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생태계는 그 자체로 종의 규모를 통제할 방법을 가지고 있다. 그냥 두고 보면 어떤 종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생태계를 평정하는 일은 없다. 먹이 사슬은 아주 간단한 모습으로 그 방법을 표현한다. 먹이 사슬의 최상층에 있는 종은 스스로가 평형을 이룬다. 초원에서 누우는 많지만, 사자는 자주 볼 수 없는 것이 그 이유다.

인간은 과학으로 자기 자신을 먹이 사슬로부터 이탈시켰다. 인간을 먹이로 삼는 종은 없다. 인간은 스스로 규모의 평형을 이룰 만큼 현명하지도 못하다.

그래서 자살이 발명되었다. 무기가 발명되었고, 그것은 전쟁으로 발전되었다. 상호 확증 파괴1가 발명되었고, 종교 분쟁이나 학살이 발명되었다. 환경 오염이 발명되었고, 연쇄 살인이 발명되었다. 한 쪽이 비만으로 고통받을 때 똑같이 다른 쪽은 굶주림으로 고통받았는데, 그것의 대부분의 이유는 경제적인 것이었다. 보다 더 효율적으로 서로를 죽이기 위해 매년 엄청난 예산이 연구에 투입된다.

자연은 놀라운 방법으로 인간 종을 평형 상태로 유지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1. 상호 확증 파괴. 책임지고 상대방을 완전 괴멸시킴. 혹은 그것을 가능케 하는 무기나 전략을 의미함. 냉전 시대의 산물.

coding therapy

한 1년 전인가.. 모 리눅스 커뮤니티에 올렸던 글.
오늘 무슨 일인가로 오랫만에 커뮤니티에 다시 들렀다가, 예전에 썼던 글을 찾아 읽던 중에 다시 보게 되어서 블로그로 옮겼습니다. 아마 기억에 당시 너무 고된 노동에 지쳐서 이런 망상(?)을 하지 않았던가 싶은데..

—->

이런 사업을 구상중입니다.


일단 타겟은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중후반까지의 현역 프로그래머를 목표로 합니다. 이들은 매주 강도높은 업무를 강요당하며, 심지어 주말에도 상사의 호출 한 통이면 사무실로 달려나와 에디터와 씨름을 해야 합니다.
월급이 많냐? 아닙니다. 연봉이라곤 정말 쥐꼬리만합니다. 그나마 절반은 일을 하다가 생긴 여러가지 사무 증후군을 치료하는데 쓰입니다. 이들은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쳤습니다. 쉬고 싶지만, 그럴 여유가 없습니다. 하루에도 열두번 작업용 테스트 서버와 파일 서버를 깨끗하게 포맷해버리고 사직서에 “배째”, 단 한 마디 적고는 홀가분하게 사무실을 나오고 싶지만 그건 언제나 꿈일 뿐입니다.
그는 자신이 가슴에 벅찬 희망을 안고 이 일에 뛰어들었을 당시를 떠올려봅니다. 한 줄 한 줄 어설픈 소스라도 매우 멋져보였던 그때를…


이런 이들을 위해서 짧은 시간이나마 자기 자신을 위로하고 요양하게 하기 위한 과정으로써 코딩을 즐기도록 여건을 마련해줍니다.


먼저 적당한 조명.. 말끔한 실내 분위기… 자신에 취향에 맞는 고급 듀오백부터, luxus, aeron 의자 완비.. 가벼운 잡담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그룹 코딩실, 밀폐된 은밀한(?)공간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개인 코딩실… hhk 키보드 기본 채용, 20인치 dell lcd 모니터 + 펜4 3.0 2기가 듀얼채널 램을 장착한 저소음 본체.. 원하는 음악을 깨끗한 음질로 들려주는 오디오 시스템…


코딩실에 입장하면 먼저 단계별로 지적 호기심을 유발하는 여러가지 코딩 문제가 주어집니다. 여기서 당신은 문제를 풀어도 좋고 풀지 못해도 좋습니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자기 멋대로 원하는 코딩을 해도 좋습니다… (그것이 단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복제하는 웜이라고 할지라도..)


그리고.. 코딩 테라피의 하일라이트.. 코딩 어시스턴트가 여러분을 돕습니다..
코딩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다면 주저말고 전용 메신저로 어시스턴트를 불러주세요. 남성일 경우엔 아름다운 여성이.. 여성일 경우엔 멋진 남성이 여러분의 코딩실을 찾아갑니다. (원하는 경우에 동성 어시스턴트 입장 가능합니다.)


“저.. 이 근처에 버그가 있는 것 같은데 도무지 찾을 수가 없네요…”


당신은 멋적게, 그리고 야릇한(?) 흥분으로 발개진 얼굴을 감추며 어시스턴트에게 질문합니다. 어시스턴트는 모니터 옆에 팔을 괴고 물끄러미 모니터를 바라보다가 빙긋이 웃습니다.


“이 부분 변수명에 오자가 있어요 😉 .. 그리고 여긴 이런 로직 보다는…”


진지하고 열심히 설명하는 그(녀)의 조언에 당신의 스트레스는 이미 눈녹듯이 사라지고…


차가운 하드웨어 가운데서 발견한 인간미 넘치는 오아시스! 코딩 테라피, 여러분의 지친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줍니다..


[코딩 어시스턴트 대모집. 성별, 학력, 경력 무관. 기본급 + 실적제. 4대보험. 주 5일 근무. 법률에 근거한 연월차, 휴가 있음. 보너스 1200%..]


… 😳 물론 전부 다 농담인거 아시죠?
일하다가 집중이 안돼서 이런저런 생각 해봤습니다. 그냥 왠지 나를 위한 취미로써의 프로그래밍을 해본게 오래되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런데 이런게 정말 생기면 장사가 잘 될까요? ^^;;

스팸

밤을 새고 일을 하고 있으면, 새벽 네시쯤에서 다섯시 사이에 하나포스라던가 교보문고 같은데서 정기적으로 보내는 반정도는 스팸인 메일이 온다. 딩동-, 하고 시스템 트레이를 보면 역시나 같은 메일.

가을이 되어 새벽 공기가 매우 차다. 이런 기계같은 느낌이 그 메일로부터 전해져온다. 어떤 거대한 시스템으로부터 시간이 되면 자동적으로 발송된다. 아마도 로그인해서 회원정보인가를 수정하면 메일이 오지 않게 할 수도 있을테지. 그러나 그게 쉽게 되질 않는다. 요즘 같아선 그러한 메일조차도 새벽에 오지 않으면, 주위가 지나치게 조용하다.

이상한 망상에 시달린다. 관자놀이로부터 매끈한 스테인레스봉이 머리를 꿰뚫는다. 그리고 흑백인 시대에 바람에 잠깐씩 흔들린다. 피가 조금씩 스며나오기도 하고 그야말로 무거운 것이 머리 속에 있다는 실물적인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아프지는 않다. 아무런 고통없이 잠자리의 날개를 뜯어낼 수 있는 아이. 나는 조종당한다.
예전에는 부드러운 고무재질의 검은 구체를 날카로운 면도칼로 자르는 망상에 시달렸다. 이건 어쩌면 스스로 벌을 주는 것 같다. 쇠가 머리를 뚫고 바람에 흔들림. 오죽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