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방문자 수가 무려 40000번을 넘었군요. 어제 정돈 것 같은데…
와, 상상도 못 할 만큼 끔찍하게 많은 숫자입니다. 아니, 이걸 돈으로 계산하면 고작 4만원 아냐.. -_-;;
홈페이지 방문자 수가 무려 40000번을 넘었군요. 어제 정돈 것 같은데…
와, 상상도 못 할 만큼 끔찍하게 많은 숫자입니다. 아니, 이걸 돈으로 계산하면 고작 4만원 아냐.. -_-;;
마지막으로 짐을 정리하며, 어머니는 내게 다시 한 번 생각을 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처연한 표정으로 만류했지만, 이미 내 마음의 절반은 우주에 가 있었다.
발사대로 향하기 전에 카메라 샾에 들러 카드로 300mm짜리 망원 렌즈를 구입했다.
예상 외로 발사대 근처는 한산했다. 군인들이 분주하게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발사 책임자가 나와 내 동료에게 다가와서 이상한 이야기를 했다.
“자, 결정을 내리세요. 오해가 있었는데, 당신들은 우주에 일주일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삼년을 머물게 됩니다. 원치 않으면 지금 그만 두셔도 괜찮습니다.”
내 동료는 그 말에 기겁하며 자기는 가지 않겠다고 했다. 나는, 상관없었다. 가겠다고 했다.
니콘 본사에서 내게 프로토 타입의 초망원 렌즈를 선물했다. 이거면 우주에서도 지표면을 상세히 볼 수 있다고 했다. 괜히 300mm짜리 렌즈를 샀나보다 하고 후회했다.
로켓이 진동하며 중력을 뿌리치고 대기권을 벗어나자, 갑자기 사방이 어두워졌다. 지구의 동쪽, 그러나 우주에서 방향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에서 갑자기 태양이 떠올랐다. 평생 그렇게 밝은 태양은 처음이었다.
우주 정거장에 로켓이 도킹하고, 무중력 상태에서 정거장 안으로 들어갔다. 정거장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소리도 없고, 진동도 없는 우주. 나는 초속 몇 킬로미터 인가로 지구 정지 궤도를 돌고 있었지만,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오랫동안 누구와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외로울 때마다 카메라로 지구를 관찰했다.
정거장은 지구의 밤 쪽에 떠 있었으므로, 내가 볼 수 있는 것은 지구의 야경 뿐이었다.
차들이 길게 늘어 서 있고, 아파트는 이빨 빠진 옥수수처럼 곳곳에 불이 꺼져 있었다.
작게 웃으며
한 번 뒤를 돌아보더니
그,
어둠의 왕자 말이오,
그는 과거로 돌아가버렸소.
많은 사람들이
그에 대해서 이야기했지만,
이번엔
내가 한 번 이야기 해보려 하오.
어떤 마을이 있었다오.
‘세상’이라고
사람들이 부르던 마을이었지.
아주 외롭고… 외로운 마을이었소.
그가 마을에 나타나기 전까진
그 마을은 슬픈 곳이었소.
그가 나타난 뒤에
사람들의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차기 시작했지.
하지만 의심하는 자들이 생기기 시작했다오.
불신하고,
조롱하기 시작했지.
그래서 그는 떠나가 버렸소.
그래서 이 마을은
어제보다 더
더, 더 슬퍼지게 되었다오.
나는 세상을 떠돌아 다니며
믿을 수 없는 일들을 목격했소.
하지만 믿을 수 밖에 없다오.
그가 언젠간 다시 돌아 올 것임을.
—>
그러고 보니 올 해로 30주년이구나. 추모식이라도 해야 할까?
사이트 하나를 제작 중인데, 그냥 하드 코딩했던 것을 익숙해 질 겸 해서 제로보드XE로 변환하고 있다.
static 페이지 같은 경우는 뭐라 할 것도 없이 너무 편하게 작업 할 수 있었다. 확실히 제로보드XE는 단순한 게시판이 아닌 통합 사이트 빌더로 진화하고 있는 모양이다. (일전에 이와 비슷한 솔루션을 엄청난 돈을 받고 판매하는 회사를 본 적이 있는데, 이제는 오픈소스로 제로보드XE가 나왔으니 그 회사엔 빨간불이 켜지겠지.)
아무튼 dynamic 페이지가 문제였다. 이걸 어떻게 옮길까 하고 고민하다가, 제로보드XE에서 새로 도입된 ‘위젯’이란 기능을 이용해서 옮겨보기로 했다.
기존 코드를 변환해서 붙여봤더니… 안된다.
뭐가 문제지.. 한참 들여다봐도 뭐가 문젠지도 모르겠다.
단위 테스트도 안되고 에러메세지도 안나온다. 그냥 안된다.
그렇게 한 서너시간을 보냈다. 시간도 없는데 갑자기 마음이 급해졌다.
결국 문제를 발견했다. 젠장… 어째서 위젯 클래스 내에서 require_once가 먹질 않는건지…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해야 하는데, 새로 모델을 만들고 할 시간이 없어서 그냥 생짜로 PEAR DB를 이용해서 작업을 하려다 보니 문제가 된거였다. 아니 그건 그런데, 어째서 저 함수가 먹질 않는 것인가!!
