말 아무도 모를 일이다. 라이브러리에 걸린 심볼릭 링크 하나가 잘못되어서 그럴 수도 있고, 컴파일러 버전이 낮아서 일 수도 있고, 환경변수가 잘못 지정 되어 있을 수도 있고, 심지어는 다운로드 한 소스가 컴파일 오류를 가지고 있는 잘못된 리비전 일 수도 있다.

정말로 최신의 APM이 필요하다면 컴파일 밖에는 방법이 없다. 패키지 리스트에 올라오는 버전은 항상 최신 버전보다 낮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마지막 라인의 오류 메시지를 잘 봐라. 전부 다는 아니지만, 대개의 경우 마지막 라인의 오류 메세지는 문제 해결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 할 것이다. (gcc 버전이 4.0 이상이어야 한다던가…)

그러나 이제 막 웹을 공부해 볼 요량으로 APM을 설치하는 사람들에게 최신버전의 APM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의미 없는 설치과정에 심력을 쏟기보다는, 패키지 설치 후에 남는 시간으로 남은 설겆이나 하는게 훨씬 유용할 것이다. 이 경우 어머니에게 귀여움을 듬뿍 받을 수 있다.

밤새도록 풀리지 않는 문제를 두고 씨름을 했다.
머리에 쥐가 날 즈음에 담배가 떨어졌다.
점퍼를 걸치고 후줄근한 모습으로 슈퍼에 담배를 사러 나갔다.
뜻하지 않게 눈을 만났다.
내리는 눈을 보는 것도 참 오랫만이다.
언제나 연탄재에 눈이 쌓이는 걸 보면,
인생 다 태우느라 머리가 하얗게 샌 어느 노인이 떠오르곤 했다.
그렇게 생각하자마자,
내 머리에도 눈이 쌓이기 시작한다.
담배가 떨어질 때마다 사오는게 귀찮아서,
아예 한 보루를 산다.
그렇게 사자마자
내가 미쳤구나 싶기도 하다.

친구의결혼

중학교때 가장 친하게 지냈던 패거리들 가운데 한 놈이 2월에 결혼한다고 한다. 미리부터 집들이를 한다 뭐한다 전화가 와서 다음주 월요일에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가만히 생각을 하다보니, 이 놈 좀 바뀐 것 같다.

중학교 애들이 다 그렇듯, 당시에 우리는 입도 상당히 걸어서 항상 씨발조팔을 붙이고 살았으며 서로 머리가 크니 (희안하게 패거리들 전부 다가 머리가 컸다. -_-;;) 어쩌니, 요즘 식대로 말하자면 ‘비난개그’의 달인들이었던 것이다. 그런 놈이 오늘 전화를 끊으면서,

“오늘 전화 끊고 나서도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바랄께.”

-_-;;

나는 당장 끊으려던 전화를 붙들고,

“아, 씨발 좀 닥쳐줄래? 너 어째 결혼한다더니 사람이 확 바뀐거 같다? 야, 너 ‘평소에 안하던 짓 하면 곧 죽을 징조’라는 오래된 속담도 모르니?” 어쩌구 저쩌구…

연애하는 사람은 없냐는 둥… 없으면 소개시켜 주겠다는 둥… 내가 옛날 기억을 되살려 ‘비난개그’를 ‘작렬’해도 녀석은 뭐가 좋은지 허허 웃기만 한다.

무협지를 좋아해서 당시 국어시간마다 서로 김용의 영웅문 시리즈를 돌려 읽었고 (여전히 우리들의 영웅문 가운데 최고의 시리즈는 ‘신조협려’다.), 거기에 실린 협사들의 이야기들이 역사적 사실이라고 믿었고, 신조협려의 주인공인 양과가 사실은 한반도로 넘어와 성을 ‘배’씨로 바꿨으며 자신이야말로 선조 양과의 적통을 잇는 후예라고 자처하던 녀석이었다. (그 녀석의 성씨는 ‘배’가고, 신조협려에서 양과의 노년시절 이야기는 자세히 나와있지 않아서 우리는 여러가지 상상을 하곤 했다.) 또한 만화도 좋아했고, 녀석도 만화를 잘 그려서 무슨무슨 만화신인상에 내가 스토리를 쓰고 녀석이 그림을 그려서 응모해보자고 하기도 했었다.

