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밤

그건 아주 검은색이었지. 모닥불 말야. 굵은 강모래 위에 피워 놓았던 그거. 적은 내부에 있다. 불길은 아주 검게 타들어가다 졸아붙어. 무거운 눈꺼플이 감기기 시작하면 병풍같은 절벽 위로 하얀 달이 떠올랐어. 나는 노래를 불렀지, 차가운 물이 날 휘감을때… 하는 노래를. 삼십육도가 넘는 열대야 속에서도 나는 추워서 벌벌 떨었다.

머리가 복잡해. 비가 많이 와서 계곡이 불어 넘치는 것처럼, 머리 속이 꼭 그래. 한 순간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떠올라. 아주 추웠지. 달빛이 눈처럼 내렸어. 뽀드득뽀드득 얼음물을 건너서 호빵같은 돌들을 타넘다보면 아주 제대로 돌았구나 하는 기분도 들었어. 누구는 화를 내고 누구는 야단을 치고 누구는 쓸데없이 진지해지는 모닥불 앞에서, 내가 목마르다. 누구 나를 위해 잔에 소주를 채워줄 사람 어디 없소. 없어.

한 세번째 말하는건가 싶은데, 왜 이렇게 나는 옅어지는걸까. 외롭다거나 슬프거나 그런 감정을 말하는게 아냐. 물론 외롭고 슬프기도 하지. 그런데 이상하게 그런 것들이 편의점 가판대 위에 놓인 물건들같아. 아주 공평하게 진열된 감정들. 말하고 싶은건 그냥 옅어진다는거야. 말 그대로, 점점 더.

아무튼 난 여름 밤이 싫어.
그리고 또 이렇게 며칠전에 쓰다 만 글의 꼭지를 억지로 더 쓰려고 쥐어 짜는 것도 싫어.

길 잃은 이에게 길을 묻다

‘그래도 요즘엔 쥴리 런던이 날 위로해준다. 괜찮다.’

원영이에게 이렇게 문자를 보내고 까맣게 타들어가는 하얀 태양 아래 그늘을 찾아 숨어들었다. 예비군 훈련장에서, 나는 오랜만에 나를 되찾는다. 그동안 나는 꾸준히 내 안에 현실을 꾸역꾸역 구겨 넣는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가진 모든 것들을 내던졌던 모양이다. 걸어 온 자리마다 흉하게 잔존물들이 널려 있었다. 그리고 다시, 우리 모두는 지루하게 혼자 걸어가야 하는 운명들이란거, 누군가 발로 걷어 찬 것처럼 생각이 났다. 무척 더운 날이었는데, 가슴은 이상하게 얼음 둥둥 떠다니는 것처럼 서늘했고…

일부러 사람들이 먼저 떠난 버스정류장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먼지가 적란운처럼 일어나는 시골길, 낡은 버스에 몸을 싣고 덜컹이며 돌아오는 길, 숲이 푸르다. 버스는 내가 말하지 않아도 착실히 경로를 되밟아 서울로 향한다. 그리고 문득 쥴리 런던이 처연한 목소리로 이렇게 노래부른다.

blue was just the color of the sea till my lover left me…

나는 집으로 돌아가기가 두려워졌다.

어떤

갑자기 황지우를 읽었다. 사실 나는 황지우를 실제로 만난 적이 있는데, ‘흐린주점..’ 시집 발간 기념으로 사인회를 했던 수(십)년전 어느 날 교보문고에서였다. 그때 나는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해있던 스승님에게 바칠 책을 골라보려고 나간 것이었고 마침 때가 그 날이었다. 뱀처럼 길게, 지렁이처럼 서 있는 사람들 뒤에서 한참을 멍하니 교보문고 천장 유리에 비친 모습들로 시간을 떼우다가 마침내 내 차례가 되어서 시집을 그에게 내밀었다. ‘이름이 뭡니까?’, 내 이름으로 하긴 그랬고 스승님의 이름을 댔다. ‘뭐라구요?’, 다시 한 번 스승님의 이름을 또박또박 말했다. 그는 내게 자신의 이름을 적은 시집을 건내주었다.

