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y to please

Easy to please
-coldplay


Love, I hope we get on
I hope we can find a way
Seeing it all
Love, I hope we can be
I hope I can find a way
Of letting you see
That I’m so easy to please
So easy


Love, I hope we grow up
I hope we can find a way
Of seeing it all
Love, I hope we can be
I hope I can find a way
Of letting you see
That I’m so easy to please
So easy

grace

2007. 11. 3
둘러보다가 유투브 링크가 죽어버려서 한참을 찾아다녔습니다. 아마도 유투브쪽의 제프 버클리는 온통 된서리를 맞은 모양이네요. 다른 곳의 제프 버클리 클립들도 다 죽거나, 사용중지 상태입니다. 다행히 한국의 클립들이 살아 있어서 대체했습니다.

나는 정말 죽은 놈들 한번씩 다 만나서, 말은 안통하겠지만 진탕 술 한 번 마셔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묻고 싶어요. 죽을때 안아팠냐고.
—>
음악을 하는 외사촌동생이 있다. 녀석은 드럼을 친다. 나는 사실 녀석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아주 어렸을 때 우리는 한 동네에 살았고 녀석은 집에 레고블럭을 아주 많이 갖고 있었다. 나와 동생은 자주 녀석, 그러니까 외삼촌댁에 놀러가서 함께 레고블럭을 가지고 놀았다.
너무 여렸고 자주 울었다. 그게 어떠한 성격적 결함이라고 한다면, 인간 중에 결함이 아닌 이가 없을 것이고 그런 맥락에서 녀석은 그냥 좀 소심한 아이였다. 그리고 그 이후에 녀석이 학교를 어떻게 다녔고 중고등학교 시절에 무슨 지랄을 하고 다녔으며 왜 대학을 포기했는지, 왜 합기도를 배우러 다녔는지 왜 음악을 시작해야만 했는지 나는 모른다. 그냥 어느 날 갑자기 내 앞에 아주 길게 머리를 기르고 염색을 하고 나보다도 껑충 더 큰 키로 나타났을 뿐이다. “형, 잘 지냈지?”, “어, 그래. 짜식.”

이번에 녀석이 새로 컴퓨터를 맞춘다고 했고 내가 조립을 했다. “주헌아, 강욱이 음악하니까 다른건 몰라도 스피커는 좀 좋은걸로 해줘야 한다.” 외삼촌이 부탁을 하셔서 열심히 골랐다. 밤늦게 지하에 따로 있는 녀석의 방에 가서 컴퓨터를 대충 설치해주고 우리는 스피커 조립에 들어갔다. 수많은 선들을 간신히 제대로 꼽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야 음악 좀 깔아봐라.”, “형 이거 한번 들어봐.” 했다. 처음에 녀석은 며칠 뒤 공연이 있다며, 공연에서 할 음악을 하나 들려줬다. 익스트림의 무슨 곡이었고 우리는 그 곡을 들으며 막 웃었다. 왜 웃었는지는 모르겠다.

“형, 형 아마 이거 좋아할꺼야.” 하면서 녀석은 멜론 플레이어에 접속해서 제프 버클리를 고른다.

Grace – Jeff Buckley

매우 기묘한 곡이었다. 아득한 과거에 들었던 먼 미래의 꿈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제프 버클리는, 그래 그는 90년대 필드에 있었다. 커트 코베인이 약에 찌들어 자살했고 김광석이도 자살했고 닉 드레이크(사실 닉 드레이크는 70년대 중반에 자살했지만)도 자살했던 그때다. 그 이전도 그랬지만, 특히나 90년대에는 자살이 하나의 심벌처럼 여겨졌던 것 같다. 이상한 나날들(strange days)이었다. 뮤지션들은 인기에 질식했고 외부로 부터 오는 영감들에 더 이상 감동하지 않았다. 그들은 오히려 약에 의지해 자신의 내부로 침잠해 들어갔다. 그리고 (아마도) 거기서 만난 것은 무한한 검은 지옥 뿐이었을 것이다. 묘사되는 것처럼 뜨거운 불길도 없고 피부를 벗겨내고 소금을 뿌리는 거대한 뿔의 악마도 없는 지옥. 목적도 방향도 알 수 없는 무중력의 지옥.

“형, 근데 이런 음악하면 다 죽는다.”

나는 뜨끔했다.

“왜?”

“얘도 자살했걸랑.”