녀석은 그 뒤로 만화에 대한 꿈을 잃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 훌륭한 만화가가 되었다면, 난 참 좋았을 것이다. 난 만화를 좋아하니까. 아무튼 녀석은 만화가 대신에 미술가가 되었다. 언젠가 개인전도 열었다는데, 물론 가보지는 않았다. -_-;; 현재 중대 대학원에 들어가 공부를 더 하고 있다고 하니, 앞으로 만날 일은 많겠다는 생각이 든다.사용자 삽입 이미지녀석의 싸이월드에 들어가 작품들을 감상(?)하다가 강렬한 붉은 색이 인상적이어서 퍼온 그림. 친구 사이니까 저작권이고 뭐 그런거 없다. ㅋㅋ

큐브리드…

국산 DBMS인 큐브리드네이버에 도입될 모양이다.

예전에 윈도우즈에 한 번 깔아보고 레퍼런스가 부족해 (당시에는 개발 초창기라 그랬다.) 사용하기가 그랬었다. 최근엔 많이 바뀐 모양이다. 아무튼 네이버에 도입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랫만에 큐브리드 사이트에 들어가봤다. 이 메뉴 저 메뉴 둘러보다가 발견한…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이드 메뉴에 ‘큐브리드 개발자 확보율’ 이란게 있어서 들어가봤더니, 개발자 확보율이란게 각 DBMS 커뮤니티에 올라온 Q&A 질문 개수를 기준으로 한거라니… 나는 큐브리드를 통한 개발이 많이 활성화 되었다거나, 큐브리드만 전문적으로 이용하는 개발자 집단이 생겼다거나 한 줄 알았는데… ㅜ.ㅜ

뭐 그것과는 별개로 큐브리드는 좋은 DBMS다. 오픈소스가 아니라서 좀 그렇긴 해도, 공짜니깐. 성능도 좋다고 하니, 언젠가는 나도 써보게 될 날이 올까?

쉘 스크립트로써의 PHP cli

펄이나 파이썬보다는 아직 부족할지 몰라도, PHP cli는 PHP에 익숙한 프로그래머라면 꽤나 생산성 있는 쉘 스크립트 입니다.

http://kirrie.springnote.com/pages/689575

한번 쉘 스크립트에 대해서 써봐야지 하다가 아예 작정하고 오늘 시간을 내서 문서를 작성했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답글이나 메일로 해주세요.
물론 아무도 없겠지만. -_-;;

감기 3

감기가 심해서 집안에 있던 무슨 감기약을 먹었더니
며칠째 잠만 잔다. 누가 내 혼을 강제로 끄집어 내는 것 같아
눈에서부터 손끝까지의 거리가 너무 멀다.
뭘 생각하고 나면 한참 뒤에야 손이 움직인다.

예수님을 만나고 싶다
만나면
내가 아닌 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그지같은게 되는 나를
참아내기가 힘들다.

2007 Kirrie Music Award

몇 주 전에 쓰기 시작해서 대충 기억나는 곡들을 다 적고 나니 정말 연말이 되었습니다. 열곡을 채우고 싶었는데, 생각해 보면 올 해엔 그다지 노래를 듣질 않아서 여덟곡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올 해의 글은 이제 마지막일 것 같은데, 뭐 어쩌면 한 두개 정도 인사글 올릴 수 도 있구요. 그런거죠.

2006 Kirrie Music Award
2005 Kirrie Best Music Award

어느 사이엔가 Best Music에서 그냥 Music으로 바뀌었군요. 사는게 점점 재미가 없어지나봐요.
좋은 밤 되시길.
—>
마지막으로부터 두 개피째 담배를 피운다. 이걸 피우고 나면 한 개피가 남는다, 라고 키보드를 두드리면서 담배를 껐다. 물을 마셨다. 분명 이 다음 삼십분도 지나기 전에 나는 또 강렬한 흡연 욕구에 시달릴 것이다. 그 다음의 삼십분 뒤엔 이 중독증세를 다스릴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리고 커피를 조금 마신 탓인지 이상하게 잠이 오질 않는다. 궁지에 몰린 것이다.
남아공에 사는 스미스씨는 분명 과거에, 혹은 현재에, 아니면 미래에 이런 일을 겪고 있다고 그의 일기장에 적었다. 나는 그가 누군지 모른다. 그건 중요한 일이 아니다. 세상에는 이런 일들이 수없이 일어나고 있다. 컵에 물이 가득 담겼을 때 누군가는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계속 물을 붓고 있을 수도 있고 자비심이란 눈꼽만큼도 없는 마피아에게 붙잡혀서 평생 손에 쥐어보지도 못한 백만달러의 행방을 추궁당하며 마지막 남은 몇 리터의 혈액이 몸 밖으로 흐르는 모습을 지켜 볼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유압 프레스기 안에 갇혀서 듣는 사람도 없는 비명을 지르며 조금씩 압사 당하는 경우도 있다.
사는게 끔직할 정도로 비인간적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누구도 그런 상황에 처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우리는 그저 바보같이 살면서 그런 일은 절대 자신에게 닥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분명 누군가에게는 일어나는 일이다. 일어나는 일은 반드시 일어났던 일이다. 우리가 져야 할 책임은, 단지 지금 그런 일이 내게 일어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이다.

