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meem이고 뭐고 간에 다들 저작권 때문에 링크가 죽어버려서 youtube에서 겨우 구한 공연실황을 첨부함.
집에 전화해 – 올맨 형제 밴드
떠나기 전에 얼굴 한번만 더 보자
자꾸 얼굴 잊어버릴 것 같아서 그래
혹시라도 내가 필요해지면, 알지?
그러니 마음이 바뀌면 언제라도 집에 전화해
난 괜찮으니까
날마다 이런 날이 올꺼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난 내 잘못을 인정할 수 없었단다
떠나기 전에 이 말은 꼭 하고 싶어
언제든 마음이 바뀌면 집에 전화해
난 괜찮으니까
기억나, 너는 어렸을 때부터 여기저기 뛰어다니는걸 좋아했지
그러다가 길을 잃었고, 오 정말 그때는 웃을 수가 없었어
하지만 이제 전화는 할 수 있으니까, 그럼 네가 있는 곳으로 달려갈께
그러면 안심이 되겠지
그러니 이제 가렴, 더 이상 말하지 않을께
마음이 쓰라린 만큼 문을 붙들고 있을 수 밖에 없구나
하지만 이것만은 기억하렴
마음이 바뀌면 꼭 집에 전화해
마음이 바뀌면…
—>
집에 오면서 계속 들은 노래.
가끔은 어떤게 마음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다.
Allman Brothers Band는 말 그대로 Duane Allman과 Gregg Allman 두 형제가 의기투합해서 만든 밴드다. 1971년에 리더격인 Duane이 오토바이 사고로 죽고 나서 밴드는 잠시 주춤했지만 곧 자세를 추스리고 다시 활동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롤링 스톤즈지의 조지 캠벨은 이 밴드에 대해 경의를 표하면서 ‘지난 5년 동안’ ‘최고로 졸라 멋진 락 앤 롤 밴드’라고 추켜세웠다.
라이벌격인 Lynyrd Skynyrd가 비운의 사고로 멤버 3명을 잃은 것에 비해 Allman Brothers Band는 Duane만을 잃었으니, 뭐 그정도면 괜찮은 편이라고 해야하는건지 모르겠다. 왜 이리들 험하게 사는건지.
오토바이 사고로 운명을 달리한 Duane에게 바치는 Lynyrd Skynyrd의 곡이 Freebird였다니 이건 몰랐다.
Allman Brothers Band는 여전히 활동중이며 Gregg도 여전히 러닝 멤버로 활약중이다.
* 우연히 검색하다가 보니 Lynyrd Skynyrd의 원년 멤버이자 키보드를 담당했던 빌리 파웰(Billy Powell)이 엊그제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한다. Rest in peace, Billy.
한달 동안 쓸까 말까 고민했다. 그래도 쓰기로 마음 먹고, 적어도 올 해를 넘기진 않았으니 다행이지 않은가.
어느 순간부터 사는게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전거로 급경사를 내려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한편으로는 넘어질까 아찔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귓가를 가르는 바람이 나를 한없이 고양시키기도 한다. 나는 힘이 들면 항상 멀리 본다. 아, 저 아래 끝도 없이 너른 평야가 있구나. 저 평야에 닿으면 달뜬 흥분과 성취감과 휴식으로 정말 아늑하겠구나 하고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건 확실히 효과가 있다. 내가 내일도 살아 있다면, 나는 아직도 앞을 보고 있는 것이다.
