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계속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것은 춥고 배고픈 것이다. 배가 고프면 더 춥고 추우면 열을 내기 위해 몸을 떨게 되므로 더 배가 고파진다. 이 두 고통이 이중나선구조로 상승한다.

오늘 하루 나는 매우 심란했다. 계속되는 복통과 피로, 무력감 같은 것들이 나를 잡고 뒤흔드는데 제발 놔달라고 아무리 애원해도 듣질 않았다. 거의 모든 일반적인 것들이 구토가 날만큼 혐오스럽다. 오직 그럭저럭 견딜만한 것은 담배와 잠, 뿐이다. 어떤 녀석이 있는데, 난 그 녀석이 매우 싫어졌다, 지난 몇 일 동안 나는 기차의 덜컹임처럼 그 녀석을 떠올렸다. 떠올릴때마다 조금씩 싫어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매우 싫어지게 되었다. 술집에서 들었던 말들, 그냥 상상, 생각.. 아마도 이런 것들이 싫어지게 된 요인 같다. 그런데 그 뿐이다. 그 이외에 아무 것도 없다. 나는 비교적 이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맹렬하게 싫어하고 미워하고 혐오스러워 할 뿐이다. 겉으로는 태연하게 살아간다. 나는 천칠백명 정도를 싫어하고 오십세명 정도를 극도로 미워하며 열세명 정도를 죽이고 싶다. 이미 머리 속에서는 수없이 살인이 이뤄졌다.

요즘 정말, 계속 현무암이 되고 싶다. 현무암.. 깊은 음영. 떨어지는 소리 같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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