올 해 나는 나를 확인했다. 나를 구성하는 코드들을 하나씩 솎아내서 그 구성 요소와 작동 방식을 분석하고 그럼으로 해서 그것들이 구성하는 나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요소들은 과연 나로 환원될 수 있을까 없을까, 시작부터 그런 물음들은 던질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만큼 긴박했던 것이다.

나는 솔직하고 싶다. 그러나 알지 못하는 것 까지 고백할 수는 없다.
—>
Bulletproof… I wish I was / Radiohead
Bulletproof… 는 The Bends에 포함된 곡이고 Scatterbrain(1, 2)은 한참 뒤의 앨범에 포함되었지만, 나는 이 두 곡이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라디오헤드는 이미 놀라울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갖고 있는 밴드가 되었다. 그들의 최신 앨범인 In Rainbow가 다운로드 판매 만으로 플래티넘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한 편으로 가슴이 시렸다. 손가락 끝에 지구를 올려 놓은 것 같다. 그들을 둘러 싼 세계는 끊임없이 소음을 만들어 내는 라디오헤드인 것이 아닐까. Bulletproof이기를 바라며 때로는 자신이 Scatterbrain이 아닐 수 있는 다른 어떤 곳을 갈망하는.

Simple Man / Lynyrd Skynyrd
많은 일들이 있었다. 나는 추위에 언 손을 모닥불에 녹이며 눈 밭, 지평선 너머로 길이 사라지는 모양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이따금 사람들이 그 길로부터 걸어와 모닥불에 손을 부비며 내게 말을 붙였다. 내가 어깨를 으쓱하자 그들은 고개를 젓고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다.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이런 내게, 아직도 기억나는 엄마가 있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
[#M_ Lynard Skynard – Simple Man 가사.. | Lynard Skynard – Simple Man 가사.. |Lynard Skynard – Simple Man

Mama told me when I was young
Come sit beside me, my only son
And listen closely to what I say.
And if you do this
It will help you some sunny day.
Take your time… Don’t live too fast,
Troubles will come and they will pass.
Go find a woman and you’ll find love,
And don’t forget son,
There is someone up above.
내 어릴 적 엄마는 말했지
이리와 앉으렴, 내 아들아
지금부터 엄마가 하는 말을 잘 들으면
네게 좋은 일이 생긴단다.
여유를 가져라… 바삐 살지 말거라,
고통은 오는 길로 되돌아 간단다.
여자를 만나 사랑을 찾거라,
그리고 잊지 말아라
저 위에 계시는 누군가를.

And be a simple kind of man.
Be something you love and understand.
Be a simple kind of man.
Won’t you do this for me son,
If you can?
그리고 단순한 사람이 되어라.
네가 사랑하고 이해 할 수 있는
그런 단순한 사람이 되어라.
엄마를 위해 그렇게 해 줄 수 있지?

Forget your lust for the rich man’s gold
All that you need is in your soul,
And you can do this if you try.
All that I want for you my son,
Is to be satisfied.
부자가 되기 위한 열망 따위는 잊거라
네게 필요한 건 오직 네 영혼 뿐이란다,
그리고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지.
엄마가 네게 바라는 모든 것은
오직 만족하는 삶이란다.

Boy, don’t you worry… you’ll find yourself.
Follow you heart and nothing else.
And you can do this if you try.
All I want for you my son,
Is to be satisfied.
아들아,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언젠간 너도 네 자신을 찾을 수 있겠지.
마음이 가는 대로 살거라.
그건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지.
엄마가 네게 바라는 모든 것은
오직 만족하는 삶이란다.
_M#]The Rain Song / Led Zeppelin
내가 이 노래를 다시 꺼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려고 하면, 계속해서 할 말들이 줄어들다가 결국엔 몇 가지의 이미지만 남게 될 것이다. 그건 언어로 형용하기 힘든 정신적인 부분이다. 분명 나를 이루는 역사들이 이 노래와 나와의 관계를 암시하고는 있지만, 그게 어디로부터 연결되어서 어떻게 중간에 변질되었으며 그래서 복잡한 꼬임 구조(twisted-structure)를 갖게 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노래는 때마다 나로 하여금 너그러움과 여유, 회복 같은 단어들을 떠올리게 한다. 여전히, 그리고 오랫동안 이 노래를 듣고 있을 것 같다.

