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태환이형 외장형 ODD를 추천해 줄 때의 일이다.
브랜드도 없는 저가형은 내가 내키질 않고, LG는 괜찮긴 하지만 슬림하지가 않았고, 그나마 삼성께 가장 나은 선택 같아 보였다. 주저없이 그걸 권했는데, 형은 내게 꿀밤을 먹이고선 감히 ‘삼성 제품’을 권한다며 나무랬다. 아, 맞다. 삼성꺼. 일단은 맘에 안드는 회사, 게다가 램 빼고는 컴퓨터 관련 제품군에서 내세울게 없는 회사, 후진 품질을 막강한 A/S로 떼우는 회사…
잊고 있었다. 썅노무거 삼성 하드. 삼성 하드 후진거 벌써 예전 일이라고 속단해버린 내가 잘못이었다. 어제 분당까지 가서 서버를 뜯고 하드를 교체하고 OS를 인스톨하고 하는데, 케이스를 닫으니 잘 돌아가던 서버가 하드를 찾다가 뻗어버리는게 아닌가. 뭐지… IDE 케이블이 문젠가… 메인 보드가 어디서 쇼트 되는건가… 갖은 삽질 끝에, 상면 공간 관리 업체 직원까지 불러서 심도깊은 토론(?)을 하다가 결국 알아낸거, 3년이나 지난 시게이트 하드는 뻥뻥 아직도 잘 돌아가는데, 이노무거 삼성 하드는 2시간 만에 틱틱 하는 정체불명의 소음과 함께 맛이 가버린 것이었다. 갑자기 눈 앞이 아득해지는…
이것 때문에 작업이 하루 더 늦춰졌다. 오늘은 아침에 겨우 일어나 용산엘 갔다지. 돈 더 줘도 되니까 다른 회사 하드로 바꿔달랬더니 삼성 하드 밖에 없단다. 환불 해달라고 했더니, 지마켓 통해서 하란다. 이런 썅노무거, 그럴 시간 있었음 용산 오지도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이번엔 제발 잘 돌아가길 바라며 새 삼성 하드로 교체하고 다시 분당으로 ㄱㄱ씽. 다행히 교환한 하드는 그럭저럭 문제는 없는 것 같다.
그건 그렇고… 분명 내 소유의 서버인데, 어제 처음 실물을 봤다. 인터넷으로 사고 업체에서 알아서 관리해주니 IDC에 갈 일이 있나… 예상외로 작고 외소한 블레이드형. 주위에 괴물같은 HP나 Compaq, 삼성 (썅 또 삼성), 썬 등이 포진한 가운데, 이름도 없는 조립품 내 서버가 그럭저럭 버티고 있다. 짜식, 나보다 낫네…
흉한 속을 드러내 보인 서버.
파티셔닝 하고 있는 동안 음악 들으면서.
(사진 찍기는 더 찍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보안상 찍으면 안된다고 해서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진만 올린다. 내가 간 IDC가 어딘지 얘기도 안했는데 보안이 어쩌구먼 어쩔꺼야.. -_-;;)
정식 IDC는 처음인데, 대학 서버실은 좀 돌아다녀 봤고, 전에 근무하던 회사 서버실은 내가 관리했었다.
대학 서버실들은 얼마나 추우냐면, 들어갔다 나오면 안경에 김이 서릴 정도였다. 뭐 서버가 몇천대씩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래도 한 여름에 거기 들어가면 시원하고 좋았다. 회사 서버실은… 사실 서버실이라고 하기 뭐하고 사무실 구석 창고에 대충 만들어 놓은거였고, 서버실이라기 보다 비품 창고였다. 아무튼 정식 IDC라고 해서 “야 (소음은 좀 나겠지만) 얼마나 쾌적할까!” 싶었는데, 왠걸… 바깥보다 약간 낮은 정도 였다. 몇천대씩 서버가 돌아가니 그 열기를 다 감당하긴 힘들겠지 뭐.
아무튼 다신 가고 싶지 않은 (너무 멀어서;;) IDC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