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마음

매번 월말이 되어 다음 달 서버 회선료를 결제하러 사이트에 접속할때마다, 나는 의식적으로 아무 생각도 안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지난 한 달 동안 블로그를 통해 육만원 어치의 소통을 했냐 하면 역시나 백분지 일도 안했기 때문이다. 그럴때면 심한 자괴감에 빠진다. 뱀이 자기의 꼬리를 물듯이 육만원이, 또 은행의 잔고로 연결되고, 또 밤낮이 바뀐 생활에 연결되고, 또 어두운 미래와 마음과 짓기도 전에 폐허가 되어버린 미래같은 구렁텅이의 무한반복 어쩌구 저쩌구… 그래서 후다닥 결제를 마치고 나오고 잊어버린다. 내가 평균보다 더 절망적으로 사는걸 생각하는게 아닌가 하고, 그게 주제넘고 꼴같잖다는 생각을 해본다. 세상에 그렇게 따지면 마음먹기에 달리지 않은게 어디 있겠어. 잊어버리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활동하고 변화하고… 이상하게 그런게 잘 안된다. 나는 내가 평온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다지 절망적이지도 않다.

밤에 일을 하다가 갑자기 막 어지러워서 후다닥 누워버렸다. 올 여름 내내 그랬듯이 자동적으로 선풍기를 켜뒀는데, 중간에 으슬으슬 추워서 다시 일어나 선풍기를 껐다. 저녁 뉴스에 폭염은 끝났습니다, 하던데 그 말이 사실인 것 같다. 그다지 멜랑콜리해서가 아니라 단지 하루 종일 선선하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가을이 시작되고 있다.

어두운 마음”에 대한 4개의 생각

  1. 주헌아~ 회사 서버에서 블로그 돌리는것 아니었어?
    내 블로그도 그럼 돈이 들어가는거야??? ㅠㅠㅠㅠ

  2. 신을 내야 신이 나지!
    힘을 내야 힘이 나지!
    가을이 온다.
    바람이 분다.
    잘 살아야겠다.
    난 가을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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