제프 버클리. 그는 97년 두번째 앨범을 녹음하다가 잠시 친구와 여행을 즐기던 도중, 미시시피강에 뛰어들어 수영을 했다. 그러나 곧 사라졌고, 일주일 뒤 인근 강변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

사촌동생은 현재 공장에서 일을 하며 틈틈히 밴드활동을 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프레스기에 손을 다쳤다. 다행스럽게도 아직은 스틱을 쥘 수 있다. 녀석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는 “Everyday Fallin’ In Love” 라는 현란한 이미지가 쉴새없이 돌아가고 있다.

Top Breed – The Czars

Top Breed (hidden track) (written by John Grant)

You’re waiting everyday
너 같은 자식은 매일
weaseling and watching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지
you’re closer now than you think
네가 자조하는 것보다 더
your skin is sticky, super slick
넌 더럽고 역겨워
you’ll touch anything, you’ll take everything
그래, 모든걸 다 가진 것 같겠지
you will see.
하지만 알게될꺼야

So fuck you
그러니까 엿이나 먹어 이 개새끼야
you understand
알아듣겠어?
you’re proud and stupid, you understand me
퍽도 자랑스럽니, 얼간아. 알아듣겠어?
so fuck you
그러니까 엿이나 먹으라고
you understand
내 말 듣고 있어?
you’re proud and stupid
퍽도 자랑스럽겠다고
you understand me
똑똑히 들으란 말야

Your smile, it stinks and rots and fouls
그 미소, 존나 썩어서 하수구 냄새나 풍기는 그런 미소말야
I’m waiting, slippery, eely bitch
언제까지나 그런 미소를 지을 수 있는지 두고 보겠어, 이 씨발놈아.
it won’t be long ‘fore my turn
닥치고 내 차례나 기다리고 있어
the words they’re chosen carefully
니가 교묘하게 말장난 하는 것처럼
like you can choose, you’re anything
나도 섬세하게 널 요리해줄 수 있어, 쫌만 기다려
like the acid in that movie with the alien
에일리언에 나오는 그 산성피처럼 널 곤죽으로 만들어 놓을테니

it must be fun and really appetizing
한입꺼리도 안되겠지만, 그래도 존나 재밌겠다
it must be something from somewhere else
넌 한번도 이런 말 들어 본 적 없을껄?
you cannot believe, you really oughta see this guy
한번도 나같은 사람 만나본 적 없을껄?
your clown suite sucks, it really sucks
네가 입은 옷조차도 역겨워, 진짜 역겨워
you puke and puke and puke and puke
역겨워, 역겨워, 역겨워, 역겨워
can we get somebody in to drag this body out
어이! 누구 이 새끼좀 끌고 나갈 사람 없어?

so fuck you
그러니까 엿이나 먹어
baby fuck you
아가야, 엿이나 드세요.
you’re really close
정말 지저분한 새끼야 넌
so fuck you
그러니까 엿이나 먹어
so fuck you
제발 좀 엿이나 먹어
baby fuck you
제발 좀 엿이나 드세요
you’re really close
이 지저분한 새끼야

—->
The Czars의 The Ugly VS The Beautiful People 앨범 가운데 13번째 히든 트랙.

가만히 듣다가 ‘so fuck you’가 튀어 나와서 깜짝 놀라며 즐거워(?) 했던 기억이 있다.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 내 앞에서 top breed인양 뻐기는 사람을 만나진 못했지만 (다음부터 혹시나 그런 사람이 내 앞에 나타난다면, 웃으면서 so fuck you, 라고 외워줘야겠다.), 사회적으로는 그런 사람들을 매우 많이 알고 있다.

원래는 좀 더 과격하게, 질펀한 욕을 사용해서 해석해보려고 했는데 곧 죽어도 그것만은 안된다며 내 슈퍼에고가 자체 검열하는 바람에 이런 정도의 수준으로 그쳤다. 그걸 보면 난 아직도 많이 모자란다.

종종 내가 번역해서 올리는 가사들이 모두 그렇듯, 대부분은 의역(말이 좋아 의역)이고 잘 모르겠는 부분은 대충 얼버무렸다. (그럴 사람이야 없겠지만) 왜 그 부분이 그렇게 해석되냐고 물으면, 나는 매우 곤란하다.

