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스폰지형 귀마개를 하고 잤더니 간밤에 일어났던 일들이 모두 불투명하게 느껴진다. (아마도) 용욱이의 코고는 소리를 꿈에서 들은 것 같다. 어쩌면 그건 현실인데, 귀마개때문에 꿈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새벽엔 김워녕이 핸드폰에 맞춰 놓은 알람이 울렸고 빨려 나오듯이 잠에서 깼다. 아니, 또 어쩌면 나는 계속 깨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잠을 자고 꿈을 꾸었는데, 그 꿈이 잠들지 못하고 깨어 눈만 감고 있는 그런 꿈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당분간 나는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싸하게 아리는 새벽, 반갑게 김워녕과 헤어지고 집으로 향하는 85번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는 김포공항까지 나를 데려다 주었고 나는 거기서 651번으로 갈아타야 했지만, 오랫만에 김포공항이고 해서 주변을 휘적휘적 돌아다녔다.


국내선 라운지에 앉아서 스튜어디스들을 보았다. (그녀들을 찍는건 예의가 아닐 것 같아서 멋적게 크리스마스 트리를 찍고 말았다.)


갑자기 이상하게 활력이 솟았다. 기묘한 일이다.

언젠가”에 대한 8개의 생각

  1. 난, 언제부턴가 꿈꾸는게 너무 재미 없어졌어. 꿈을 꾸는
    동안에 '이건 꿈이야'라고 알고 있으니, 꿈속에서
    일어나는 일들로 몰입이 안되는것 같아. 요즘에 내가
    가질 수 있는 몇 안되는 재미중의 하나였는데, 이렇게
    변해버려서 아쉬워. 으으으~

  2. 그런걸 '자각몽'이라고 하는데, 자각몽을 경험하는 사람은 정말 희귀한 경험을 하는거야. 값진 체험이지.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은 전 인류 가운데 몇쩜 몇퍼센트도 안된데. ㅎㅎ
    좀 더 연습해봐. 꿈 속에서 이건 꿈이라고 알고 있으니 맘대로 해볼 수 있잖아. 인간 경험 가운데 하늘을 나는 것이 최고의 희열을 맛보게 해준다는데, 까짓꺼 하늘 한번 날아봐 ㅋㅋ

  3. 오, 그렇구나. 근데 난 통제는 안되고, 그냥 인지만 되는
    수준인것 같아. 오늘밤부터 연습해볼까? 흐흐~

  4. 렌//음.. 내 말은 그 자각몽을 자신의 의지대로 꿀 수 있는걸 말하는거지. 자각몽이야 일생에 몇번쯤은 누구나 꾸게 마련이지만, 그걸 의도적으로 유도해내는건 쉽지 않거든. 예를 들면, 오늘 밤에 왠지 자각몽을 꾸고 싶다고 해서 누구나 쉽게 꿀 수 있는건 아니잖아.
    그런데 어디서 본 이야기지만, 그게 어느 정도 소질(?)이 있다면 연습으로 가능하데. 육개월에서 일년정도만 하면 된다던데, 믿을 수 있는 이야긴지는 잘 모르겠고.

    나는 딱 두번인가 꿔봤어. 한번은 이게 꿈이란걸 알고 뭔가(?) 해보려고 열심히 노력했는데 잘 되지 않아서, '꿈속에선 뭐든 자기 맘대로 할 수 있다던데 왜 안될까' 하면서 깨고 말았고 다른 한번은 잘 기억 안남.

  5. 오빠, 나는 자주 그곳을 지나쳐가요.
    깊이깊이 굴곡을 느끼면서 몸이 치우치기도 해요.
    많은 사람들이 오가지만 결국
    내가 찾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6. 규화목//
    Many rivers to cross
    But I can`t seem to find my way over
    Wandering I am lost as I travel along
    The white cliffs of Dover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