1. Down By The River – Roy Buchanan
아무리 가사를 뒤집어 보고 세탁기에 넣어 돌려도 보고 거울에 반대로 비춰 보기도 하고 땅바닥에 질질 끌고 다녀보아도, 분명히 ‘자신을 저 무지개 너머로 데려다 줄’ 그녀를 ‘쏴 죽여야 한다’고 번역되는데 대체 그 심상이 이해되질 않는다. 이럴땐 여길 가봐야 한다. http://www.songmeanings.net/songs/view/80413/ 어차피 가사는 같으니 Neil Young의 원곡에 대한 양키들의 이바구를 디벼본다면, 가장 많은 추측이 ‘헤로인’에 관한 노래라는 것. River는 헤로인에 대한 은유로 쓰인다고도 하니, 이를테면 약을 한 뒤에 환각 속에서 자신의 ‘그녀’를 쏘았다는 개막장 스토리라는 말씀. 그런데 솔직히 이건 좀 아닌듯 하고, ‘말’이라던가 ‘차’에 관한 단순한 이야기라는 주장도 있다. 개인적으로 화자가 기르던 ‘말’을 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그린 노래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 라고 혼자 결론을 내리려던 차에, Rfeynman이 이런 이야길 하는걸 보다.
I just finished reading “Shakey” his authorized biography and in that
he says it’s not about anyone getting shot it’s about the ending of a
relationship.
말하자면 ‘Shakey’라는 Neil Young의 자서전을 지금 막 읽었는데, 그 책에 이르기를 ‘누굴 쏘았다’가 진짜 쏜게 아니라 ‘관계의 단절’을 의미한다는 것.
뭐면 어떠랴. 사실 로이 형님의 진가는 가사가 아니라 그 어두운 기타 선율에 있으니.
2. Red Right Hand – Nick Cave & The Bad Seeds
우리 학교 근처에 교회가 하나 있는데, 지금도 치나 모르겠지만 가끔 종을 쳤거든. 그걸 두고 선배가 그랬지. 너 지금 막 무슨 소리 듣지 않았니. 네, 종 치는 소린데요. 그게 바로 니 인생 종치는 소리야.
그래. 닉 형님의 Red Right Hand가 불길한 종소리와 함께 시작하는 것은 전혀 신기한 일이 아니지. 왜냐하면 우리는 지금도 끊임없이 우물의 바닥을 향해 추락하는 중이거든. 아주 깊은 중력의 우물, 바닥을 치나보다 싶으면 더 깊은 곳으로 향하는 구멍이 발견되는 그런 우물. 추락하는건 날개가 있다는 개소리를 들은 적이 있어. 날개가 있으면 좀 더 멋지게 추락할 수 있을까. 멋지게 추락하는게 의미가 있을까. 추락하는 것 자체가 지옥이야. 끝없이 추락한다는 것…
3. If You Could See Me Now – Lenny Breau
유튜브에 검색해보면, 뭐 다른 것도 많지만, 원곡은 빌 에반스가 지었다. (는 것 같다.) 레니 브루가 누군지는, 검색하기 귀찮아서,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 원곡을 나름대로 분위기 있게 잘 커버한 것 같다. 빌 에반스의 원곡도 좋다. (말 나온김에 원곡 If You Could See Me Now from Bill Evans Trio 링크)
잘 자요, 내 사랑. 지금 막 잠들기 전에 우리 같이 서로를 보고 싶다는 열망에 시달렸으면 좋겠어요. 따뜻한 이불 속이 그대를 부르니 그래도 잠은 자야겠지요. 잠들기 전에 열심히 바라는 것은 꿈에 나온데요. 어제 빨래를 해서 햇볕에 바싹 말린, 청결한 냄새가 나는 이불을 덮고 시계 초침 돌아가는 소리도 없는 아늑한 방 안에서 같이 꿈을 꾸었으면 좋겠어요. 잘 자요, 내 사랑.
4. Arubaluba – Camel
오, 예. 좌- 좌- 좡- 띠리 띠릿 띠 띠 띠 띠 띠 띠 디- 띠리 띠릿 띠 띠 띠 띠 띠 디 디 디 디-
나 요즘 카멜에 미쳤삼. 카멜 만세!
5. Goodbye Cruel World – Pink Floyd
안녕, 잔인한 세상이여.
난 오늘 그대를 떠나네.
안녕, 안녕, 안녕…
안녕, 인간들이여.
당신들이 무슨 말을 해도
내 마음은 바뀌지 않아.