2005 Kirrie Best Music Award

슬슬 연말도 되었고.
사실 올 해는 작년처럼 영혼까지 흔들리는 음악들을 그다지 많이 만나지 못했습니다.
강박처럼 10개를 채워야 한다, 고 해서 억지로 10개를 뽑아봤지만 그 중에 몇 개는 Best Music이라기 보다는 그냥 요즘 자주 듣는 음악일 뿐이고요.

언제 터뜨릴까 조바심 내다가 오늘 왠지 젖빛 유리창 밖 유령같은 풍경이 마음에 들어서, 까짓꺼 오늘 터뜨려 봅니다.

언제나처럼 번호는 순위가 아님을 먼저 밝힙니다.
—>
1. Good Bye Lenin OST
얀 티어센의 음악은 언제나 울먹이는 흰색 비닐봉다리 사이로 보이는 세계, 어느 낯선 골목길, 이를테면 비오는 날의 충무로-종로 구간 같다. 명료하지만 그것은 불분명함에 대한 명료함이다.
레닌 그라드는 상트 페테스부르크로 지명이 바뀌었고 (사실 그 이전에도 상트 페테스부르크였다), 곳곳에서 레닌의 동상이 철거되었다. 레닌 동상의 철거를 두고 사회주의의 총체적 몰락과 관계짓는 조악한 상상력이나, 현실 사회주의의 이상향에 대한 둔감한 희망이나, 골수에까지 무력함이 뻗은 (이럴바엔 차라리 맹렬한 반동이 낫다.) 빈약한 쁘띠이거나, 어쨌거나 저쨌거나 나는 그런거 잘 모르겠고 말하자면 불분명함이란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이념의 과잉, 음모의 과잉, 소문의 과잉, 전투적 성공신화들의 과잉, 정보의 과잉 등등의 가운데서 여전히 엄마들은 자식들이 꾸미는 아득한 거짓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척 하다가 죽는다. 아빠는 서독(2005년, 여전히 동독과 서독이 갈려있다는 사실이 믿겨져?)의 부유한 의사고 생판 모르는 나이 어린 동생들이 생겼다. 누나의 남편이란 작자는 언제나 맘에 안든다. 나는 라라를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로켓에 담아 다 날려버린다. 이러한 불분명함들에 대한 명료함. 이름부터가 명료하잖아. 얀 티어센.

2. Sigur Ros
어느 날 하늘에서 열두장 날개를 가진 검은 낯빛의 천사가 내려와 육삼빌딩 꼭대기에 섰다. 그는 인간을 사랑했으나 그가 사랑하는 인간들은 사랑의 의미를 알 필요가 없다고 했다. 사랑은 행동이라고, 이런 천박한 카피 “사랑은 움직이는거야.”, 가 멀티비젼에서 쨍쨍 울렸다. 걍 움직여, 시간당 이만사천원으로 환산되는 급여명세표에 진리가, 방방헬스 3개월치 끊으면 회원증 50%할인, “까라면 까, 어디서 새빨간 이등병 새끼가.” – 1999년 8월 23일 강원도 7사단 16대대, 체크카드를 써도 소득공제가 되나요? (네, 됩니다.),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을 말해줍니다.’, 핸드폰 없으면 왕따…
천사는 인간이 지랄을 하던 발광을 하던 상관 않겠다는 투로 고개를 끄덕인다. 하늘을 올려다 봤다. 햇빛이 쨍쨍. 모든게 언젠가 한 번 경험했던 일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천사는 입을 벌려 노래했다. 들리지 않는 소리로, 의미없는 의미로.

3. 노찾사 4집 – 떠나와서
멀리 있어도 따로가 아니네
앞지나간 시간조차 조급해 아쉬운데
가슴에 남은 아픔은 오히려
말이 없던 그 눈길에 긁히어 쓰라린데
땀젖은 너의 얼굴 손저어 지우고
눈을 감고 뛰어봐도 들려오는 아우성
친구야 내가 내 몫을 다하는 날
힘들었던 기억들이 뜨거운 껴안음일지네
음음-

더 할 말 없음.

피엘쏭닷컴으로부터의 감격적인 스트리밍

4. Radiohead – Scatterbrain
자칭 라디오헤드 매니아, 인데도 사실 이 곡을 처음 본(들은)게 아마도 맥주홀릭님 블로그에서였을껍니다. 어쩌면 개인적인데 사실은 그게 사회적이란 말도 되겠지요. ‘Your voice is rattlin’ on my window sill(문득, 네 목소리가 창틀을 흔들었네.)’에서 옛날 생각이 좀 났고 ‘Somewhere I’m not scatterbrain(그 곳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 곳이겠지.)’에서는 위안도 좀 되었고… 뭐, 작년에 얘네들한테 상을 못줬으니, 옛다 하고 올 해 별 하나 줘봅니다.

