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운동가 엄성준씨의 부고

 사학과 출신의 후배면서, 나보다 선배같으며, 02년도 인문대 학생회장도 했었고 (그때 난 과 학생회장이었다), 지금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전경이 되어 근무중인 놈이 외박을 나왔는지 메신저에 잠깐 불이 들어왔다 나간다.
 그 녀석의 메신저 대화명이 성준형, 형. 잘가요. 쪼금만 울게요.로 되어 있어서 깜짝 놀랐다. 내 선배 가운데서도 성준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설마 그 선배가 사고를 당했나 싶어서 급한 마음에 뉴스를 뒤져보니 다른 사람의 부고다.


농투신했던 농민운동가 엄성준씨, 불의의 사고로 목숨잃어


 사진을 보니 가끔 학교에서 얼굴을 봤던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더 할 말이 없다.

 멋지고 좋은 사람들이 픽픽 쓰러지는 세상,
 더러운 새끼들은 기름진 뱃가죽 둥둥거리며 금으로 된 이쑤시개로 이를 쑤시는 세상.

 그리고.. 더 할 말이 없다.
 내가 여기서 할 말이 있으면 안되는거죠?
 나는 그냥 더 무거워진 짐을 들고 나아가기만 하면 되는거죠?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상식적인 세상을 향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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