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고요한 밤

one quiet night을 듣고 있다. 장마비 사이, 잠시 한가한 하루. 오늘은 심하게 배가 아팠다.

이 곡은 팻 메쓰니의 것인데, 어디서 우연히 듣게 된 이후로 가끔 밤마다 무한반복으로 틀어 놓고 일을 한다. 좋은 음악은 어느 순간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깊은 밤 친구로 삼기에 넉넉하다.
서랍 속에 아무렇게나 방치된 옛날 사진들을 꺼내보면, 그러니까 아마도 고등학교 2학년땐가 친구들과 한탄강으로 놀러갔던 것이 있다. 지금은 신기하게도 아무 기억이 없다. 사진이 있으니 그랬었나 하는 것인데. 날마다 언덕을 넘으면 바다가 보이던 날. 몸은 다 커버렸어도 죽을 때까지 마음은 계속 크고 있는 거라고, 하는 말처럼 주책맞게 커진 마음에 제 몸 가누기가 힘들어 휘청거린다.

또 빨리 겨울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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