5. Henryk Mikolaj Gorecki – The Sorrowful Songs
http://kirrie.pe.kr/115
한참 주절거렸으니.

6. Ghost In The Shell OST – Access
카와이 켄지, 혹은 켄지 카와이. 붉어진 어두운 마음으로 가는 길. 그곳은 강철로 된 열대식물들이 그림자에 반사해 검게 빛나는 정글. 무서운 금속 말풍선들이 박제가 되어 허공을 떠다니네. 비릿한 쇳맛.
미안해. 네 마음이 이렇게 깜깜한지 몰랐어.

다음은 잠깐씩 좋았던 곡들
7. Tom Mcrae – The Boy with the Bubble Gun
http://kirrie.pe.kr/117
이것도 한참.

8. 모터싸이클 다이어리 OST – Jorge Drexler – Al Otro Lado Del Rio
꿈 속에서 이 노래를 들었어. 완전히 총천연색으로 분홍이더군. 물안개 사르락 피어나기 시작하는 이른 아침, 보안등이 껌뻑였다.
근데, 나는 체를 잘 몰라.

9. Samuel Barber – Adagio for Strings
http://kirrie.pe.kr/114
말을 말아야지.

10. Nick Drake – At the Chime of a City Clock

“…하지만 1974년 11월 25일 닉 드레이크는 불과 26세의 나이로 자신의 침대에 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그때 그의 책상에는 까뮈의 ‘시지프스의 신화’ 복사본이 놓여있었다.”

나와 나이가 같은 이상한 청년. 시지프스의 신화. 불가항력의 세계. 결락감. 12일 뒤에 나는 그보다 나이가 많아진다. 앞으로도 계속 많아질 것임.

Tom Mcrae

Day 4 of the Hotel Café tour, sharing a van with this many singer-songwriters was bound to cause trouble. After a peaceful first day several people are now trying to grow beards, form independent political parties, or passionately discuss 16th century French poetry… while still arguing about who’s to blame for global warming. I should have been in a rock band, snorting coke from a hooker’s navel and wearing leather trousers. In fact I still might. This is America after all, where anything is possible. Where any idiot can grow up to be President…. (하략)

호텔 카페 투어 4일째, 많은 싱어-송라이터들과 차를 함께 타는 것은 필연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것이었다. 평화로운 첫째날 이후로 사람들은 덥수룩하게 수염을 기르거나, 끼리끼리 모여 정치적 모임을 갖거나, 열정적으로 16세기 프랑스 시에 대해서 토론했다. 물론 전지구적 온난화는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에 대한 논쟁도 빼놓지 않았다. 난 차라리 가죽바지나 입고 코카인이나 빨아대는 락밴드이고 싶었다. 사실은 충분히 가능한 얘기였다. 여긴 모든게 가능한 아메리카니까. 심지어 좆같은 새끼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

– 9월 10일, 보스톤 Tom Mcrae

낮에 점심을 먹고 나서 친구랑 벤치에 앉아 간만에 뮤직배틀을 했다. 뮤직배틀이란 차례로 상대에게 누구나 듣기만 하면 인정할만한 최고의 노래를 들려주는 것이다. 그래서 음악을 듣고 난 후에 “인정”이라고 말하면 다시 상대방 차례로 넘어가고 인정하지 못한다고 해도 넘어간다. 이 배틀의 좋은 점은 승부를 내지 않는다는 것과 매우 새롭고 신선하면서도 멋진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 음악적 취향이 비슷해야 하는데, 다행스럽게도 내 주위엔 나와 비슷한 취향 – 이 음악적 취향이라는 것은 영국 락밴드의 음악을 들어 본 적이 있다거나 좋아하는 음악가중에 요절한 사람이 한명이상 있다 정도로 정리된다.(내 경우 너댓명은 되는것 같다.) – 을 가진 사람이 꽤 있다.
아무튼 내가 날린 선방은 Tom Mcrae의 The Boy with the Bubblegun이었고 녀석은 주저없이 인정했다.

