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의 땀

퇴근하고 (새벽에) 나오는데 안개비가 자욱하다. 달리는 택시의 앞유리에 몽글몽글 물방울이 솟는다. 그렇게 만나고 싶었던 사람을 오늘, 눈물나게 마법처럼 느닷없이 사무실이 있는 빌딩의 옥상에서 만났다. 나는 한없이 미안했고 그 사람은 아직도 내게 존댓말을 쓰고 있었다. 그 사람은 같은 빌딩의 15층에서, 나는 13층에서 일을 하고 있다.

택시를 타고 오는데 환청이 들렸다. 귓 속에서 요정이 걸어나와 내게 계속 “괜찮아… 괜찮아…” 하고 말했다.

나는 요즘 계속해서 좁아지는 동굴 속으로 구겨져 들어가는 기분이다.

그래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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