(eval 함수도 안먹음..)
그래서 써본지 십만년도 더 된 것 같은, php에서 제공하는 네이티브 데이터베이스 함수를 써서 해결했다.
하고 나니 너무 허탈하다..
그런데 문제는 개발관련 문서들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하다못해 기본적인 명세도 없다. 그냥 디렉토리 구조랑, 스킨 템플릿 문법 약간… 내가 못찾는건가?
아무튼 나라도 시간되면 조금씩 정리해야겠다..
내일은 내가 겪어 온 모든 과거라고.
언젠가 한 번 얘기 했던 것 같은데, 동네 노점으로 떡볶이며 오뎅이며 튀김 등등을 파는 할머니가 있다. 그다지 곱게 늙었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런 일을 할 정도로 얼굴에 굴곡이 많이 보이지는 않는 그런 할머니.
언젠가 한 번 10개 한정의 특제 오징어 튀김을 가까스로 한 개 먹어 본 일이 있는데, 이게 내가 지금까지 먹어 본 그 어떤 오징어 튀김보다도 더 맛있었단 거다. 식어도 한참을 식었고, 게다가 할머니가 센스 완전 빵점이라 기름에 다시 데워줄 생각도 안하고 준 튀김이어서 이만큼 입이 튀어 나와 삐쭉거리다가 말을 잊게 만든 환상의 오징어 튀김. 그 이후로도 오랫동안 그 노점 앞을 지날때면 유심히 오징어 튀김이 있나 없나 살펴봤는데, 영 오징어 튀김을 꺼내 놓을 생각을 안하는거다. 그래서 한 번은 작정을 하고 떡볶이 천원 어치를 사면서 물어봤다.
“할머니, 전에 오징어 튀김 맛있던데 왜 안하세요?”
“맛있죠? 그거 내가 직접 시장에서 오징어 사다가 만든거에요… 그런데 사람들이 사가질 않아서 못하겠어. 그거 하면 남지도 않거든.”
신월동 인민들은 죄다 혓바닥이 돌로 변해버렸단 말인가! 그래놓고 일식당 가서 접시당 몇 만원씩 하는 튀김을 먹으면서 맛이 어떻고 저떻고를 논한다 이거지! 아무튼 그러다, 오늘 아침 훌쩍 학교 가느라 그 앞을 지나는데 오징어 튀김이 먹음직스럽게 가판 위에 놓여 있는게 아닌가… 아침 댓바람 부터 노점에서 오징어 튀김 깨작 거리기가 뭣해서 집에 오면서 꼭 먹어야지 하고, 결국은 또 다시 파랗게 식은 오징어 튀김 2천원 어치를 사서 집에 돌아왔다. 돈이 더 있었으면 있는 만큼 사고 싶었는데 수중엔 그것밖에 없었다. 역시나 녹슬지 않은 이 맛의 풍부함, 식어도 식감이 죽지 않는 노장의 노련함… 게다가 더 행복한 건, 지금 이 시간 (10시 반) 나는 슈퍼에 가서 맥주 천씨씨를 사왔고, 저녁에 먹다 만 오징어 튀김이 두개나 남았다는 것이다.
그 외에 나는 대체로 피곤했다. 오늘은 흐린 하늘만큼 머리 속이 멍했다. 바람이 심하게 불었는데, 우연히 과사에서 지석이형을 만나 커피 한 잔 할때를 제외하고는 내가 어딜 갔고 뭘 했고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지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술이 너무 마시고 싶었는데, 상철이랑 윤기는 약속이 있댔고 우현이는… 우현이는 그냥 집에 갔다. 거창하게 먹자는 것도 아니었는데… 집에 오면서도 몇 명의 사람들에게 전화를 했는데 다 안받았고, 나머지는 전화를 할까 하다가 말았다. 결국엔 동생한테까지 전화를 했는데 받지 않았다.
언젠가 돈을 많이 모으게 되면 국적을 포기하는거다. 그리고 조금 큰 배를 하나 사서 태평양에 나가는거다. 태양열로 담수를 만들고, 해초랑 고기를 낚아 음식을 해먹고 글을 쓰고 시규어 로스랑 레드 제플린, 에릭 크립튼을, 바하를, 비틀즈를, 로이 부캐넌과 레너드 스키너드와 라디오 헤드와 피아졸라와, 그리고 구레츠키를, 노찾사를, 전화 카드 한 장을, 청계천 8가를 십만번쯤 되풀이해 듣는거다. 운이 좋아서 십년쯤 지나도 살아 있다면, 그래서 우연히 마주친 배에서 사람들과 이야기하게 될 때, 비행기 사고로 라디오 헤드 전원이 사망했다거나 대한민국이 통일 되었다거나 미국에서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나 국가가 전복되어서 모두가 행복한 나라가 되었다거나, 외계인이 지구에 방문해서 요즘엔 길거리에서 외계인 보는게 자연스럽다는 등의 이야기를 들으면 까무러치겠지? 아마 그때쯤이면 나는 배멀미의 달인이 되어 있을꺼다. 오랫동안 바다에서 생활한 뱃사람들은 육지에 오면 멀미를 한다던데, 나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혹시 흐르다 흐르다 보면 포우의 ‘아서 고든 핌의 모험’에서처럼 남극에 흘러 들어가 온 몸이 검은 원주민들을 만나서 죽다가 살아난 다음에 간신히 포로 한 명을 잡아 작은 카누에 몸을 싣고 남극점으로, 남극점으로 더 가는거다. 커튼같은 짙은 흰 안개 속에서, 그 잔잔한 수면 아래로부터 하얀 거인이 솟아 오르면 나는 까무러치겠지? 어쩌면 행복할지도 모르겠다. 아, 그러고보니 배에 탈때 포우는 꼭 가져가야겠다. 우울과 몽상 그 양장본은 꼭 사야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집에 왔단다. (작별인사) 안녕, 그리고 또 (만났을 때 인사) 안녕.