수(십)년이 지났다. 스승님은 (물론) 다 나았다. 그러나 어떤 조짐들, 이를테면 회복 불가능의 유리판에 생긴 금 같은 것들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하듯이 그는 다시 이륙하는 법이 없었다. 까닭없이 그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상처받는 일이 많더라도 힘내라, 고 오늘자 스포츠신문 79년생의 운세에 그렇게 나와 있어서 눈물이 났다. 그리고 황지우를 읽었다. 매우 아득한 느낌의 황지우. 시인들은 매우 엘레강스하게 망가지는 반면에, 우리는 핵연쇄반응처럼 망가졌었다. 절대 다시 재조립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원영이는 동해인가 목포인가에 가버렸다고 하고 원식이형은 미아처럼 터미널에서 내게 전화를 걸었다. 나는 그때 밤을 새고 까칠한 살갗으로 멍하니 바깥을 노려보고 있었는데, 안토니오 뽈시오네의 기타소리같은 명멸하는 빛깔로 흰 구름이 몰려왔다 몰려갔다.

삼십도를 웃도는 열기가 휘몰아치는 동안 나는 여전히 이십삼도에 맞춰진 에어컨 바람 아래서 피아노를 쳤다. 딸깍딸깍소리만 나는 고장난 피아노였다.

모든 것은 다 제자리에

아무도 말을 않고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으면, 이곳이 마치 수심 1000미터 아래를 고요히 항행하는 잠수함 내부 같다는 생각을 한다. 에어콘과 서버만 웅웅 소리를 내고, 가끔 메신저에 누가 접속했다, 는 신호음만 들린다.

일을 많이 해야 하는데, 피곤해서 그런지 진척은 늦고 아무래도 휴가 이야기는 꺼내기 힘들게 될 것 같다. 휴가는 커녕 주말에 단 하루라도 좋으니 쉬었으면 좋겠다고도 말 하기가 쉽지 않다. 결혼도 안했는데, 벌써부터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서 누구의 편도 들어주지 못하는 어떤 사내가 된 기분이다. 모든 것을 다 이해할 수 있고, 모든 것이 서로에 대해 다 모순적이다. 그래서 무생물 기계처럼 나도 웅웅거리며 작게 진동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입력에 대한 출력만 하고, 어떤 스스로의 판단이나 결정도 필요없는 평온한 내부 공간처럼 나를 힘껏 구부려 유리처럼 투명한 어떤 상자 안으로 구겨 넣는다. 눈을 감고 귀를 막으면 시간은 사라지고 나는 언제나 있었으므로, 조금씩 고통스러운 날들로부터 이격될 수 있을 것이다. 왈츠처럼 평화롭게.

바람이 불어 올까. 장마가 끝나자마자 다시 장마는 시작된다. 내가 아는 한 세상에는 확실히 종료되는 것들은 없다. 적어도 내년에 다시 봅시다, 만 있었다. 한번 썼던 코드들은 언젠가 다시 작성해야 한다. 즐겁지가 않다.한번 내가 원하는 세상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생각하다가 너무 끔찍해서 그만두었다. 아마도 희망하는 것들을 볼 때 나는 그것들을 스크린에 투영되는 영화보듯이 하는 것 같다. 이를테면, 필요없는 부분은 과감히 생략된 사실, 같은 것들 말이다. 그것도 웃긴 것 같다. 휙휙, 삶을 넘겨가며 살 수 있다면 누군들 오분 이상 살 수 있을까. 이것도 봤고 저것도 봤고, 하면서 끝에 뭐가 있을지 궁금해하겠지.

아니. 좋은 음악, 좋은 친구, 좋은 술과 먹을 것. 좋은 저녁만 있으면 돼.

일상

만일 계속 같은 생활이 이어졌다면, 한국 최초라는 우주인 선발에 최선을 다해 임했을 것이다. 그때 지원서를 내면서 나는 ‘그래, 이걸 타고 우주로 가서 달나라에 망명하는거야’ 하고 내내 엉뚱한 생각을 하며 혼자, 반쯤은 자조하며 엄청 낄낄 웃었던 것 같다. 그리고 또 반쯤은 정말 진지하게 지원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사람 일이란거 참 뜻대로 되는 것 없고, 아무리 계획적으로 산다고 해도 5분 앞에 일어날 일을 예측하지 못하는 법이라 우연찮게 취직을 하고 어째저째 오늘까지 온 걸 보면서, 이게 나에게 희극인지 비극인지 제대로 분간하기조차 힘들 지경이 되었다. 그러면서 오늘 우주인사업단인가 뭔가에서 계속 보내오는 저 메일을 보면서 잠시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아 그랬었지 내가, 하면서.

