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는 것은 거의 우주적으로 명백하게 사실이다. 게다가 올해는 이상하게 더 덥다. 나는 두시간 전에 혹시 윗 집에서 미친척하고 난방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공포스런 추측까지 해봤다. 태양에 던져 넣어도 녹을 것 같지 않은 가공할 냉커피와 물을 내내 들이킨다. 여전히 덥다.

샤워를 했다. 십분도 지나지 않아 슬슬 불쾌해진다. 덥다. 모니터에서 열기가 아닌 냉기가 나왔으면, 하고 바란다.

뭘 찾으려고 검색하다가 ‘인기검색어’ 라는 한줄짜리 안내메시지에 여름을 시원하게 나는 법이라던가 열대야를 극복하는 법이라던가 하는 검색어가 상위에 랭크되어 있다고 나오길래, 클릭해볼까 생각했다. 새벽 네시에 그 링크를 클릭해서 어째어째 주절주절 뭔가 아이디어를 알았다고 해도 딱히 실행에 옮길만한 상황이 아닌걸. 해서 그냥 참기로 한다.

까짓게 더워봤자 체열보단 낮다.

사막에서 행방불명된 어떤 사람에게서 수신자 부담으로 걸려 온 전화를 통해 얻은 소식에 의하면, 사막의 중심 (이 경우 사막의 중심은 지리적 중심이 아니라 정신적, 육체적 한계상황에 도달한 인간의 상징적인 중심을 의미한다, 고 한다.) 은 그림자가 없다고 한다. 빛과 열기가 그림자를 태워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가끔 새로운 행방불명자가 중심에 들어서면 다들 그의 그림자가 사라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그늘에서 쉬기 위해 아귀처럼 모여든다. 한때 한 명 분의 그림자에 1ms의 시간 동안 구천팔백칠십두명이 들어 온 적이 있는데, 그게 지난 10년간의 최고 기록이었다.

그에게 파라솔을 보내줄까 하며 주소를 물으려는데, 그만
잠에서 깨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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