Ten Years Gone / Led Zeppelin
레드 제플린의 보컬인 로버트 플랜트첫사랑에 대한 몇 안되는 발라드 넘버라고 하는 이 곡. 어째 요즘은 ‘어 이 노래 좋다.’ 하면 가사가 다 왜 이런지 모르겠다. 분명 처음에는 가사에 별로 신경쓰면서 듣지는 않았다. 그리고 신경쓰면서 듣는다고 해도 단박에 알아 들을 만큼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나중에야 가사를 구해 찬찬히 들여다 봤는데 이게 거의 시 수준이라 독해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어쩜 번역하고 나니 이리도 나를 위로한단 말이냐.

Ten Years Gone” is a song by English rock band Led Zeppelin from their 1975 album Physical Graffiti. Originally intended to be an instrumental piece, Jimmy Page used some 14 guitar tracks to overdub the harmony section. Robert Plant
later added lyrics, which are dedicated to an old girlfriend who, ten
years earlier, had made him choose either her or his music.

“Ten Years Gone”은 영국 롹 밴드 레드 제플린의 1975년 앨범인 ‘몸으로 쓴 시(Physical Graffiti)’에 수록된 곡이다. 원래 이 곡은 지미 페이지가 14개의 기타 트랙을 이용해 하모니를 이루는 연주곡으로 만들어졌다. 후에 로버트 플랜트가 십년 전 사귀었던, 그로 하여금 음악과 사랑 사이에서 선택을 고민하게 했던 옛 여자친구에게 바치는 가사를 덧붙였다. (번역이 좀 잘못되었습니다. 정정합니다. 또한 관련 내용을 덧붙입니다.)

Robert Plant wrote the lyrics about a girlfriend who made him choose
between her and his music 10 years earlier. She got the boot. In an
interview with
Rolling Stone magazine (March 13, 1975) the
interviewer, Cameron Crowe, asked Robert Plant what gambles he had
taken. Plant replied: “Let me tell you a little story behind the song
‘Ten Years Gone’ on our new album. I was working my ass off before
joining Zeppelin. A lady I really dearly loved said, ‘Right. It’s me or
your fans.’ Not that I had fans, but I said, ‘I can’t stop, I’ve got to
keep going.’ She’s quite content these days, I imagine. She’s got a
washing machine that works by itself and a little sports-car. We
wouldn’t have anything to say anymore. I could probably relate to her,
but she couldn’t relate to me. I’d be smiling too much. Ten years gone,
I’m afraid. Anyway, there’s a gamble for you.”

로버트 플랜트는 (이 곡이 쓰여진 때보다) 10년 전 그로 하여금 사랑과 그의 음악 사이에서 고민하게 했던 여자친구에 대한 가사를 썼다. 물론 플랜트는 음악을 선택했다. (그녀는 쫓겨났다. -_-;;) 1975년 3월 13일자 롤링스톤즈지와의 인터뷰에서, 카메론 크로우 (인터뷰어)는 플랜트에게 어떤 도박을 해본 적이 있냐고 물었다. 플랜트는 대답했다. “새로운 앨범에 수록된 ‘Ten Years Gone’에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말씀드릴께요. 내가 레드 제플린에 합류하기 전에, 아주 바닥을 칠때 이야기에요. 당시에 내가 정말 사랑했던 여자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좋아, 나야 당신 팬이야?” 어쨌든 난 팬 같은건 갖고 있지 않을 때였지만, 이렇게 말했죠, “여기서 멈출 수는 없어, 난 (음악을) 계속 해야해.” 아마 그녀는 요즘 꽤 만족하면서 지낼 것 같아요. 지 혼자서 움직이는 세탁기도 있고, 작지만 스포츠카도 갖고 있을테니 말이죠. 아무튼 우리 얘긴 거기서 끝났어요. 어쩌면 아마 난 좀 더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 갈 수 있었겠지요. 불행하게도 그녀는 그러지 못했지만. 아마 내가 너무 많이 미소만 짓고 있어서였는지도 몰라요. Ten Years Gone, 뭐 그런 얘기죠. 이게 내가 해본 최고의 도박이였어요. (여자친구냐 음악이냐를 두고 한 쪽을 선택한 것.)”

