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까’보안법

본인, 국’까’보안법 잘 모른다. 왠지 무서운 법이야, 하는 정도로만 알고 있다.
또 신문이나 방송을 보다 보면 국’까’보안법과 항상 함께 곁들여 나오는 단어가 있는데, 그게 ‘이적’행위다.
사실 국까보안법 잘 몰라도 된다. 중요한건 ‘이적’행위를 하면 국까보안법으로 잡혀간다는건데…

‘이적’이 밤에 문 걸어 잠그고 와이프 몰래 하는 그 행위가 ‘이적’행위냐, 하면 이 글을 쓰는 나조차도
싸르르 한 유머가 아닌가 싶어서 살짝 발그레 부끄러워지는 그런거 아니겠냐. 이건 농담이고, 이적행위는
적을 이롭게 하는 행위다 해서, 거의 국가배신죄에 해당하는 무거운 죄다 이 말씀이다. 그리고 요거 읽다보면
군대 다녀오신 분들은 대뇌변연계 구석탱이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기억 하나, 있으시겠다.
그래, 우리의 ‘주적’ 북괴!

자, 다시 상콤하게 정리해보자면

1. 우리의 소원은 통일, 우리의 주적은 북괴!
2. 우리의 주적을 이롭게 하는 행위하면 나뿌운~ 놈~
3. 그래서 국까보안법에 잡혀가욘! >_<)/

이정도 되시겠다.

근데 말이지… 대한민국 법전 어디를 뒤져봐도 우리의 적은 누구다! 라고 맹랑하게 까발려 놓은게 없다는거다.
알아, 알아.. 법전에만 없다 뿐이지, 한반도는 현재 정전상태고 그렇게 보자면 우리의 주적은 북괴일 수 밖에
없다는거. (근데 니들 북한과 북괴가 어떻게 구분되고, 북괴는 또 뭔 얘긴지 아니? 네이버에 물어봐~)
하지만 그렇게 따지자면 일본이나 중국도 우리 주적이고, 나아가서는 미국도 주적 아니겠어?
문제는 과연 이러한 다양한 잠재적 적국을 어느 정도로 수용할 것인지, 또 외교적 노력으로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모색하는 건데… 또 이렇게 보자면 사실 북괴도 잘 얼르고 달래서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거잖아. 그래서 이 ‘주적’이란게 참 애매모호한 개념이란 말씀이지.

한 사백만번쯤 양보해서 북괴가 대한민국의 공식적인 주적이라고 치자. 그럼 이적행위는 북한을 이롭게 하는
모든 행위를 일컫는게 되는데, 그럼 씨바 현대아산도 이적행위중이고 (지금은 중단), 개성공단에 공장 돌리는
사장님들도 다 이적행위중이고, 국제 적십자사나 유니세프도 (대한민국 입장에서) 이적행위중이겠네?
일자 드라이버에 맞게 홈이 파인 나사에다가 억지로 십자를 들이대는 것처럼 뭔가 잘 안맞지?

국까보안법도 사람이 만든 법인데, 좀 잘 해보자고 만들었겠지 니들 씨발 좃돼봐라 하면서 만들진 않았겠지.
근데 이 단 한마디 ‘이적행위’란 것때문에 지난 수십년 동안 국까보안법은 눈에 걸면 눈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된거였어. 또 우리는 북괴를 사실상의 적국으로 지정 하면서도 겉으로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니
평화니 하면서 모순된 태도를 갖고 있었지.

나 사실 초능력자야. 생각만으로도 누군가의 심장을 멈추게 할 수 있지. 그래 너, 지금 이 글 읽고 있는 너 말야.
나 지금 너 죽일꺼야. 열심히 시도중이야. 이제 곧 네 심장은 멈출꺼야.

라고 했는데 네가 죽지 않으면 난 살인 미수일까? 조까는 소리지. 내가 진짜 식칼을 들고 네 앞에서 흉악하게 위협하면 몰라도 말야. 자, 난 법을 잘 모르지만 어떤 범죄가 성립하기 위해선 내가 정말 죄를 저지르려고 준비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 이외에 내가 충분히 그 죄를 저지를 수 있을 만 한 능력이 있어야할꺼야. 63빌딩을 무너뜨리기 위해 오늘부터 하루에 열번씩 빌딩 벽에 정권지르기를 한다고 해서, 뭐 경비아저씨한테 욕 좀 먹겠지만 그게 죄가 되겠어?
말하자면 그런거야. 이적행위고 자위행위고 간에 다 좋다 이거야. 근데, 씨발 이 빌어먹을 남한 사회에서 그 빌어먹을 ‘이적행위’를 통해 실질적으로 국가가 전복하는 일이 발생할까, 하는거 말이지.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8/26/2008082601169.html

일부러 좃썬일보 기사를 구해다가 달았어. 훠이훠이, 소금 좀 뿌리고. 솔직히 좀 무섭기도 했어. 집회때 뜬금없이 사노련 깃발이 휘날려서 예전 ‘사노맹’의 후신인가 하기도 했고 (맞나?), 아 만약 그렇다면 이것은 무섭다… 했는데, OO형님도 첨 듣는 단체라고 하시니 그건 아닌가보다 했지. 어쨌든. 대체 저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 중에 무엇이 우리의 적을 이롭게 했는가. 아니, 이롭게 할 힘이나 가진 자들인가. 아니, 그 이전에 과연 진짜 우리의 적은 누구인가? 이런거 먼저 야그해봐야 하지 않겠어?

위 기사 댓글에 달린 것처럼 사회주의가 이미 머리 속에서만 가능한 관념에 지나지 않는다면, 우린 그걸 무서워 할 필요도 없을꺼야. 또 위 기사 댓글에 달린 것처럼 북한이 붕괴한 이후에도 ‘이적행위’가 존재한다고 감히 씨부려 쌓는 새끼가 존재한다면, 그때의 국가의 적은 바로 너란걸 꼭 이야기해주고 싶어.

아 씨발 경찰은 아무나 하나부다… 나도 공무원 시험이나 볼까. 답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