나는 내내 평범한 삶이 꿈이었고, 겉으로는 평범해 보일지라도 결코 평범해질 수 없는 내가 되도록 어떤 노란선 같은걸 넘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은 일년인가 이년쯤 전이었다. 아, 아니다. 올 해 초구나. 학교 관두면서. ㅎㅎㅎ

‘야, 나 학교 관뒀어.’ 했더니 ‘그래, 잘 했어. 어쩐지 너는 학교하곤 안어울렸어. 네가 잘 할 수 있는 다른게 있겠지.’ 하는 옛 여자친구를 두고 참 이 여자 아쉽다,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쩔 수 있을까. 이미 다른 남자하고 행복하게 잘 지낸다는데. 그렇게 세상엔 내 실수, 내 잘못, 내 상처 투성이다.

아무튼 최근 취미는 퇴근하고 한두시간, 잠까지 아껴가며 Joey라는 외화를 다운받아 보는 것이고 얼렁뚱땅 이런 생활에 한편으로는 익숙해지면서도, 아침엔 이를 악물고 만원버스에서 한겨례를 꼭꼭 씹어먹는다. 도저히 이렇게라도 안하면 말 그대로 난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도저히 용서하기 힘든 사람이 있는데, 한 발 물러서 보면 용서할 사람은 그가 아니라 나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얼른 Joey를 다운받아 봐야겠다. 이크, 빡빡하게 봐도 두 편 못보겠군.

(참고로, Joey 초강추!!)

유리의 땀

퇴근하고 (새벽에) 나오는데 안개비가 자욱하다. 달리는 택시의 앞유리에 몽글몽글 물방울이 솟는다. 그렇게 만나고 싶었던 사람을 오늘, 눈물나게 마법처럼 느닷없이 사무실이 있는 빌딩의 옥상에서 만났다. 나는 한없이 미안했고 그 사람은 아직도 내게 존댓말을 쓰고 있었다. 그 사람은 같은 빌딩의 15층에서, 나는 13층에서 일을 하고 있다.

택시를 타고 오는데 환청이 들렸다. 귓 속에서 요정이 걸어나와 내게 계속 “괜찮아… 괜찮아…” 하고 말했다.

나는 요즘 계속해서 좁아지는 동굴 속으로 구겨져 들어가는 기분이다.

그래도 괜찮아.

비밀문답

lunamoth님 블로그에 갔다가 내 아이디가 맨 위에 있어서 뭔가 싶어 질문을 받아봤더니 글쎄…
아이고 맙소사!

# 표시는 도저히 답 할 수가 없어서 공란으로 비워둔 것이고, 왠지 나다 싶은건 내 아이디를 적었습니다. 일종의 백문백답같은건데..

워낙 인간관계가 좁은 인간이라 잘 모르는 사이라도 왠지 친한척 좀 했구요. 김규항씨는 워낙 유명한 분이고 좋아하는터라 질문에 해당한다 싶으면 염치 불구하고 답변으로 넣었습니다. 이래뵈도 몇 번 정도는 메일을 주고 받은 사이.. -_-;;

[#M_ more.. | less.. |
[질문을 시작하기 전 지킬 것]
1. 포스트 자체에 질문 내용을 게시하지 말 것.
2. 만약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내용을 메일로만 가르쳐줄 것.
3. 단, 메일을 통해 질문 내용을 받은 사람은 무조건 바톤을 받아야 함

1. 야윤
2. 미도리
3. satii
4. 소운
5. 돌멩이
6. #
7. #
8. 조빼
9. #
10. #
11. 블루홀릭
12. #
13. 워냉
14. 워냉
15. #
16. 돌멩이
17. lunamoth
18. 미도리
19. satii
20. kid a
21. 소운
22. 김규항
23. saxboy
24. 워냉
25. #
26. #
27. 돌멩이
28. kirrie
29. 워냉
30. kirrie
31. 렌
32. 블루홀릭
33. 미도리
34. 미도리
35. 돌멩이
36. 워냉
37. 미도리
38. kirrie
39. 돌멩이
40. 렌
41. lunamoth
42. satii
43. #
44. #
45. lunamoth
46. saxboy
47. 양말
48. kirrie (-_-;;)
49. 김규항
50. #
51. kirrie
52. 김규항
53. #
54. #
55. 조빼
56. 야윤
57. #
58. #
59. #
60. kirrie
61. #
62. #
63. #
64. 워냉
65. 렌
66. #
67. #
68. 미도리
69. 미도리_M#]

녹초가 되어 집에 들어왔다. 덜컥 겁이 난다. 그냥 내가 원했던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놈팽이가 되는 것이었다. 오늘 하루도 일용할 수돗물과 비둘기와 나눠 먹는 빵 한조각으로 즐거이 지나가고, 저녁엔 골백번도 더 읽은, 귀퉁이가 달아서 뭉그러진 어느 소설책을 집어 들고 내키는 페이지부터 읽다가 잠이 드는 그런 삶. 서걱서걱 생활에 잘려 나가는 뭉텅이의 머리카락을 지켜보며, 그래도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내일 아침 일곱시에 일어나 출근준비를 해야한다. 아무리 해도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삶, 묻어가는 나날들. 물이끼는 물가에 핀다지만, 나는 어디에 피어야 하는걸까.