Page and Plant performed this song once on their Japanese tour at Osaka on February 15, 1996. Jimmy Page also performed this song on his tour with The Black Crowes in 1999. A version of “Ten Years Gone” performed by Page and The Black Crowes can be found on the album Live at the Greek.
지미 페이지와 로버트 플랜트는 이 곡을 1996년 1월 15일 일본 투어 도중 오사카에서 한 번 연주했다. 지미 페이지는 1999년 The Black Crowes와의 합동 공연에서도 이 곡을 연주했으며, 지미 페이지와 The Black Crowes의 합주에 의한 “Ten Years Gone”은 Live At The Greek 앨범에 수록되었다.

http://en.wikipedia.org/wiki/Ten_Years_Gone

The Messiah Will Come Again / Roy Buchanan
이 곡을 올려놓고 빈 잔을 다시 커피로 채웠다. 감기에 걸린 것인지 코가 맹맹하고 가끔 목이 간지러워 크게 기침을 한다. 몇 일은 담배를 피우지 말아볼까 하다가, 아까 가게에 가서 담배를 다시 사오고 말았다.
며칠 전 사촌 동생과 만나 잠깐 음악 얘기를 하는데 녀석이 로이 부캐넌을 이야기하더라.

“형, 기타가 우는거 들어 봤어?”
“그럼 들어봤지.”
“로이 부캐넌 들어 봤어?”
“그럼 들어봤지.”
“거기서 기타가 울잖아, 그치 형?”
“그래 기타가 울지.”

Buchanan’s long-standing alcohol and substance problems seemed to worsen with time, culminating on August 14th ,1988, when Buchanan was arrested for public intoxication. Several hours later Buchanan was found hanging in his cell, in the Fairfax County Jail, by his own shirt. His cause of death was officially recorded as suicide, a finding disputed by some of Buchanan’s friends and family.
부캐넌이 공공장소에서 만취했다는 죄목으로 (미국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엄청 취하면 잡아가는 모양이다.) 체포되었던 1988년 8월 14일은, 그의 오랜 알콜 의존증 문제가 극에 달했던 날이었다. 체포 후 몇 시간 뒤에 그는 페어팩스의 어느 감방에서 자신의 셔츠에 목을 매달린 채로 발견되었다. 그의 죽음은 공식적으로 자살로 기록되었으나 그의 친구와 가족들은 그의 죽음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http://en.wikipedia.org/wiki/Roy_Buchanan#Legacy

관심 있다면 여기도 가 볼 것. http://windshoes.new21.org/wind-etc04.htm

A Star In Nobody’s Picture / Ben & Jason
Ben & Jason을 어디서 처음 권유받았는지 기억나질 않는다. 물론 누가 실제로 내게 저 녀석들 음악 좋아, 하고 말 해 주진 않았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처음에 찾아 본 여러 평에서 너무 좋은 얘기만 해서 몇 일 동안은 그런 평들에 가세해, 아 이 노래들 참 좋구나, 하고 있었는데 많이 듣다가 보니 힘이 많이 달리는 느낌이 들었다. 모던 락, 이지 리스닝, 네오 포크.. 뭐 어쩌구 그런 것 같은데, 자그마한 소품같은 느낌은 들어도 딱히 이거야! 하는 감이 오질 않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주 듣다보니 가사에 신경이 쓰여서 좋아하게 된 곡이 하나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은 정말 먼 거리의 낯 모르는 사람을 상상해 본 일이 있나?
캐나다에 사는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삶이 자신의 생각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여유로운 환경에서 자랄 만큼 집이 부유하지도 않아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시내 – 라고 해봐야 두세 블럭 정도의 상점가가 전부인 – 의 한 식당에 웨이트리스로 취직한다. 성인이 되고 나서 그녀는 정말 자신의 삶이 빗나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었지만, 그 균열이 너무나도 거대했기 때문에 쉽게 어디서부터 무엇을 건드려야 할지 감이 오질 않았다. 티븨에 나오는 성공한 삶을 사는 다른 이들처럼 만면에 웃음을 머금고 살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는 매일 아침 일곱시까지 식당에 나가봐야 한다. 주말 교대조인 웬디는 가끔 이웃 마을에 사는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즐기러 나오질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웬디의 몫까지 일을 해야만 했다. 그녀는 특별한 추억이 없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옛 첫사랑에게서 카드가 배달되어 오긴 하지만, 카드 따위나 보내다니 아마도 그에게 있어 그녀는 둘이 사귀던 16살 그 즈음에 멎어 있는 모양이다. 존재감도 없어서 누군가 그녀를 떠올릴라치면 한참을 생각해내야만 했다. 어렸을 때부터 귀여움을 독차지 하던 그녀의 여동생이 벤쿠버로 이사를 간 뒤로는, 그녀는 한번도 그녀의 여동생을 본 적이 없다. 정말 평범해서, 오히려 비범해 보이기까지 한 그녀. 그녀는 요즘 진(Jin)에는 손도 대지 않고 보드카만 마신다. 그녀는 가끔 식당을 들리는 택시기사들과 섹스를 하는데, 언젠가 한 번 누군가 그녀에게 왜 그렇게 몸을 쉽게 굴리는가 하고 물었다. 그녀는 그렇게라도 해야지만 자신이 살아 있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단 한번도 누군가 갖고 있는 옛 사진첩에서 빛나는 별인 적이 없었다. (She’s a star in nobody’s picture)
그녀는 자신의 삶에서 조차도 엑스트라였다. (She’s an extra in her own life)
그녀는 이게 누구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전화번호수첩에 적힌 기억나지 않는 전화번호의 주인이다. (She’s a name in somebody’s phonebook)
하지만 그녀도 살아 있다. 살아서 오늘도, 내일도 살아가는 사람이다. (She’s alive.)