집에 돌아와 잠깐 이런저런 일을 하고 기묘한 라이프 사이클에 따라 한 숨 잔 뒤에 지금 새벽 네시에 일어나 어제 일을 떠올린다. 톰 맥레이. 번역하다 만 그의 9월 10일자 일기를 꺼내 번역하면서, 다시 한 번 그의 음악을 듣는다. 톰 맥레이의 주목할만한 부분은 이 사람이 장르적으로 포크라는 것과 전체적으로 그다지 맹렬한 음율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도 내면적인 격렬함을 체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가 누구나 인정할만한 싱어-송 라이터 라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 아마도 그쪽에서는 그를 밥 딜런이나 닉 드레이크, 폴 사이먼과 같은 희대의 악마적인 시인들과 같은 선상에 놓고 평하는 것 같다. 이를테면, 청년 김민기 정도로 이해가 될까.

아무튼 당분간 다시 이 녀석의 음악을 들을 것 같다. 요즘 한동안 정신이 산만해서 가사가 있는 노래는 듣지 못했는데, 오늘부터 다시, 다.

—->
plus

알고보니 담배에 관한 공익광고 가운데 여자가 테이블에 얼굴을 박박 문대던 거였나 아니면 하수도 맨홀에 얼굴을 쳐박던 거였나에 삽입된 You cut her hair라는 노래도 이 사람 노래다.

드디어 구했다.

Symphony No3 “Symphony Of Sorrowful Songs”
Henryk Gorecki


Symphony No.3 Op.36: Lento – Sostenuto Tranquillo Ma Cantabile


Symphony No.3 Op.36: Lento E Largo – Tranquillissimo


Symphony No.3 Op.36: Lento – Cantabile Semplice

자신에게 관대한 것과 타인에게 관대한 것의 경계선에
잘 서있어야 해.
‘오래된 정원’ 봤어?
황석영의 장점은 사람의 세부심리묘사가 탁월하다는 거야.
것도 쉽게 전달해주지.
‘오래된 정원’을 잘 봐,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거야.
헨릭 코레츠키의 <슬픔의 노래>를 들어봤어?
정찬의 중편 <슬픔의 노래> 읽어봤어?
음악 다운 받느라 힘들었다, 책도 곧 읽어볼 거야.
쉔베르크의 음악 듣다 질려버린 적이 있지.
그래서 현대음악은 잘 안들어.
그런데 <슬픔의 노래>는 달라.
이 노래 들으면서 인간의 관대함을 생각했지.

-언제, 어디선가 수집했던 글

너희 들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돌을 들어 이 여자를 쳐라,
했더니 오늘날 수많은 자가 돌을 들어 여자를 쳤다.
오 이런, 무진장 순수한 세계야.

타인을 용서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용서할 수 있는가.
아우슈비츠에서, 중동에서, 만주땅이거나 버마에서, 베트남에서, 칠레, 스페인, 아일랜드, 광주 혹은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돌을 던지는 자기 자신을 용서할 수 있는가가 문제야.

아.. 이 음악은 왜 이렇게 이상하지?
내가 던진 돌을 맞은 여자가 나를 용서하는거야.
왜 슬픔의 노래라는 제목이 붙었는지 알겠어.

세계가 갑자기 멸망하거나 모든 고통이 일순간 사라지거나 모든 전쟁이 종결되지 않는 한, 나는 이 음악이 언제까지나 세상에 잘 어울리는 곡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Unless the world suddenly turns on a dime and all suffering instantly goes away and all war is ended, I feel like this will always be a piece of music that is timely.)

어떤 리뷰에서

2005년 11월, 겨울의 입구에서

Adagio For String – Barber, Samuel

Gayane Ballet Suite(Adagio) – 2001 Space Odessy OST

아다지오 [이탈리아어 adagio] <부사> ≪음악≫ ‘매우 느리게의 뜻. 안단테와 라르고 사이의 느린 속도로.

겨울은 아다지오로 찾아온다.

모든 정지하려는 이미지들은
수학적으로 말하면 한없이 0에 수렴하는 어떤 값이다.
완전히 정지하는 일 없이 느리게,
그러나 치명적으로.
서서히 죽어감.

삶이 부재하는 것처럼 죽음도 부재하고.

살아감이나 죽어감만 있다.

그렇게 어느 덧 겨울이다 싶으면,
금새 봄이 되고 마는.