내게 있는 부정형의 어떤 것들, 을 고형의 틀에 넣어 단단하게 굳힌 다음 백만년의 박물관에 넣어 전시하는 것이다. 일천구백칠십구년산 놈팽이. 곰팡이의 일종이며, 때가 되면 자연히 사라짐. 세계적 희귀생물. 이런 명패를 달고 사람들로부터 서서히 잊혀지는 것. 모든 멸종위기의 생물이 그렇듯이 나에게도 어느 정도 매니악한 팬들이 있다. 곧 다가올 IPV6 시대에 상상하기도 힘든 숫자의 인터넷 주소들 가운데 두서너개 정도는 내 몫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화석화된 희망 같은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과연 집단인가 개인인가. 왜 아프리카 사람들의 피부색은 검은가. 나는 왜 나인가. 라는 질문이 수도 없이 제기된다. 관람객들에 의해서.

아님 말고.

몸이

에릭 크립튼의 하이드 파크 공연 실황 가운데 “그래 내가 보안관을 쐈다.”를 들으면 피가 끓는다. 목구멍으로부터 간질간질하니 까끌한 욕설같은게 튀어나오려고 발악을 한다. 왠지는 잘 모르겠다. 가사 가운데 “내가 쏜건 보안관이지 보안관 대리 따위가 아냐” 라는 부분이 있는데 아마 이것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쏘려면 보안관 정도는 쏴야 하는거 아닌가. 같은 교수형이라면 차라리 보안관 살해죄로 죽는게 낫지, 안그래? 아님 말고.

아무튼 요즘 상황이 좀 그렇다. 크게 한 건 하고 잠적할까 하고 생각중이다. 그리고 이 잠적은 아마도 오래도록 지속될 것이다. 그래서 쉽게 결정을 내릴 수가 없다. 내가 잠적하면 슬퍼할 많은 팬들이 있기에. 여러분 정말 사랑해요. 내 입에서 이런 고백이 쑥스럼 없이 튀어 나올줄은 예전엔 미쳐 몰랐네. 아님 말고.

내가 없어도 다들 잘 살고.. 내가 없어도 너는 어제와 같고. (아마) 나에게도 내가 없어도 될 것 같다. 검은 현무암이거나, 겠지. 그정도가 딱 좋다. 검은 현무암. 서사모아 제도 같은데서 지구 생성부터 지구가 폭발할때까지 에메랄드빛 바다를 바라보는 그런 현무암 말이다. 파도에 녹기도 하고 바람에 쓸리기도 하면서 차츰 키가 줄어드는 나는야 검은 현무암(이 되고 싶다). 아님 말고.

이후 (After)

곧게, 가끔은 얼룩진 것처럼 구불텅한 짙은 숲 사잇길을 쉬엄쉬엄 걸어 나가다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맑은 연못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정말 연못을 발견할 수 있는지 없는지, 대체 짙은 숲은 어디인지 물을 필요는 없다. 그건 정말 거기 있는 것들이니까. 나이만큼 수그려진 고개와 어깨로 두어번 긴 숨을 내쉬다가, 작정하고 인정하면 그만이다. 그렇게, 그것들은 거기 있다. 그리고 대체로 일년에 두어번 연못의 수면이 모든 빛을 머금고 반사를 포기할 때가 있는데 만약 당신이 그 연못을 방문했을때가 그때라면 정말 운이 좋은 것이다. 평상시에는 수면에 반사하는 하늘의 구름이며, 숲의 음영들로 인해 연못 아래 있는 것들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마법같은 우연으로 수면반사가 멈춘 날에는 오히려 공기보다 더 투명하게 그 아래가 내려다 보인다.

물은 다이아몬드처럼 시리게, 썩어가는 나뭇잎은 깊은 시간의 색으로 바래지고 당신 가슴의 출렁임에 맞춰 수면이 작게 흔들리면, 거기 당신, 무엇이 보이지? 나는 시체들이 보여. 하얗게 눈을 뜨고 미동도 없이 정지한 사람들. 언젠가 한번씩은 대면했던 이들. 과거는 정말 쏜살같이 지나가는데, 미래는 아직도 당도하지 않은 희부윰한 새벽에 조금씩 가벼워지는 세계.

이 망상을 떨칠 수가 없다. 어쩌면 그 이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