엑스파일에서 멀더와 스컬리가 진실을 쫓는 자라고 하면, 그 대척점에는 진실을 숨기는 ‘담배 피우는 남자‘가 있다. 시즌 4 에피소드 7은 이 남자를 위한 드라마다. 그가 어떻게 해서 사회의 그림자가 되었는지, 그가 관계된 사건은 무엇인지, 그는 왜 진실을 숨기려 하고, 그의 목적은 무엇인지에 대한 단서가 드러난다. 이번 편에서는 우습게도 멀더와 스컬리는 얼굴도 보이지 않는다.
그는 통수권자 위에 존재하는 자다. 그는 법 위에 존재하며, 그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이름이 없다. 그는 가족도 없고, 그에 대한 공적 기록도 전무하며, 그가 속한 부서가 실제로 존재하는 지도 알 수 없다. 그는 역사를 만드는 사람이지만, 그가 역사에 드러날 일은 없다.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멀더와 스컬리가 결국 모든 사건에 대한 증거를 차곡차곡 모아 그의 실체를 폭로하게 될 때, 즉 이 엑스파일이 완전무결하게 종영할 때에야 그는 세상에 나오게 될 것이다. 아마도 크리스 카터가 자기 자신이 만든 이 물건에 대해서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면, 그는 여전히 그를 ‘담배 피우는 남자’로 남겨 두어야 할 것이다. (이 포스트를 쓸 때에 나는 마지막 에피소드를 보지 않은 상태였다.)
사실을 은폐하는 것은 정부의 오래된 유행이다. 대중의 지성은 정부의 잣대에 의해 판단되고, 대중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분리된다. 그들은 인간을 넘어 설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그렇게 행동한다. 마치 몸을 떠나 생존할 수 있는 머리를 상정하듯이. 그러나 과연 정말 머리가 손과 발에게 앞으로 닥칠, 혹은 닥쳤던 일들에 대한 사실을 은폐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에피소드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담배 피우는 남자는 비인격적 존재(도덕적 의미가 아님)로 그려진다. 그는 ‘실제로’ 역사를 움직인다. 마치 지구를 떠받들고 있는 아틀라스처럼, 그의 책무는 가혹하다. 그래서 그가 오스왈드를 허수아비로 내 세워 JFK와 마틴 루터 킹을 암살했을 때, 더 이상 ‘애국’이라는 기만으로 자기 자신의 실존을 극복하기 힘들게 되었을 때, 그때부터 그는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기 시작한다. 소설을 통해 그는 자기에게 주어진 고통을 타자화 한다. 그의 소설에서 그는 낭만적이고 멋진 스파이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는 냉혹하며,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주어진 과업을 완수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그리하여 그가 필명으로 자신의 작품을 출판사로 끊임없이 투고할 때에 그것은, 자기 자신을 세계에 현시하고 싶어하는 욕망과 그럴 수 없는 현실의 이중성을 간접적으로 알리는 것이다. 구조요청인 것이다.
그러나 그의 투고는 매번 ‘너무나도 비현실적이다.‘는 이유로 거절당한다. 담배 피우는 남자로서의 그는 비인격적인 존재이고 어떤 비현실도 현실로 수용 가능하지만, 한편으로 그는 퇴근 후에 그를 반기는 냉랭한 집 안의 공기와, 차가운 침대와, 맥주와 말보로(몰리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있다.)와 함께하는 슈퍼볼 속에서 실존적 고독을 느끼는 개인일 뿐이다. 결국 싸구려 가십이나 실리는 펄프잡지에서 그의 작품을 싣겠다고 할 때에, 그는 처음으로 인간적인 기쁨을 느낀다. (아마 전 시즌을 걸쳐 담배 피우는 남자가 이토록 당황하고 기뻐한 적은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활자화된 자신의 세계(비현실적 현실)는 잡지사가 작품을 완전히 뜯어 고침으로써 또 다시 왜곡된다. 그리하여 그는 드디어 온전히 ‘담배 피우는 남자’가 된다.
캐릭터로서 담배 피우는 남자는 참 매력적이다. 어쩌면 멀더나 스컬리보다 더 그렇다. 그런 인간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인데, 드라마 내에서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