Time – Alan Parsons Project

Time – Alan Parsons Project

Time, flowing like a river
시간, 그것은 강물처럼 흐르며
Time, beckoning me
시간, 그것은 내게 손짓하네
Who knows when we shall meet again
우리가 또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If ever
무수한 시간 속에서
But time keeps flowing like a river
강물처럼 흐르는 무수한 시간 속에서

Goodbye my love, maybe for forever
내 사랑아, 이제 작별하자
Goodbye my love, the tide waits for me
내 사랑아, 파도치는 내 사랑아
Who knows when we shall meet again
우리가 또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If ever
무수한 시간 속에서
But time keeps flowing like a river(on and on)
강물처럼 흐르는 무수한 시간 속에서
To the sea, to the sea
바다로, 바다로 흐르는
Till it’s gone forever
영원까지 흐르는
Gone forever
그 강물처럼
Gone forevermore
영원히 흐르는 강물처럼

Goodbye my friends, maybe forever
안녕 내 친구야
Goodbye my friends, the stars wait for me
이제 저 별로 되돌아 가야 할 시간
Who knows where we shall meet again
우리가 또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If ever
무수한 시간 속에서
But time keeps flowing like a river(on and on)
저 별빛처럼 흐르는 무수한 시간 속에서

—–>

Eric Woolfson에 따르면, 이 곡은 고대의 바다 선장이 미지의 세계로 발견의 여행을 떠날때나, 오늘날 우주 비행사가 우주를 유영할 때 불렀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from 고려바위

—–>

그렇고 그런 것

왠지 아래 글에 달린 두 개의 코멘트가 “너의 음악적 지평이란 고작 김원영 정도도 벗어나지 못하느냐”라는 엄한 질타로 들려 변명아닌 변명을 위해 한 곡 올립니다.

기타에 안토니오 뽈시오네, 보컬에 사비나 슈바. 어딘가에서 읽은 이들에 대한 짤막한 평, “더운 여름 밤에 흑맥주나 한 병 마시고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면서 들으면 조금씩 기분이 좋아집니다.”에 한표 던지면서, 음, 네 요즘엔 이쪽 세계 음악이 너무 좋아요. 얼마전에 개봉했었던 모터싸이클 다이어리 OST의 조르쥬(?) 드렉슬러도 한참 꿈속에서 써라운드로 울려퍼졌을만큼 맹렬하게 들었었고… 근데 빌 위더스 ain’t no sunshine의, 엄청 긴 호흡으로 부르는 I know.. 부분을 완벽하게 따라하실 수 있나요? 전 두번에 한 번 성공합니다. 이정도면 하루에 담배 한갑을 소화하는 제 폐로써는 성공스런 결과죠. 그러나 지금은 너무 춥습니다.

오랜만에 병민이가 꼬여내서 목동 사거리 영일만 꼼장어집에서 쏘주 한 잔 했다. 이즈음의 나이들이 그렇듯이 한참 힘들고 한참 꿈도 있고, 뭐 그런 얘기를 했다. 뜬금없이 과자가 먹고 싶었는데, 꾸욱 참았다.
2차로 9층짜리 건물 옥상의 맥주집엘 갔는데, 한 백평쯤 되는 술집에 손님이라곤 우리하고 두서너 테이블밖에 없어서 왠지 잘못 온게 아닌가 싶었는다. 의외로 맥주가 맛있었다. 중간에 뜬금없이 (정말 뜬금없이!) 라이브 공연을 해서 우리는 휘파람을 불며 노래들을 따라불렀다. 잔을 부딪히고 한모금 넘긴 뒤에 하늘을 올려다보고 다시 잔을 부딪히고 그랬다. 별이 안보여, 별이…

what’s going on?

영화 ‘파니핑크’ OST – 12. What’s going on?

나는 날마다 배가 고프지.
엄마는 그렇게 굶다간 죽는다고 해.
하지만 난 아무 것도 먹을 수 없어.
그래서 날마다 배가 고프지.

날마다 가벼워져, 나뭇잎 같은 바람에 떠 다닐 수 있을까.
먹기 위해 살거나 살기 위해 먹거나
둘 다 비참하긴 마찬가지잖아.

그래서 어금니를 꽉 깨물고 굶지.
그래서 배가 고파.

이제 자야겠어.
깨우는 사람도 없이
천년쯤 자게 될꺼야. 깨어나면
하얀꽃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으면 좋겠어.