Dogs / Damien Rice
‘오렌지 나무를 키우는 여자가 있었어. 그녀는 요가도 할 줄 알았지. 어느 날 갑자기 우리가 방문했을 때, 그녀는 땅에서 잡초를 뽑고 있었네.’ 어쩌구 하며 시작하는 경쾌한 어쿠스틱 기타의 노래가 있다. 그냥 평범한 사랑얘기 같은데, 이상하게 매번 그 노래를 들을 때마다 마음 속이 요동쳤다. 특별히 더 할 말은 없습니다. 이건 그냥 이지 리스닝이에요.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 / 다이나믹 듀오
사실 난 다이나믹 듀오를 잘 모른다. 동생이 어느 날 이 곡을 힘껏 틀어 놓고 설겆이를 하고 있는데, 뒤에서 난 화장실에 가다가 멍하니 서서 끝까지 이 곡을 듣고 말았다.

이 곡의 뛰어난 점은 낙태에 대한 그 어떤 진부한 도덕적 설교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 서태지의 컴백 홈보다 훨신 뛰어나다.) 대부분의 경우 도덕적 설교는 상대방이 진심으로 자신의 논리에 감화되어 개과천선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자신의 생각하는 도덕적 수준이 상대방 보다 더 우월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한다.

낙태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군대 있을때 사단 사령부에서 1년 정도 파견근무를 했던 적이 있다. 군대에서는 부대가 다르면 자신의 직속 상관이 아니라 해서, 사병들 끼리는 계급에 상관없이 서로를 ‘아저씨’로 호칭하곤 한다. 그런 ‘아저씨’ 가운데 하나에게 들은 이야기다. 그의 친구 중 하나는 오랫동안 사귀고 있는 여자가 있다고 했다. 처음에는 피임 실수로 여자가 임신을 했고 둘은 상의해서 낙태하기로 했다고 한다. 보통은 그런 경험을 하게 된 커플은 곧잘 헤어지곤 하던데, 어떻게 된 영문인지 둘은 그 뒤에도 서로 잘 지냈다. 그러다가 여자는 또 임신을 했고 또 낙태를 하고 또 임신을 하고 낙태를 하고… 나는 그때 ‘아니 씨발 그런 새끼를 그냥 뒀어요?’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난 대체 어떤 것에 화가 났던 것일까 싶다. 여자가 불쌍했을까?

Find Me In Your Dream / Pat Metheny & Brad Mehldau
사실은 이 곡을 넣지 않으려고 했다. 너무 감상적인 것이 아니냐, 하는 자체 검열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샤워를 한 뒤 뽀드득 소리 나는 기분으로 이 곡을 틀어 놓고 만화책을 읽고 있노라니, 너무 감상적이라거나 하는 혐의는 눈 녹듯 사라지고 뿌연 우윳빛 공기 속을 흘러다니는 기분이 들었다.

그냥 나를 위한 곡일 뿐이지, 하는 생각으로 추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