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시 뉴스를 보다가 중국으로부터 시작 (정확하게는 몽고) 된 황사가 심하다는 기사가 나왔다. 그러면서 중국 베이징, 인가 어딘가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황사가 도가 지나쳐 대낮에 깊은 밤을 가져왔다. 마치 재난 영화의 한 장면같은 모래 폭풍이 도시를 휘감았다. 대낮인데도 가로등 불빛이 겨우 발치를 비춘다.
황사는 이렇게 매년 더 심해질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점점 더 사막화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심하게도 내가 죽기 전까지는 사막히 세계를 뒤덮지 않기를 바랬다. 밥을 먹다가 모래가 씹히는 것을 매우 싫어하기 때문이다.
아주 긴 시간을 들여서 무슨 심리검사를 했다. 어머니가 자주 다니는 신경정신관가 뭔가에서 받아 온 거라고 했다. 비싼거니 공들여 하라고 하시는데, 이 검사 입대 전 병무청에서 신체검사 하면서 받아 본 기억이 있다. 아마 이 결과에 따라서 무언가 치료를 받게 될지도 모르겠는데, 어디까지나 아직은 정상이길 바라고 있다. 약이 그 어떤 병이라도 치료할 수 있을꺼라고 어머니는 굳게 믿고 있다. 내 삶이 질병이라면, 도저히 그렇게라도 치료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거나. 그러나 저러나 나는 이미 병무청에서 받았던 그 검사의 결과로, 군의관이 나를 따로 불러 심각하게 보충역 판정을 줄 수도 있다는 언질을 주었던 것을 기억한다. 결과가 조금 이상하게 나왔어. 4급 줄 수 있는데, (아마 4급이면 공익이거나 상근으로 가게 되었다.) 어떻게 할래? 넷! 그냥 입대하겠습니다. 그리고서, 나는 2년 2개월 동안 무사히 잘 지냈다.
날이 더워지긴 더워지는 것 같다. 자고 일어나면 땀을 많이 흘려서 온 몸이 끈적해지고, 밥을 먹으면 속에서 열이 올라온다. 그래서 자꾸 의미없이 샤워만 한다 샤워만… 하늘에 별이 없다. 별, 하니까 며칠 전에 다시 꺼내 본 영화 Contact가 떠오른다. 만약 이 우주에 우리 밖에 없다면, 그건 정말 엄청난 낭비 아냐? 차라리 그건 너무 외로운 것 아니냐고 하지… 그러니까 어떤 種적인 외로움 말이다. 대화 가능한 지성체가 전 우주에 인간밖에 없다는 것. 생각하면 너무 슬프다.
안녕,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