안녕…
별 하나에, 피지도 않은 봄 꽃
지네.
6. Storms – Perry Blake
아무리 생각해도 어디서 이 노래를 알게 되었는지 기억나지 않아. 나 하드디스크 속, ‘미정’ 폴더에 그냥 그렇게 처음부터 박혀 있었던 것 같아. 항상 이 노래는 이런 풍경을 떠올리게 해. 사건의 틈새, 폭풍은 아직 당도하지 않았고 약속도 한참 남았고 전화도 없고 누가 부르는 사람도 길을 묻는 사람도 없어. 나는 그냥 정류장에 서 있어. 아무도 나를 열어보지 않아.
7. Throught the Roof And Underground – Gogol Bordello
영화 Wristcutter 삽입곡. 자살자만 가는 지옥에서 벌어지는 사랑이야긴데, 영화 참 좋다. 노래도 참 좋아.
이 마을 여기저기에 널 잡기 위한 덫이 놓여 있으면,
넌, 그래 뭐, 갈 곳은 땅 밑 뿐이라는걸 알게 되겠지.
이 방 여기저기에 널 잡기 위한 덫이 놓여 있으면,
넌, 그래 뭐, 갈 곳은 지붕 뿐이라는걸 알게 되겠지.
우우, 어쩌구 저쩌구… 가자, 가자! 아싸!
8. Here `Tis – The Yardbirds
래퍼들이 ‘세이 호오~’ 하면 관객들이 ‘호오’ 하면서 입김 불어주는거, 그거 원조가 아닐까 생각하는 정말 흥겨운 노래. 아, 광화문 한복판에서 미친척하고 누가 이 노래 딩가딩가 부르면 팔차선 전방위로 다 스크럼짜서 막고 나도 따라 부르겠고만.
9. Kashmir – Jeff Buckley from ‘Live At Olympia’
초 골까는 곡. 정규 앨범은 아닌듯 하고 아마도 라이브 공연의 곡을 누군가 녹음한 것이 나도는 것 같다. 역시 내가 (거의) 롹 역사상 최고의 보컬이라고 생각하는 제프 형아.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Kashmir 하면 레드 좌플린 형님들의 곡이죠. 이걸로 우리 제프 형아가 사정없이 웃겨버립니다.
‘(관객들이랑 이바구 막 깜)… 지금 레드 좌플린 연주하는 거에요…. 좌가좡- 좌가좡-… 이거, 레드 좌플린 연주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33 RPM (빠르기) 이잖아요. 이걸 45로 연주해볼께요. 죽여줍니다….’
온라인에서 찾을 수가 없어서 들려드리지 못함이 심히 아쉽삼. 요 옆에 제 이메일로 요청하시면 따로 보내드립니다.
10. Whipping Post – Allman Brothers Band
어디선가 찾은 리뷰에서는 당시에 레너드 스키너드와 쌍벽을 이루던 밴드였다는… 이상하게 라이브로 연주된 것만 먼저 Feel이 오는 건지, 이것도 역시 라이브 버전의 것이 정말 숨막힐 정도로 죽인다. (위키피디아에서도 라이브 버전에서야 이 곡의 풀 파워를 보여준다고 고백하고 있다.) 이런건 한밤중에 주위사람 신경 안쓰고 볼륨 최대로 해놓고 담배 뻑뻑 피우고 벌벌 떨면서 들어야 제맛.
원래 라이브 버전의 죽이는 버전은 20분을 훌쩍 넘기는터라 자비로우신 유투브의 날개 아래서는 라이브 버전을 발견할 수 없었으나, 검색 도중에 미치고 팔딱 뛸 것 같은 Whipping Post를 발견했기에 삽입합니다. 이 귀여운 아가씨의 폭발적인 기타 연주와 사랑스러운 보컬은, 당연히 원곡의 느낌과는 전혀 다르지만, 그래도 야 이런게 정말 롹이 대중문화로 뿌리 내린 양키의 저력이구나 하는 감회에 빠지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